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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제작 중단압력 의혹이 제기돼왔던 KBS <추적60분> '국방군사연구소는 왜 갑자기 해체되었나'편에 대해 결국 불방 결정이 내려졌다.

KBS 노조에 따르면, 17일 오후 더빙 작업을 하던 <추적60분> 제작진은 본부장의 제작 중단 지시에 더빙실을 나와야 했다.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예고가 나간 후에도 두 번이나 연기되었던 '국방군사연구소'편은 결국 사산된 것이다.

이는 지난달 30일 '매향리'편이 방송된 후 국방부가 제기한 4억원의 손해배상소송과 정정보도 요구, 그리고 '국방군사연구소'의 방영취소 요구에 공영방송 KBS가 굴복한 꼴이다. 국방부는 제작진과 경영진에게 수차례에 걸쳐 '국방군사연구소'가 방영될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한미군의 소송 대리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는 논외로 치더라도, 국방부가 문제가 된 '국방군사연구소'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은 끝까지 거부하고, 어떻게 방송이 될지도 모르면서 민.형사상의 책임 운운하는 것은 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이다. 그리고 언론의 환경감시기능과 KBS의 공영성을 무시한 처사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기관의 노골적인 압력에 KBS의 경영진이 보여준 태도는 너무나 실망스럽다. 이 기회에 공영방송으로서의 독립성을 확립하기는커녕 "해명성 멘트를 하라", "나 같으면 그런 아이템은 안하겠다", "국익에 반하는 아이템은 하지 말라"는 등 제작자의 사기를 꺾고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언사를 서슴없이 해왔다. 시사 프로그램에서 비판 기능을 없애겠다는 말인가?

KBS는 그야말로 중요한 전환점에 서있다. 새천년 통일시대 민주와 통일을 지향하는 주역이 될 것인가. 아니면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 권력의 시녀로 되돌아 갈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은 KBS 공영성에 대한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추적60분>이 결국 '불방'된다면, 이는 제작 자율성 침해의 대표적 사례이자, 공영방송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행위이며 자유언론의 비판정신을 말살시키는 반언론적 폭거로 남을 것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촉구한다. KBS 경영진은 냉정하게 사태를 인식해, 공영성을 드높이고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만이 우리의 생존전략임을 깨달아야 한다. <추적60분>을 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 사태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역사는 준엄하다.

현재 <추적60분> PD들과 KBS노동조합 집행부는 신관 공개홀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했고, 오늘 오후 3시에는 이번주 일요일 방영 예정이었던 국방연구소 해체와 관련된 프로를 공개 시사했다.

덧붙이는 글 | KBS노동조합 홈페이지가 곧 가동 예정입니다. 우선 열린마당이 운영되오니, 그곳에 의견을 게재해주셨으면 합니다. www.kbsuni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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