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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낮 2시. 호남고속도로 하행선 가야곡 부근 도로상이 일순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도로상에는 한 해 동안 가꾼 방울토마토와 메론이 나뒹굴고 폐타이어에는 불길이 솟았다. 10여명의 농민들은 "농정실패 책임지고 농가부채 특별법을 즉각 제정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잠시 고속도로를 점거 한 채 오늘 열릴 예정인 전국농업인 대회를 원천 봉쇄한 정부에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올해 농사도 다 망쳐버리고 빚은 산더미처럼 쌓여 죽어 나자빠지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 우리가 가만있게 생겼냐고."



나뒹구는 방울토마토와 메론을 바라보며 던지는 농민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악에 바친 분노의 울부짖음만 남아있었다.

같은 시간. 논산 톨게이트에서는 충남대에서 진행할 예정인 충남 농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으로 향하려던 농민들과 경찰의 밀고 밀리는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좀더 시간이 지나자 논산은 대전으로 향하려다 경찰의 저지에 막혀 들어오는 공주, 부여, 서천 농민들이 합세해 경찰과의 대치상황이 톨게이트뿐만 아니라 국도변으로 이어졌다.

"농가부채 해결 못하면 농민들은 2-3년 안에 다 죽는다"

21일 농가부채 해결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농민들의 항의시위는 논산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농민들의 요구사항은 '농가부채 해결'.

논산지역 7개 농민단체는 이날 오전 10시 논산시 농업인 총궐기대회를 갖고 '농정실패 책임지고 농가부채 특별법 제정하라', '농축산물 수입개방 철폐하고 가격보장대책 수립하라', '대통렬과 여야의 공약사항인 마사회의 농림부 환원'을 주장했다.

논산시 농민회 김선덕 사무국장은 "11월 달에만 농가부채를 못 이겨 자살한 농민이 인근 충북지역에만 5명에 이르고 있다"며 "농민들은 무조건적인 부채 탕감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상환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는 것이 우리들의 요구"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한 농민은 "지금 부채가 1억이 넘는 농가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정부의 해결의지가 없는 한 그 동안 수입농산물과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농촌은 2-3년 안에 몰락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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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민언련 매체감시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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