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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부스 다 아시죠? 지금의 미국이라는 나라를 처음 발견한 사람. 달걀을 가지고 장난을 친 것이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죠. 다 아시겠지만 달걀을 평평한 탁자에 똑바로 세운 얘기 말입니다.

콜롬부스가 어떻게 달걀을 세웠는지도 아시죠? 달걀을 깨뜨려서 세웠죠.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는 "생각의 한계를 깨뜨렸다"느니 "신대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자유로운 사고에서 비롯됐다"느니 하는데 저는 콜롬부스가 싫어요.

그 사람이 달걀을 깨뜨렸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면 누가 못 세우겠냐"고 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 속에는 암묵적으로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평평한 곳에 세워야 한다'는 약속이 있었던 것이죠.

콜롬부스가 지 멋대로 그 틀을 깼다고 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생각을 깨는데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과의 약속은 지키지 않은 것이 된 것이니까요.

"언제 그런 약속을 했는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버스정류장에 줄 서있는 사람들이 "이제부터 줄을 섭시다"라고 모두 약속하고 줄 서 있는건 아니잖아요. 사회적인 무언의 약속이지요.

콜롬부스가 달걀을 깨서 세우려 했던 것은 어떤 사물을 바라볼 때 "과정이야 어찌됐든 목적만 이루면 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편법이지요. 아님 말구. 그래서 저는 콜롬부스가 싫어요.

콜롬부스가 싫은 이유는 또 있어요. 그 사람 무식해요. 지가 찾은 땅이 어떤 땅인지도 몰랐잖아요. 그리고 지가 찾으면 다 지땅인가? 깃발 꽂고 "이제 여기는 내 땅"하면 자기 땅이라고 생각하는 그 무식함이 싫어요. 얼마나 자기 중심적인 사고 방식입니까?

실제로 그 땅에는 원래 주인인 인디언이 살고 있었잖아요. 그래 놓고는 마치 자기 땅인양 인디언들을 얼마나 많이 죽였습니까?

만약 콜롬부스가 발견한 땅이 현재 초강대국 미국 땅이 아니었다면 과연 콜롬부스라는 사람이 이렇게 유명해질 수 있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봐요. 미국이라는 나라를 포장하기 위해 특정인물이 필요했을 뿐이데 많은 매스컴에서 떠드니까 '아! 좋은 사람인가 보다'하는 거죠. 아님 말구.

참으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상입니다. 어이없는 일도 많고 웃기는 일도 많지만 항상 바른길을 생각하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 눈앞 목표만을 집착하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고방식이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그리고 IMF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어처구니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배웠다는 사람들이 콜롬부스를 자꾸 따라하는지 모르겠네요. 이제는 당장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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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저널리스트이며 영상감독. 2019년 중앙일보 [더 오래] 모터사이클 객원 필진 2021년 서울시 ‘배달라이더 안전교육’ 교재집필, 메인강사역임. 2023년 부천시 '배달라이더 안전교육' 교재집필, 교육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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