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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대한항공이 항공요금을 기습 인상한데 대해 항공기를 절대적인 연륙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제주지역 도민들이 '적자 볼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제주노선에 대해 전국 평균 인상률 12.1%를 훨씬 넘긴 최고 25%(제주-여수노선)까지 인상, 항공사측이 적자노선에 대한 '손해'를 제주지역에 떠안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관광객 411만명이 다녀간 '제주 노선'이 항공사가 주장한 명분대로 과연 '적자 노선’인가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더욱이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과 환차손으로 인한 원가 상승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제주 노선은 국내 다른 노선과는 달리 탑승객이 점점 증가해 온 것으로 나타나 ‘제주 노선=적자 노선’이라는 항공사의 주장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교통부 산하 제주항공관리사무소에 따르면 1991년 600만명이었던 제주공항의 국내선 탑승객은 매해 5~10%의 증가율을 보여 1997년에는 938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1998년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인해 571만명(도착 287만명. 출발 284만명)으로 뚝 떨어졌으나 1999년 780만명(도착 388만명. 출발 392만명), 2000년에는 862만명(도착 430만명. 출발 432만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이에 따른 출발.도착 평균 탑승률도 1998년 77%, 1999년 77%, 2000년 76%로 꾸준히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더욱이 전국 16개 공항별 지난해 국내선 수송실적은 1840만명(전체의 42%)을 기록한 김포공항에 이어 제주공항이 862만명(19%)으로 2위를 차지, 그 다음으로 787만명(17%)을 기록한 김해공항보다 75만명을 더 실어날랐다. 이처럼 제주 노선의 탑승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항공요금 인상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1991년 제주-서울 4만300원이었던 항공요금은 현재 6만9000원(주말 기준)으로, 다음달 20일 7만5000원으로 6000원 인상되면 10년 사이 갑절 가량 오른 셈이 된다.

더욱이 제주-여수 성수기 요금인 경우 4만500원에서 4만6500원으로 무려 20% 이상을 인상, 전국 평균 12.1% 보다 훨씬 높은 인상율을 보이며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1999년 10월 요금 자율화 이후 최고 주말요금을 25.6%나 올린 항공사들은 지난해 주중(월-목)을 비롯 주말(금-일) 및 성수기(연말연시, 설과 추석등 명절연휴, 어린이날 연휴) 요금을 신설한 이후 각종 단체 할인제마저 슬그머니 폐지.축소, 고객들에게 부담을 떠안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최근 대한항공은 올해 매출액 6조원에 700억원의 순이익을,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 2조4000억원에 1400억원의 순이익을 경영 목표치로 제시, 결국 국내선 요금 인상으로 적자를 메우려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양항공사는 적자를 주장하면서도 블랙포인트(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탑승률)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갖가지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에서는 항공사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돼 있는 국내선 항공요금의 변경절차를 다시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1999년 8월 개정된 현행 항공법에는 국내선 항공요금은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해 시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현재 제주도에서는 국내선 항공요금 변경절차를 항공법이 개정되기 이전처럼 사전에 건교부 장관에게 신고를 하도록 하는 ‘신고제’로 환원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항공운임정책이 제주지역의 실정만 고려돼 결정되는 게 아니다”며 “적자를 면하려면 적어도 평균 탑승률이 80%대는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제주도관광협회와 제주범도민회, 제주경실련 등 각 각급 시민 단체에서 항공사에 국내선 운항수지 현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양 항공사는 묵묵부답인 상태다.

덧붙이는 글 | 제주지역에서는 항공료 기습인상과 관련, 전 도민들이 항공재벌과의 싸움에 나섰습니다.
또 제주지역 시민단체인 '제주범도민회'에서는 지난 1월 안티항공사이트(http://antikalasia.jinbo.net)를 만들어 사이버 연대 투쟁에 돌입했습니다. 
네티즌 여러분들의 참여와 연대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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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대자(大者)는 그의 어린마음을 잃지않는 者이다' 프리랜서를 꿈꾸며 12년 동안 걸었던 언론노동자의 길. 앞으로도 변치않을 꿈, 자유로운 영혼...불혹 즈음 제2인생을 위한 방점을 찍고 제주땅에서 느릿~느릿~~. 하지만 뚜벅뚜벅 걸어가는 세 아이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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