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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돈희 교육부장관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일이 있었다. 그 논란거리를 두고 학원아이들에게 세 가지 질문을 받아보았다. 제법 빽빽히 써둔 글들은 정말이지 '학교는 쿨쿨 잠자는 곳이요, 학원은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하는 곳이라'는 게 여실했다. 물론 모두의 의견은 아니라서 단언할 수 없지만, 이 단면을 통해서 잠깐이라도 현 교육의 상황을 짚어보고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대한 세 가지 질문>
1. 현 학교의 모습은 어떠한가?[자유표현]
2. 현 학원의 모습은 어떠한가?[자유표현]
3. 우리나라 학교 교육이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자신의 입장에서 밝힌다면?[자유표현]



<1번에 대한 답>

- 일단 학교에서는 자율학습을 실시한다. 솔직히 자율학습이란 것이 말이 그렇지 별로 아이들이 하는 사람이 없고 또 수업을 시작하면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잠을 자거나 몇 몇 아이들만 수업에 참여한다.

- 요즘의 학교는 오로지 공부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수업시간에 배우기로 학교는 제2의 가정이니, 인성교육의 장이니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선생님들은 들어오실 때마다 대학 얘기, 수능 얘기, 진로얘기하기 바쁘지 사회를 보는 방법이나 그에 필요한 것들에 대해 말하는 선생님은 몇 분 되지 않는다. 또 어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하면 안되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치면서 사실상 자신은 아이들 앞에서 솔선수범하지 않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 ....'수행평가' 이것도 문제가 많은 것 같다. 그 바쁜 시험때 수행평가를 내주시는데 불만도 있고 쓸데없다는 생각이 든다. 실기 아님 체험인데 보고서로 낸다는 것이... 휴~

-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 우선 학교수업을 보면 알 수 있다. 선생이 교실에 들어와도 관심이 없다. 특히 여선생, 젊은 선생은 더욱 심하다. 예의상 반장이 인사하고 그대로 누워서 잠을 청하고 선생은 수업을 한다. 반에 48명 정도 되는 수에서 반 이상이 잠을 자는 실정이다. 선생들 중에서도 잠을 깨우는 선생도 있지만 안 깨우는 선생이 더욱 많다. 그리고 수업 내용. 고등학교는 대학을 가려 하는 공부를 하는 곳이다. 수능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이 실정에서 수업내용이 교과서 위주의 공부밖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선생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벌점제를 실시하고 있다. 역시 잘 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벌점제에 못마땅해 하고 있다. 교사들이 벌점을 주면서 또 때리기 때문이다. 체벌을 하려면 체벌만 하든가, 아니면 벌점을 주든가, 한 잘못을 가지고 체벌과 벌점 두 가지를 다 사용한다. 또 벌점도 어거지로 준다. 맘에 안 드는 학생이 있으면 그 학생에게 어거지로 아주 많은 벌점을 준다. 정말 웃긴 일이다.
공부도 제대로 못 가르쳐 주면서 '학원 다니지 말라. 집에서 복습 1~2시간만 하면 된다'니. 대체 배운 게 있어야 복습을 하지... 학교는 학원보다 못한 존재가 되고 있다. 학원비가 아까운 게 아니라 학교 등록금이 아깝다.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피곤하면 잘 수도 있고 놀 수도 있고 거의 천국에 가깝다. 나는 거의 학교 생활 6일 동안 3일을 잠으로 때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일주일의 절반은 잠을 자도 좋은 시간으로 알고 있다. 아이들 사이에선 그래도 되는 선생님과 그러면 매를 맞거나 벌점을 가하는 선생님을 구별할 줄 안다. 학교에선 잠을 자고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한다. 더군다나 공부 잘하는 아이가 다니는 학원을 다녀서 시험때가 되면 내신을 위해 날새기를 한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들은 학교 등록금이 아깝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물론, 학교 전체에 이런 선생님들만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란 것이다.


<2번에 대한 답>

- 학원의 명성을 위해, 많은 수의 학생을 훌륭히 키우기 위해 진정한 교육인으로서 소수의 인원을 훌륭히 가르치려는 강사...

- 학원은 일단 적은 인원 수에 거의 1:1이다 싶을 정도로 서로간에 의사소통이 적극적이 되며 학습 분위기 역시 산만하지 않다. 다만 좀 느슨하게 게으르게 공부할 염려가 있다...

- 학원은 사실 학교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한 곳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학교의 기능까지도 맡아하는 곳 같다. 예를 들어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학원에서보다는 학교에서 생각할 문제인 듯하고 성교육 같은 것도 학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텐데 말이다. 학교가 제2의 가정으로 나아가려 한다면, 요즘 학원은 어쩌면 제 2의 학교가 돼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 학원에서 다 배워가 학교에서 '복습'...

-......일단 학원강사들은 학생들이 맘에 안들어 하면 잘리기 때문에 학생보다 더 열심히 한다.

-......학교보다 좀 더 수준이 높고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공부를 한다. 하지만 인성교육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1:1 공부 방식과 학교 시험대비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해 주었다. 그렇다고 보면 아이들은 학원을 지식을 얻어가는 곳이라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기업형 학원에선 철저히 아이의 머릿수는 돈과 연관이 된다. EBS나 TV프로에 나오는 강사가 있는 곳은 경제논리가 적용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동네 장사라 일컬어지는 보습학원이나 속셈학원은 정말이지 꼼꼼하게 가르치지 않으면 입소문이 좋지 않기 마련이고, 우르르 다른 학원으로 가 버리는 경향도 있다. 아이들 말처럼 잘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인지. 하지만 문제는 학교가 해야 할 일을 학원이 대신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싶다. 대부분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가서 복습한다고 한다. 더군다나 앞서가는 진도로 인해 더 더욱 이해가 잘 간다면서 말이다. 정말 학원이 제2의 학교가 되는 것인가.


<3번에 대한 답>

- 일단 학교의 학생 수를 20명 정도로 줄인다. 그래야 서로 질문을 주고 받고 할 수 있다.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학교를 많이 신설해서 좀더 소수의 학생을 일대일 방식으로 수업 받게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교칙 등을 좀더 자율화하여 학생 각자의 개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제 2의 가정 교육을 위해 성교육과 예절 교육도 더 많이 더 향상시켜 시행해야 할 것이다.

-......선생님도 수업 방식을 주입식이 아닌 토론 수업을 열 수 있도록 하며 필요 없는 과목을 줄이고 수업 시수 역시 줄여 자기에게 알맞은 적성 여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담임뿐만 아니라 교과 선생님들이 학생을 잘 알게 해야 한다. 그리고 수업시간을 줄인다. 너무 길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내 경우엔) 그리고 선생님들이 적극적이고 밝은 모습으로 학생을 대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재능과 능력을 발견해서 키워줘야 한다.

-......상위권 학생들을 데리고 수업을 진행하는 데 그것부터 고치고, 선생님들도 문제아나 하위권 학생들은 포기한 채 거들떠보지도 않고 기회조차 주려하지 않는데 그런 자세도 고치고, 교육부장관이 바뀔 때마다 제도가 바뀌는데 그것에 맞추어 우리들은 공부하려면 진짜 너무 힘이 든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대학 못 가면 인간 취급을 안 하는데 그런 사회적 분위기도 바꾸고, 상고, 공고 학생들도 대학을 더 편하게 진학할 수 있어야 한다.

-......열악한 교실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해야 한다. 여름엔 선풍기를 많이 설치하거나 에어콘으로, 겨울엔 히터를 많이 하거나 온풍기를.


학교, 학원 모두에게 부정적인 아이들도 몇 있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급당 교사가 맡아야 할 아이들의 수를 줄였으면 한다는 것과 교육환경을 바꿔달라는 이야기, 무엇보다도 수업을 설렁설렁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또한 개개인의 개성을 잘 파악하여 진로까지도 잘 상담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 모두가 실타래 풀리듯 하나하나 풀어져야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알 것이다.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질문을 통해 아이들에게 학교는 기본으로 다니고 학원은 필수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난 후에도 사교육비를 내야 하는 실정. 언젠가 밤늦게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가 두 아이를 기르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해 준 말이 생각난다.

"아따메 두 자식 학원 보낼라면 허리가 뿐질러부요. 인자는 한 놈만 보내고 있는 디 한 놈만 보내는 아부지 심정을 지그들이 알랑가 모르겄소. 엠벵할 학교는 뭣땀시 다니고 학원은 뭣땀시 또 다녀야 한다요. 순 도둑놈들만 교육계에 있는갑소......"

새벽인데도 마감시간에 채워야 할 돈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졸린 눈을 비비면서 운전하는 사십대 남자의 목소리는 그때만은 어찌나 쩌렁했든지.

교사와 학생이 주춧돌이 되고 학부모는 옆에서 교육 행정가뿐만 아니라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이들까지 하나가 되어 제대로 바퀴가 맞물려 돌아가야 할텐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비끌리고 있는 것인가.

작은 생각으론, 첫째가 교육부의 현 정책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현장은 물론 우리나라 현실과는 더 더욱 먼 수없이 많은 번호로 나열되는 정책들 말이다. 그 단적인 예로 수행평가의 문제는 안과 밖으로 골치덩어리가 아닌가 싶다.

덧붙이는 글 | 위에선 아이들의 입장에서 학습권을 놓고 밝혔지만, 교사의 목소리도 필요한 듯 싶다. 기회가 닿는다면 교사의 목소리도 함께 받고 싶다.    

모두 21명의 남녀학생을 통해 받은 것이다. 한 학생이 그림으로 답을 해 주었다. 그림에서 나타난 찌지직거리는 그림은 안광(眼光)이란다. 정말로 반딧불을 놓고 눈(雪)빛을 통해 공부하던 그 시절을 한번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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