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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지난 3월 30일 남아공 '진실과 화해위원회' 란데라 박사 내한 인터뷰를 실었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화해 꾀해야' 제하의 이 기사는 "우리는 실패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었다"로 시작되고 있다. 기사 가운데를 판 중간 제목은 '진실규명 위해 증언한 사람들 사면, '과거 잘못 찾아내 벌주는 것은 안돼"였다.

조선일보반대 시민연대 모니터팀은 조선일보의 보도와 다른 신문의 보도내용을 비교해 보았다. 그리고 조선일보 보도가 다른 신문과 몇 가지 점에서 크게 다른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고 판단. 사실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란데라 박사는 그 후 <월간 참여사회>에서 요청한 인터뷰에 응했고 이 자리에서 인터뷰어로 나선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가 란데라 박사와의 인터뷰기사를 실으면서 (...)같이 보도했다. 사실인가?"

이 질문을 받자마자 란데라 박사는 웃었다고 당시 인터뷰에 참가한 관계자는 밝혔다. 란데라 박사의 대답의 요지는 아래와 같았다.

"네덜란드에서 TRC를 방문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말하길 ' 이렇게 엄청난 분량의 일을 제한된 시간 안에 해야 하기 때문에 실패하지 않겠느냐'는 식의 농담을 한 일이 있다. 그러나 이어 그 사람은 '질실과 화해위원회가 조직되었다는 사실이 성공'이라고 말했다(조선일보의 이 부분 왜곡은 영어실력이 짧은 탓이었을까)... 어느 나라든 다른 시각으로 보도하는 신문이 있다. 그렇지만 다른 신문에서 다른 보도를 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터뷰에 참가했던 한 관계자는 "처벌은 안된다"는 말은 나오지도 않았다며 조선일보의 보도내용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에펠트 재단 관계자도 "자료를 구하는 대로 조선일보에 왜곡보도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왜, 이 인터뷰 기사를 왜곡했을까. 왜곡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반대 시민연대 등을 비롯 조선일보의 친일, 친독재 행적에 대한 비판이 일자 이를 의식한 왜곡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조선일보 기자들의 노동강도가 장난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피곤한 나머지 영어해석을 잘못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만일 후자라면 국내 최대부수, 최고 엘리트로 구성되었다고 자부하는 조선일보, 유난히 '미국과 친한 척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가 어찌된 일이냐는 염려의 소리가 들끓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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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민언련 사무총장, 상임대표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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