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우리나라 속곳의 첫번째 특징은 그 소재에 있다.
우리 조상들은 옷을 지어 입을 때 반드시 먹을 수 있는 천연소재를 사용했다. 피부도 살아있는 것으로 보고 먹을 수 없는 억으로 옷을 지어입으면 피부가 죽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천연 면, 마, 삼베 등은 우리 조상들이 즐겨 옷으로 지어 입었던 옷감들이다. 우리나라의 빤스, 즉 가리고쟁이의 소재는 천연섬유였다.
가리고쟁이의 두번째 특징은 도무지 막힌 곳이 없다는 것이다. 예전엔 고물줄을 이용해 허리를 고정시키지도 않았다. 줄로 묶어 흘러내리는 것을 막았다. 아래로 툭 터지고 위로 툭 터진 가리고쟁이는 피부를 완전 해방시킨 '자유인의 옷'이었다.
천연섬유를 소재로 했다는 것과 두루 트여 있다는 가리고쟁이의 특성은 그대로 성기의 건강과 직결되었다.
본래 인체에는 구멍이 많이 있다. 땀구멍까지 포함하면 사람은 오통 구멍으로 이루어진 존재다. 남자의 경우 아홉개의 구멍을 가지고 있고, 여자의 경우 남자보다 구멍이 한 개 많아서 10개의 구멍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어릴 때, 아니 어른이 되어서도 열받을 때 쓰는 '18'이라는 욕은 여성의 열번째구멍을 지칭하는 욕이다. 108번뇌를 갈고 닦는 큰 염주 대신 쓰는 10알 염주는 다른 의미로 인체의 구멍 열 개의 다스림을 뜻한다.
가만히 생각하면 구멍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어떤 식으로건 인체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 입구멍을 잘못 다스려 함부로 놀리면 '말로 인한 화'가 따르고, 또 입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을 조심하지 않으면 질병의 화를 입는다.
다른 한편 인체의 구멍은 인체 노폐물을 배설시키는 통로이다. 우리는 대소변을 통해 노폐물을 배설하고, 호흡기를 통해서도 노폐물을 배설하지만 땀구멍을 통해서는 더 많은 노폐물을 배설한다. 이 노폐물 배설에 있어 중요한 곳이 성기주변이다.
남성, 여성 공히 성기는 노폐물이 많이 생기는 곳이다. 그래서 성기의 통풍은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성기를 밀폐시키게 되면 성기에 고인 노폐물이 배설되기 못해 성기가 불건전해진다.
인체의 노폐물은 여러종류인데 성기에 고인 기체형태의 노폐물이 제대로 배설되지 않으면 여성의 경우 자궁이 약해지고 남성의 경우 전립선에 이상이 오게 되어있다.
우리 전통 속옷 가리고쟁이는 성기의 통풍을 고려한 가장 과학적인 속곳이다. 또 남성의 경우 정력을 보강한다는 미명하에 뱀사탕, 녹용인삼에 온갖 해괴한 것들을 다 고아 먹는데 아무리 좋은 보약을 먹어도 성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정력은 짱난다.
가리고쟁이를 입어 성기에 통풍이 잘되도록 하고 성기가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만물의 영장이라는 미명하에 심지어 구데기까지 잡아먹는 추태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리라.
예전 우리 조상들은 굳이 '혼외정사를 위한 일탈'을 꿈꾸지 않으면 보약 따윈 먹을 필요가 없었다. 먹는 음식 좋고, 옷 좋고, 물 맑고 시원하니 정력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 서양의 성기가리개에 현혹되어 여자의 경우 '딱쟁이 빤스'나 입고 남성의 경우 사람죽일 정력팬티만 입어오다 보니, 서양과 다를 바없이 성기관련 질병과 정력문제가 대두되고, 그러다 보니 각종 정력제 홍수시대를 맞게 되었던 것이다.
자연과 벗하고 욕심없이 살면서 몸을 해방시킨 옷을 입었던 우리 조상들은 자기 앞에 벌어지는 모든 것을 순하게 받아들였다. 헤겔이 말한 '현실적인 것의 이성성, 이성적인 것의 현실성' 같은 것은 우리 조상들 앞에 철학으로 내밀 수도 없는 것이었다.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자연과 벗하고 큰 욕심없이 살면서 몸을 해방시켜주는 가리고쟁이류의 옷을 입었던 우리 조상들은 헤겔의 관념철학을 일찍이 무색하게 만들었다.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