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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된 연극속에서 미친척 웃고 있지만
의미없는 이야기들로 서로에게 믿음을 갖지
답답한 나의 하루가 시원하게 뻗을수 있다면
그게 바로 나의 노래고
바로 그게 나의 꿈이지"

그들의 꿈은 아프리카를 향해 달려간다. 그 어느 곳보다도 무한한 잠재력과 순수함을 가진 그곳으로 자신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의 나래를 펼치기 위해.

그룹 아프리카는 98년 12월에 결성한 5인조 언더 락밴드이다. 보컬, 기타2명,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그들은 대구에서는 알아주는 그룹이다.

대구시 중구 인교동에 위치한 연습실, 좁은 지하계단을 따라 내려간 그곳에는 기타소리와 드럼소리, 목청좋게 울려퍼지는 노래소리와 더불어 끓어오르는 열정들로 가득차 있었다.

환하게 반기는 그들을 맞아 대뜸 물은 말에 "왜 아프리카냐구요?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는데 크게 색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아직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그곳엔 무한한 잠재력과 순수한 열정이 있을꺼라고 생각해요. 그런 순수함을 우린 음악에 담아내고 싶어요. 실제로 현지인들과 만나 잼공연을 하고싶기도 하구요."

많이 질문을 받은 듯 시원시원하게 대답을 했다. 길게 기른 머리, 여유있는 웃음, 편안한 자세 등은 자유분방함 그 자체였다.

"건전한 비판정신!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락이에요"

"며칠전에 첫음반을 냈어요"하며 메니져인 정현수씨로부터 정말 따끈따끈한 CD 한 장을 받았다. 입소문을 빌어 찾아온 탓에 그들의 노래한곡 제대로 들어 보지 못한 처지였다.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은 그렇게 어려운게 아니에요. 다양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우리의 내용을 담아 가슴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형식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가장 음악적인 것을 추구하고 싶거든요." 팀의 리더인 정현규(29)씨의 말이다.

"락이라고 하면 대책없는 비판과 저항등을 생각할테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아요"라며 "건전한 비판정신으로 사회에 녹아있는 희망과 이웃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이면에 숨어있는 어두움까지 감싸안는 그런 노래를 부를꺼에요"라고 그는 덧붙였다.

짧게 3년, 길게는 10년

팀원의 대부분이 락을 접하게 된것이 고등학교때부터였는데 길게는 10여년에서부터 짧게는 3년이 넘어서고 있다고 했다.

"고1때 학내가요제를 참가했었어요. 그때 2학년 형들의 반주하는 모습이 좋아보여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일이 있은 이후로 음악한다고 집을 7번이나 나왔어요. 어른들은 그걸 이해를 못했던거죠"라며 정재일(25)씨는 말했다. 그는 팀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는데 연주하게 된 계기도 참 재미있다.

"친구랑 기타를 사려고 갔어요. 친구가 먼저 기타를 사고 나도 한참 고르고 있던 차에 주인아저씨가 하얀색 바탕에 줄이 4개인 것을 내주면서 '이건 어떠냐'고 하시는 거에요. 모양이 이쁘기도 하고 줄을 때리는 데도 소리가 나길래 신기해서 샀어요. 그게 제가 베이스와 인연을 맺게된 계기죠"

좋아서 하는 음악이지만...

좋아서 하는 음악이지만 그들에게도 힘든점이 있었다.

"음악적인 것을 추구하다보니 사실 생활이나 금전적인 면에서 힘들때가 있어요. 하지만 이런것들은 감수를 하고 시작했기에 그다지 힘든게 아니에요. 제일 견디기 힘들때는 음악이 제대로 안나오고 팀간의 호흡이 안맞을때에요"라고 팀의 보컬을 맡고 있는 손인태(25)씨가 말했다.

"아무래도 생활을 같이 하다보면 짜증이 날때도 있고 음악에서 한계를 서로서로 느낄때가 있어요. 그럴 때 가만히 냅두는게 최고에요. 시간이 해결해 주거든요. 그리고 신경질이 나도 제일 어린 제가 참아야죠."

팀내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그래서인지 더욱 앳되 보이는 기타의 이동화(20)씨의 애교어린 투정이었다.

열악한 문화공간

대구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있는 이들은 주로 대학가나 클럽에서 공연을 많이 한다고 했다. 그들이 주로 공연하는 곳은 대명동 계대 근처에 위치한 '소호락스페이스'와 중앙로에 위치한 '쟁이'. 대구지역에도 아프리카외에도 8.15, 루머, 신신밴드, 십이지등 실력있는 그룹들 다수가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그룹들이 활동할수 있는 공간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는 편이에요. 아직도 소위 고급문화와 언더문화라는 선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요"라며 정현수씨는 안타까운 듯 얘기했다.

그는 "대구에도 어느 곳 못지 않게 공연장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벤트성 행사나 공연들만이 줄기차게 행해지고 있지 내실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라며 "실제로 공연전용 소극장하나 제대로 없는 곳이 바로 대구에요"라고 덧붙였다.

그들이 대구를 고집하는 이유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굳이 대구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느냐는 우문에 "서울이 제반시설이나 시민들의 문화의식등 더 나을수도 있지만 굳이 대구에서 못할 이유가 뭐 있어요? 우리의 색을 가지고 노래를 한다면 대구에서도 충분히 우리의 입지를 다질수 있다고 봅니다"라며 현답을 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락을 즐기세요

"락, 아니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겠습니다. 좋아서 하는 음악, 좋은 사람들에게 많이 들려주고 싶어요"

5명이 동시에 눈빛을 주고받으면 약속이나 한 듯이 빙그시 웃었다. 그들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첫음반의 PR을 부탁하자 "'항해'란 곡은 무난하게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좋구요. '그리운 웃음'은 노숙자를 생각하며 쓴곡이라 가슴이 찡하구요, '나나나'는 댄스곡이라 좋구요……" 등 끝이 없다.

그들이 8월 10일, 음반발매기념 콘서트를 연다. 앞산 대덕문화예술회관에서.

"무더운 여름, 시원한 락의 전율을 맛볼 분은 누구나 환영합니다. CD를 사면 그 안에 초대권도 있으니까 CD도 사고 콘서트도 보고, 거기다 더위까지 잊을 수 있으니 이보다 큰 피서가 따로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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