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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서는 '반갑습니다'가 울려퍼지고, 이북의 테너와 조수미가 함께 노래하는 광경에 많은 이들이 감격해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북에 대한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통일이 현실로 다가온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조국 북녘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98년 6기 한총련 대표로 방북했었고 그로 인해 수감됐다가 이번 8.15 사면때 형 집행정지로 풀려난 황선(덕성여대 국문94) 대표를 만나보았다.

"당장 내일이라도 통일이 될 것 같았어요"
황선 대표는 판문점을 통해 돌아올 때조차 이별한다는 생각보다는 금방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다면서 북녘에서 느낀 통일 열기를 전했다. "한마디로 말해 통일운동가가 대우받는 사회"라며 "통일운동을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 하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온 국민이 통일을 원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도 사람들은 "북은 자신들의 체제로 흡수통일을 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적화통일' '무력흡수통일'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는 것. 황선 대표는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 바로 반통일세력들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반공, 반북 이데올로기로 일관된 교육과 사회분위기 속에서 일반인들이 통일 열망을 제대로 분출하지 못했을 뿐더러 이북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가지게 된 것이라는 말이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기성 언론에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는 햇볕정책의 일관적인 추진으로 북이 외투를 벗은 것"이라고 보도되곤 했다. 이렇게 통일이 한층 가까워진 것은 '북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황선 대표는 "북에 대한 왜곡된 정보가 변한 것이겠죠. 그들이 선택한 자료화면이 바뀐 것일뿐이라고 봐요"라고 단언했다. "언론이 어떤지 아시죠? 한총련이 출범식에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담으며 '한총련이 변했다'고 말하는 언론이에요. 한총련이 즐거워 하지 않은 출범식도 있었던가요? 그들의 입맛대로 자료화면을 바꾼다는 거죠. 문제는 일반 국민들은 그런 언론만 믿고 있다는 거고"라며 통일을 위해서 언론의 역할 및 중요성이 너무나 큰 반면, 아직 우리나라의 언론에 문제점이 많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단지 "통일을 하자"가 아니라 통일의 방법 및 통일국가의 상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어떤 이들은 남북공동선언문에 명시된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대해 "과연 두체제 한나라로 살아갈 수 있겠느냐"며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왜 지금의 현실보다 미래에 대해 먼저 걱정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황선대표. "분단된 지금의 현실 속에서 겪는 고통이 미래보다 먼저가 아니냐"고 강조했다.

또한 "연방제 통일방안이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 국민들 대부분이 현실적인 통일방안으로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방제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마치 북의 흡수통일 방안인 양 생각하고 있어서' 꺼려한다는 것이다.

"체제? 정말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이질적인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라고 해도 쉽게 적응하기 마련인데, 동질적인 부분이 훨씬 많은 한 민족끼리 통일을 두려워한다구요? 이것 역시 그렇게 느끼게 만든 자들의 책임이에요" 실제로 남과 북의 동질성보다는 이질성을 강조하는 데에는 분단 고착을 원하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북 사람들을 만나봤거나 북에 다녀온 사람들은 '큰 문제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황선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청년학생들의 자주교류가 더욱 중요하다며 이렇게 전했다.

"제가 이북에서 느낀 감동은 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받은 감동이라기 보다는 분단된 조국을 살아가는 청년으로서의 감동이었어요. 다른 이들도 그 감동을 맛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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