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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하철을 타다보면 역내 곳곳에 서울지하철노동조합에서 붙인 벽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하철 차체 선두에 붙은 '무능경영진 퇴진' 글자나 문에 붙어 있는 속보소식도 예사롭지 않다. 표 사는 곳, 투명한 유리창에도 굵은 글씨의 '무능경영진이 바뀌어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무능경영진이 퇴진해야 지하철이 변합니다!"

1. 3년 연속 경영평가 꼴지, 책임경영이 없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지하철 공사는 지난 3년동안(97, 98, 99년) 공기업 경영 평가단의 경영 평가에서 꼴지를 했습니다. 2000년 경영계획에도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계획은 없고, 오직 정부 지침이나 서울시 지침에 의존할뿐, 노후 시설 개량 등 시민 서비스 개선에 대한 해결책은 없습니다. 오직 적자 경영의 문제를 요금인상, 승차권다량판매제 등 시민부담과 쥐어짜기식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경영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공기업 개혁을 위해 전문 경영인은 왔지만 사장에게만 책임을 떠 맡긴 채, 경영간부진은 상급기관의 지침을 앞세워 노사갈등만 부추기고 자리보존을 위해 줄서기에만 급급한 실정입니다.

2. 사장만 바뀐다고 공기업이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하철노동조합은 무쟁의 노력 등 노사 평화추구와 구조조정 수용을 통해 국민적 고통을 자발적으로 분담했습니다. 또한 시민 편익 증대를 위해 24시간 열차운행, 지하철 공간내에 시민 편의 시설확충 등의 문제를 서울시와 경영진에 제기해 왔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비전제시와 개혁방안에는 묵묵부답, 오로지 노사갈등 조장으로 자신들의 무능을 감추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사장 한 사람 바뀐다고 공기업이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영혁신을 위한 노력없이 노사분규를 핑계로 자리를 지켜보려는 무능, 무소신의 경영간부진의 전면개편 없이는 지하철의 개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3. 노동조합은 시민과 함께 지하철 개혁의 기관차가 되겠습니다. 시민여러분 앞으로 저희 노동조합은 대화를 거부하고 평화약속을 깨려는 무능 경영진을 퇴진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무능 경영진 퇴진 요구는 공기업의 진정한 혁신을 더 이상 IMF를 가져온 책임자에게 맡길 수 없다는 결단이며, 그 피해자인 노동자가 나서서 지하철이 개혁을 이루겠다는 선언입니다. 바로 시민 여러분과 함께 저희 노동조합은 공기업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편리하고 안전한 지하철 생활과 문화가 있는 선진 지하철로 발전하도록 지하철 개혁의 기관차가 되겠습니다.


서울지하철공사가 이미 빚더미에 앉아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서울시에서는 해마다 수많은 돈을 부채탕감을 위해 서울지하철공사에 붓고 있다. 그 돈은 또한 어디서 나오는가! 당연히 시민들의 혈세일 것이다. 지하철요금인상과 잦은 고장으로 인한 사고,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불편하지만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이용한다.

외국인들이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실려 가는 것을 보면서 놀란다고 한다. 그만큼 지하철의 서비스는 낮은 수준이다. 요금인상, 세금, 낮은 서비스로 서울 시민들은 삼중의 짐을 지고 있다.

노동조합에서 주장하듯이 경영진이 관성에 젖어 자리보존에만 신경쓰고 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미 빚더미에 오른 지하철공사는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 우리나라 공기업들의 타성에 젖은 무사안일주의를 물리치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매번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지하철 사고 소식을 줄이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경영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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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문화, 과학 및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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