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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3월 31일, 토요일) 을지로에 있는 트라이포트홀에서는 가요순위프로그램 폐지를 지지하는 <블랙홀>공연과 서명운동이 열린다. 이 행사는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대표 도정일 외, 이하 문화연대)와 태지매니아(서태지팬클럽) 등의 단체가 올해 2월초부터 편협된 가요순위프로그램을 폐지하고자 진행하고 있는 시민운동의 일환이다.
가요순위프로그램이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 방영하는 , 토요일 오후 5시 10분의 , 일요일 오후 4시의 를 말하는 것으로 이들 프로그램은 최근 몇 년 간 댄스뮤직, 혹은 반짝가수들의 무대가 되어 왔다.
아래의 가수들은 세 방송국의 지난주 가요순위프로그램에서 50위안에 드는 가수들이다.
강현수, 차태현, 포지션, 이지훈, 박혜경, 박효신, 지누션, WAX(왁스), Fly to the sky(플라이 투 더 스카이), 유승준, 김장훈, 싸이, 김조한, 이소라, 조관우, 이현우, 태진아, SES(에스 이 에스), 박화요비, 보아, 신성우, 주영훈, 샤크라, 조트리오, Yada(야다), 녹색지대, 설운도, 유리상자, 코요태, 태진아, 홍성민, 설운도..
그리고,
이수영, S#arp(샤프), 김범수, Flower(플라워), 성시경, 정일영, 얀, 박정현, MAXFLI(맥스플리), Ditto(디토), 차호석, 강현민, Jadu(자두), A-TOM(아톰), Boy Club(보이클럽), SKOOL(스쿨), 김성집, CB MASS(씨비 매스), JOY BOX(죠이 박스), Juni Fore(주니 포레), 윤여규, 나즈카 등등..
당신은 이 많은 가수들을 알고 있는지, 아니 들어는 봤는지. 솔직히 20대 후반의 기자가 아는 가수들은 "그리고," 윗부분의 가수들이다. "그리고," 아랫부분의 가수들은 이름과 부르는 노래조차 생소하다.
각 방송국의 가요순위프로그램은 10대(代)를 위한 방송프로그램으로 획일화되어 간다. 다양한 장르의 가수, 혹은 어느 연령이나 친숙한 가수들의 이름을 요즘 가요순위 50위안에서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 '가요순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 | ▲ 거리서명에 동참하는 시민 ⓒ 문화연대 | 이런 상황에서 가요순위프로그램이 혹시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이미 그 공정성과 공공성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맥락에서 시민들의 활발한 반대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문화연대의 이유주혜 간사는 "한국의 전체 대중음악을 위해서 가요순위프로그램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지난 2월 8일 있었던 국회의 공청회를 비롯, 이 운동도 이제 두 달 가까이 진행되어간다"면서 토요일마다 열린 거리서명의 행사를 설명했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있었던 1차 거리서명에는 모두 405명의 사람들이 지지를 보내주었고, 인사동으로 자리를 옮긴 2차 서명에서는 1285명의 서명을 받는 등, 오프라인 뿐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현재 서명을 받고 있다." 그는 이번 운동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태지매니아란 서태지를 좋아하는 인터넷상의 모임으로 그중의 한 커뮤니티인 매체비평클럽의 30명 정도의 회원이 가요순위 폐지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한 가수를 좋아하는 팬클럽으로서 문화운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 | ▲ 가요순위프로그램폐지 ⓒ 문화연대 | 매체비평클럽의 우승민 대표는 "말 그대로 매체비평클럽인 우리들은 언론과 방송의 보도 비평에 관심이 많다"면서 "팬클럽으로써 가요순위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는 순수한 정의감과 우리나라 대중문화를 올바르게 이끌어가야하는 것이 결국 팬클럽의 역할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2월 국회에서 있었던 가요순위프로그램 공청회에 참가한 후 만장일치로 이번 운동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한편, 의 유찬욱 PD는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시민단체가 가요순위프로그램의 정확한 실상을 알고 문화개혁운동을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1등'이라는 것은 꼭 가요순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 어느 곳에나 있다"며, "가요순위만이 '1등'을 매긴다며 경쟁을 부추긴다는 것은 왜곡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PD는 또한 "KBS에는 가수들이 나오는 쇼프로그램으로 <전국노래자랑>, <열린음악회> 등이 있고 <뮤직뱅크>는 10대를 겨냥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10대들이 좋아하는 가수들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 10대만을 위해 획일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그들이 궁국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단지 가요순위프로그램의 폐지가 아닌, 방송사와 기획사로부터 벗어나는 대중음악이라고 말한다.
문화연대의 이유주혜 간사는 "우리가 이 운동을 펼치는 이유는 단순히 가요순위프로그램의 폐지가 아니다. 전체 대중음악의 개혁을 위해서다"라며 문화개혁의 종착역은 구문화의 '폐지'가 아닌 새로운 문화의 '생산'임을 강조했다. '방송에 한 번 타기 위하여'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닌, 올바른 음반제작활동을 통해 성숙한 공연문화를 활성화하여 대중음악 본래의 기능을 되찾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며 대안이다.
이들은 매년 장르별, 분야별로 가수들에게 시상을 하는 것이 '매주 1등'이라는 경쟁적이고 배타적인 순위매김보다 더 경제적이고 민주적이라며 순위의 '1등'보다는 음악성에 '최선'을 다하는 대중가수들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방식의 시상식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방송사는 시청률에 연연하기보다는 더 훌륭한 가수들을 입문시키는 무대가 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덧붙이는 글 | # 가요순위프로그램 폐지를지지 온라인 서명은? 이 곳을 클릭하세요!
# 가요순위프로그램 폐지를 지지하는 <블랙홀> 공연 안내
일시 : 2001년 3월 31일 오후 6시 30분
장소 : 을지로 트라이포트홀(지하철 2호선 을지로 3가 1번 출구 2264-7712)
주최 : Metal K
주관 : 문화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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