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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중학교 1학년 영어교과서가 '콩글리시'와 '틀린 어법', '어색한 표현' 등으로 뒤범벅돼 미국인들조차 아리송해 한다는 요지의 <주간동아> 최근호 기사와 관련, "원어민(native speaker)들 사이에서는 아무런 문법적 문제없이 활용되고 있는 표현들"이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실용성이 떨어지는 학교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 이 기사는 <주간동아> 3월 29일(제277호)자에 실린 「틀린 어법·어색한 표현…'사오정 영어' 판치는 영어 교과서」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

이 기사 가운데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영어 강사인 이주영(20세기 플러스 대표·'기본동사 500사전' 등의 저자) 씨가 7차교육과정 도입에 따라 올해 중학교 1학년 영어교과서로 검인정을 받은 13종의 교과서(교학, 금성, 대일, 대한, 동화, 두산(2종), 디딤돌, 중앙교육, 지학, 청색, 천재, 학문 등)를 분석한 대목.

이주영 씨는 이들 13종의 교과서에 수록된 내용 중 잘못되거나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스스로 판단한 영어문구 42개를 뽑아내 각각의 문구에 '문법상 오류', '무례한 표현', '엉뚱하고 서투른 표현', '콩글리시' 등의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같은 분석에 대해 "정작 원어민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는 표현들"이라는 요지의 반론을 제기한 사람은 현재 미국에 거주하면서 텍사스주립대에서 TESL/TEFL(Teaching English as a Second/Foreign Language)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미애(34) 씨. 그녀는 3년 전부터 텍사스주 어스틴시에 소재한 커시스 초등학교(Casis Elementary School)에서 '이중언어'(ESL/Bilingual)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잘못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언어의 변수가 많다"

이미애 씨는 "3월 26일부터 27일까지(미국 시각 기준) 커시스 초등학교 교사 38명, 대학원 교수와 동료 각 1명 등 40명의 원어민을 상대로 <주간동아>의 오류 지적이 맞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이주영씨가 잘못 됐거나 부적합하다고 지적한 42개 문구 중 36개를 선정,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의 응답자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 옳은 표현'이라고 답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대안 없는 교과서 비판으로 공교육의 절망을 유도하지 말고 효과적인 영어교과서 편성 방식에 대한 건설적인 문제제기를 해 나가자는 뜻에서 이번 설문결과를 공개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주간동아>가 '이상한 영어'라고 지적한 'How was your summer?'(지학사 중1 영어교과서 7과 제목)에 대해 원어민 응답자 40명 전원이 '괜찮은 표현'(OK)이라고 답한 것을 비롯, 응답자 40명 중 90% 이상이 '제대로 된 표현'이라고 선택한 문구가 36개 중 10개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의 80∼89%가 '괜찮은 표현'이라고 응답한 문구는 11개, 60∼80%가 '괜찮다'고 답한 문구는 8개로 나타나는 등 원어민들 대부분이 이주영 씨의 지적에 동의하지 않았다.

'괜찮다'는 응답이 60% 미만으로 나온 문구는 36개 중 7개에 불과했으며 그나마도 대부분 '어색하다'(awkward)고 했을 뿐, '잘못됐다'(unacceptable)는 응답은 5%를 밑돌았다.

일례로 디딤돌 교과서 9과에 나와 있는 'Must I call her?'에 대해 원어민 응답자의 52.5%가 '어색하다'고 답했으나 '잘못됐다'는 답변은 5%에 불과했다. 같은 문장에 대해 '괜찮다'는 답도 37.5%에 달했다.

이미애 씨는 "말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잘못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언어가 지닌 변수가 너무 많다"며, "자연스럽고 공손한 표현을 가르쳐야 한다는 이주영 씨 주장에는 공감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교과서 분석으로 학교와 교사들이 불신과 비난을 받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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