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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재미를 더해간다. 예상과 다르게, (필자는 지난 9월 29일 같은 드라마에 대해 아줌마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양산해 낸다며, 혹평을 한 바 있다.) 아줌마가 선전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 저변에 "지식인 사회에 대한 통렬한 조롱과 비판"이 포함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학 시절 흠모하던 지원에게 처참하게 딱지를 맞은 직후, 홧김에 자신을 하늘처럼 받들어 주는 친구 동생 삼숙과 사고를 치고 삼숙이 임신을 하자 울며 겨자 먹기로 결혼을 하게 된 장진구.

사사건건 고졸 출신인 삼숙이 교수를 노리는 자신에게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구박을 일삼는 그는 당연히 삼숙에게 지존처럼 떠받들어져 살아야 하며, 지극히 존엄한 존재여야 한다는 착각 속에 산다.

결혼 직전, "난 이 결혼으로 내 이상을 실현하겠어, 지식인과 기층민의 결합을 통해..."라고 말하며, 은근히 자기의 속내를 드러내다가, 오일권에게 일격을 당하는 장진구의 모습은 이러한 지식인의 착각에 대해, 배를 움켜잡게 하는 지독한 풍자다.

삼숙을 무시하는 그 이면, 아버지의 퇴직금으로 전임강사 자리를 사고,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가족들에게 터무니 없는 거짓말을 일삼으며, 월급을 아내 몰래 빼돌려야 하는 장진구의 모습. 우리 시대 먹물을 자처하는 이들의 자화상인 것이다.

<아줌마>가 내뿜는 학삐리에 대한 조롱은 박재하에 이르러 절정에 달한다. 박재하는 대중문화 평론가 따위의 직업을 거치다가 친구의 까페에서 월급사장을 하고 있는 한심한 처지.

진구가 시간 강사로 전전할 때에는 고등 룸펜으로서의 동지애를 느끼며 오일권을 왕따시켰는데 진구가 전임이 되어 신분이 달라지자, 두 놈 다 쓸모 없는 지식인 나부랭이들이라고 매도한다. 총각 시절 세 친구 모두의 짝사랑이던 한지원이 나타나자 마음이 설레는데, 지원 역시 교수님이 되어서 자신을 거들떠 보지 않고 일권, 진구하고만 노는 것에 속이 뒤틀린다.

게다가 까페 운영이 여의치 않자, 은근히 재하가 까페운영에서 손을 떼기 바라는 오일권의 부인(견미리 분)으로부터 "요즘은 글 안쓰냐"는 핀잔을 듣는데, 이는 까페운영 그만두고 글이나 쓰고 살라는 학삐리에 대한 조롱의 압권이다.

문학이나, 드라마에서의 학삐리와 룸펜에 대한 조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학삐리 자신들이 하찮게 여겨왔을지도 모르는 아줌마들을 그 조롱의 주체로 만든 <아줌마>의 솜씨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삼숙은 남편을 지존으로 떠받들고 살아왔는데 지극히 존엄한 존재여야만 하는 남편이 시아버지 퇴직금으로 전임 강사 자리를 사고 음주 운전도 돈으로 무마하려 하는 것을 보고 배운 자의 위선을 하나 둘씩 느끼게 되고 급기야 그동안 식모처럼 군소리 못하던 자신과 다를 바 없다고 아니 더 비열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통쾌하고도 지독한 풍자가 아줌마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내포하고 있는 이 드라마에게 완전한 면죄부를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학삐리들에게 맹목적인 존경과 동경을 보였던 아줌마들에게 새로운 인식의 창을 열어준다는 점에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러한 아줌마들의 자기 인식. 이것은 세상을 바꾸어나갈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씨앗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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