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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다 복지회 정상화 문제가 상문고와 함께 법인비리 문제의 상징으로 여론화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10일, 에바다 평택 공대위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평택성폭력상담소, 경문대학 교수협의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경기남부지회 등 4개 시민사회단체가 '평택지역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단체들은 성명서에서 최성창 일가의 이사진 전원 배제와 개혁적이고 양심적인 인사들로 이사진 구성을 요구하며 에바다에 관심있는 모든 시민, 종교, 시민사회단체들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직접 활동하지도 않고 이해 관계도 걸려 있지 않은 사안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가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거니와 성명서 발표 역시 지역에 배포되는 한겨레신문의 간지로 평택시민들에게 전달되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로 평가되고 있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이은우씨는 개인적으로 "스스로의 양심과 판단으로 에바다복지회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하며 나름대로 사회복지사업법 등 장애인관련 법도 조사해봤고, 에바다농아원에도 들어가 봤고, 평택에서 앞으로도 살아갈 사람일뿐이라며 성명서에 대한 개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씨는 에바다 복지회 사건을 바라보며 사회복지에 대한 의견을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사회복지가 발달된 나라일수록 사회복지에 대해서는 국가책임주의가 제대로 잡혀 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개인의 기부는 철저히 사회환원이라는 관점과 제도가 잘 정립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사회복지시설이 법적으로는 공적시설이라는 공공성의 형식은 갖추고 있지만, 관행적으로는 개인의 재산으로 보는 이중적 문제가 있습니다. 국가에서 전적으로 운영비나 직원 인건비를 제공(액수를 증액해야 하지만)하면서도 문제가 생겼을 때는 사적재산으로 보는 폐단이 있습니다.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는 운영, 관리시스템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에바다복지회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법적 형식으로 보면 최성창 전 이사장의 사유재산은 아닙니다. 공적법인을 개인의 사적재산으로 인정한다면 사회복지 관련법을 전부 고쳐야 합니다. 형식논리로는 사회복지시설은 국가나 국민에게 기부된 공적재산으로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가 지원할 근거가 사라질 테니까요! 내용적으로는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주인이라는 개념이 설립될 때 실질적 의미의 사회복지, 장애인 관련 법체계가 성립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재산을 사회복지법인에 기부했다면 그것으로 기부자의 재산권은 상실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법해석일 것입니다."

"사회환원이라는 관점으로 보더라도 기부자, 운영자의 노고는 사회적으로 존중되야 하지만 그 이상의 실질적 대가를 바라거나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한 사회복지 정책, 문화는 아닙니다."

이씨는 말이 길어지고 있다면서도 계속 말을 이었다.

"에바다복지회의 이사 구성은 구 재단의 노고(?)는 존중되야 하지만, 문제가 발생된 재단의 경우는 배제되는 것이 형식적, 내용적으로 맞고 공익대표, 지역인사, 관련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이사진이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구 재단 몇명, 공대위 몇명이라는 틀은 결국 에바다복지회 문제를 자꾸 숫자 싸움으로 만들면서 재단 쟁탈전으로 비추게 하는 함정이 있습니다. 자꾸 과거의 문제로 구 재단의 문제를 확대한다는 불만도 나올 수 있는 이야기지만, 현재까지 에바다복지회의 정상화를 이루지 못한 책임은 기존의 이사들이 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결국 기존에 재단 이사로 참여했던 인사들은 전부 배제되고 새로운 인사들로 이사진을 구성하는 것이 순리가 아닌지 생각됩니다."

이은우씨는 에바다 대학생연대회의에서 일하고 있는 기자도 감탄할만큼 에바다 복지회 사건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씨의 말대로 평택의 에바다 복지회 사건은 지역의 작은 민원이 아닌 지역사회가 열심히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임에는 틀림없다.

이하는 발표된 성명서 전문이다.

<평택지역 시민사회단체 공동 성명서>
최성창 비리일가를 전원 퇴진시키고 에바다를 정상화하라!

남북정상회담과 의료계 폐업 등으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할 때 많은 사람들의 무관심속에 우리의 가까운 이웃에서는 사회의 온갖 천대와 어려운 현실을 꿋꿋하게 이겨내고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올곧게 세상을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피맺힌 절규가 1350여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4년전 장애인의 힘과 용기가 되어주어야 할 최성창 에바다복지회 이사장과 그 일가는 에바다 특수학교와 농아원, 복지관의 각종 직책을 모두 친인척의 이름으로 올려 일년내내 근무도 하지 않는 사람의 임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며 자신의 배를 채우고 말못하는 어린학생들을 강제노역에 동원하여 그 임금을 착복하였습니다. 또한 문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여 정부의 보조금과 각종 후원금을 착복아였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위하여 기증된 물품마져도 빼돌려 팔아먹고 자기집을 치장하는 파렴치한 행위를 저질렀던 것입니다.

에바다 비리에 관련된 최성창 일가의 이사선임을 절대 반대한다!

그러나 지난 6월 28일, 이사 선임권을 갖고 있던 평택시청은 비리에 연루되어 물러났던 최성창 전 이사장과 친인척들을 대거 에바다 재단이사로 선임하여 올바른 정상화를 바라던 시민들의 염원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에바다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들을 다시 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오히려 에바다사태를 악화시키는 것밖에 도지 않습니다. 진정한 정상화는 비리에 연관된 인사들의 배제와 양심적인 개혁적 인사들로 구성된 이사진이 선임될 때 가능합니다.

시민들은 왜 아직까지 에바다사태가 해결되고 있지 않은지 평택시청에 묻고 있습니다. 평택시청은 그동안 에바다 구재단이 주장하고 있는 '선거자금 폭로설'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장애인 복지회를 한단계 높인다는 목표를 가지고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평택시청은 개혁적인 인사들로 에바다 이사진을 구성하라!
최성창 일가는 더 이상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할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조차 없는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히 드러나 있습니다. 평택시는 원칙을 가지고 매듭을 처음부터 다시 풀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양비론의 시각에서 임시적인 미봉책을 쓰면서 결국 비리 재단을 감싸는 행위로만 비추는 형태를 반복할 것입니까?

이제 에바다 정상화의 길은 분명합니다.
에바다비리에 연루되었던 최성창 일가와 친인척들을 새로 구성하는 이사진에서 전원 배제시키고 개혁적이고 양심적인 인사들로 에바다 이사진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에바다에 관심있는 모든 시민, 종교, 시민사회단체 역시 사회복지시설이 갖는 공공성을 생각하여 올바른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나서줄 것을 호소합니다.

2000. 7. 10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경기남부지회, 경문대학 교수협의회, 평택성폭력상담소,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연락처:031-657-7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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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eduable.jinbo.net) 사무국장을 맡아 장애인들의 고등교육기회확대와 무장애배움터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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