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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과 파주주민들 사이의 '경고판' 싸움이 전국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파주주민들은 스토리사격장의 미군들을 향해 '개인사유지를 점령하고 있는 미군은 물러나라'면서 '경고판'을 제작해 사격장 주변에 박고 있다. 미군은 이 경고판들을 철거하면서 애초부터 설치해둔 주민접근 '경고판'을 보호하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 '땅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초리 일대의 미 스토리사격장 폐쇄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파주지역에서 최초로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참석, 대규모 집회를 여는가 하면 미 스토리사격장의 10배가 넘는 공여지가 민통선내에 있다는 자료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날 파평면 주민들과 참석자들은 규탄대회에 앞서 대책회의를 갖고 오끼나와 주민들이 미군기지 설치 저지를 위해 펼쳤던 땅 1평갖기운동을 본격추진키로 하고 스토리사격장비상대책위와 불평등한 SOFA 개정국민운동, 민주변호사협회에 이를 위한 법적대응 등을 위임키로 했다.

아울러 스토리사격장내 농민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철조망과 차단기를 철거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제출키로 하는 등 체계적인 투쟁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파주시 파평면 장파리에서 파평면 주민들과 파주시민회(상임대표 윤조덕), 스토리사격장설치반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조익연) 불평등한 소파(SOFA) 개정국민행동, 매향리 미공군폭격장폐쇄국민대책회의 등이 참여해 '스토리사격장 폐쇄요구 및 미군규탄대회'를 열고 연대투쟁을 결의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파평면 주민들을 비롯, 불평등한 SOFA 개정 국민행동 문정현 상임대표, 김용한 집행위원장, 매향리 미공군폭격장폐쇄국민대책회의 공동집행위원장, 서경원 전 의원, 전우섭 주한미군 범죄 근절을 위한 운동본부 공동대표, 김재남 녹색연합 간사 등 10여개의 전국 시민단체 대표 및 회원 3백여명이 참석해 스토리사격장 폐쇄를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일본 오끼나와의 1평반전(反戰)지주회 마끼시요시카스 위원장이 참석, 함께 싸워나갈 것을 제의하며 주민들을 격려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문정현 신부는 농민들의 땅을 점유하고 있는 미국을 점령군으로 규정한 뒤 "미국땅은 한평도 없다. 임진강 건너 내땅을 관리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문 신부는 또 주민들을 향해 "미군들이 함부로 출입하지 못하도록 경고판을 설치하고 끝까지 투쟁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이어 신보연 스토리사격장 설치반대비상대책위원회 기획홍보실장은 미군측에서 자신들의 땅이라며 스토리사격장에 설치한 경고판을 들어 보이며 "누가 땅 주인이고 누가 불법자이냐"며 미군들의 행태에 분노하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이날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오끼나와에서 온 마끼시요시카스 1평반전(反戰)지주회 위원장은 오끼나와 주민들이 미군들의 상대로 싸워 사격장을 철거했던 투쟁담을 설명하며 "오끼나와 사람들과 파주시민들이 함께 사격장 철거를 위해 싸우자"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날 신보연 스토리사격장비상대책위원회 기획홍보실장은 특별보고를 통해 관계당국에서 입수한 민통선지역 미군공여지에 대한 문서를 배포하고 미군공여지 반환운동을 펼쳐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보연 실장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파주시 민통선 지역내의 미군공여지가 공여지 전체 면적의 6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파주지역의 미군공여지는 총 2800만평으로 이중 2600만평이 민통선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파주시 전체의 14%를 차지하는 넓은 면적이다.

특히 민통선에 집중된 미군 공여지는 스토리사격장을 비롯, 뉴멕시코 텍사스 사격장, 캔사스 사격장, 오클라호마 사격장 등 대부분 훈련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환경오염은 물론 생태계 파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평면 주민들은 미군공여가 90년대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하며 스토리사격장의 10배가 넘는 민통선 지역내 미군 공여지에 대해 언제든지 미군측에서 출입을 통제시킬 수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군들은 최근 출입 농민들이 미군들을 향해 사유지 출입제한 경고문을 사격장 입구에 설치하자 이를 즉각 철거하고 자신들이 제작한 경고판을 세우는 등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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