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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 대선에서 YS에 반대표를 던졌던 사람들조차 YS가 그 정도로 '영삼'스런 사람인지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심지어 공화당원 조차도 부시의 '영삼'스러움은 인정을 합니다. 그럼에도 부시가 당선된 것은 부시가 맘에 들진 않지만 민주당은 마냥 싫었던 사람들이 던진 표가 큰 위력을 발휘한 것이죠.

공화/민주를 통털어 부시의 '영삼'스러움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모두들 부시를 주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미국의 주요 언론사들이 보인 논조를 살펴보면 부시의 능력에 대한 짙은 불신이 깔려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을 보도한 뉴욕 타임스는 대놓고 부시의 무지함을 조롱하더군요.

부시 행정부의 '영삼'스러움에 대한 불신은 감세案 논쟁과 더불어 더욱 격화되고 있는데, 지난 시애틀 지진 때 연방차원의 긴급 지원을 하겠다고 부시가 호언을 한 바로 그날, 연방재난구호제도인 FEMA 폐지를 골자로 한 수정법안을 부시가 제 손으로 사인까지 해 의회로 송부한 것이 뒤늦게 발견되어 한바탕 난리를 치른 적이 있지요.

부시의 지적 능력에 대해서는 취임 전부터 우려가 많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생방송 기자회견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지난 2월 언론의 채근에 마지 못해 응한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상당수의 질문을 얼버무리거나 아예 답변을 하지 못해 그간 언론의 우려가 사실임이 입증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 전후로 불거진 부시의 오만한 발언에 맘이 상한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너무 상심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곳 미국에서조차 부시 말이라면 일단 또 실수한 곳은 없는지 살펴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동.서 兩岸의 대도시 지역에서는 공화당 정권에 대한 불신과 비판의식이 위험스런 수준까지 비등하고 있는 느낌이지요.

특히 제가 사는 샌프란시스코는 미국에서도 가장 좌파적인 정책을 펼치기로 유명한 도시인데 부시 취임식 전후로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가 며칠 간 계속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신문에서는 심지어 '60년대 반전시위에 버금가는 반정부 운동의 부활을 예견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이것은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부시가 일방적인 강경책을 밀어부치기에는 미국 사회 반대파의 목소리가 매우 부담스런 수준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번 일로 너무 상심하거나 염려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그간에 펼쳐 온 자주적 남북 화해 정책을 뚝심있게 밀어부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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