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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NMD·TMD 강행에 맞서 전국 40여 개 시민·사회단체 참가하는 "NMD·TMD 저지와 평화실현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9일 오전 프레스센터 언론연수원에서 결성기자회견을 갖고 정식 출범했다.
공대위에는 환경·평화·여성·인권 등 각 분야의 시민단체들은 물론, 노동·학생 단체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으며,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3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공대위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들은 NMD·TMD로 대표되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전략이 세계적인 군비경쟁을 촉발시키고 있으며 모처럼 평화정착의 기회를 맞은 한반도가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공대위는 이날 단병호 민노총 위원장이 낭독한 발족 선언문을 통해 '미국이 자신의 패권적 지배 유지와 거대 군수산업체의 이윤을 위해 NMD·TMD를 강행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 결과 냉전시대에 버금가는 세계쩍인 군사 대결이 펼쳐지는가 하면, 모처럼 찾아온 한반도의 평화 무드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대위는 '각계 각층의 참여와 국내외 평화세력의 연대로 NMD·TMD를 저지하자'고 호소했다.
또한 12시쯤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공대위 상임대표인 홍근수 목사, 지선 스님 등이 미대사관을 방문해 '부시 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달했다. 공대위는 이 서한에서 '부시 정부가 미국 군사예산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며, '미국의 '스타워즈' 구상은 허망한 꿈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또 남북한 정치지도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채택했다. 김대중 대통령에게는 'TMD 관련 무기체계 도입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는 '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노력할 것' 등을 요청했다.
공대위는 향후 연구조사보고서 발간, 미 대사관과 국방부 등 항의 방문, 토론회와 서명운동, 대국민 홍보와 집회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4월에서 6월 사이에는 공대위의 대표단을 미국에 직접 파견할 예정이며, 5월 4일부터 영국 리즈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도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8·15를 겨냥해 대규모 국제토론회와 문화제, 대중적인 시위 등 강력한 국제연대를 통해 '국제평화대회' 등도 개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공대위 조직구성
- 고문: 김진균 사회진보연대 대표 등
- 상임대표단: 단병호(민주노총 위원장), 문정현(불평등한SOFA개정국민행동 상임대표), 법륜(좋은벗들 이사장), 오종렬(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의장), 이김현숙(평화를만드는여성회 공동대표), 이종린(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 상임의장), 정광훈(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지은희(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최열(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홍근수(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상임의장) - 이상 10명
- 대표자회의: 모든 참가단체의 대표자들로 구성
- 집행위원회: 모든 참가단체의 집행책임자와 공대위 활동팀 책임자로 구성
- 공동집행위원장: 고영대(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집행위원장), 박하순(민주노총 대외협력국장),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1명, 여성단체 1명
- 활동팀: 정책연구팀, 무기도입감시팀, 국제연대팀, 행동/문화담당팀, 조직담당팀, 홍보/언론담당팀
- 정책자문위원: 김민웅, 김승국, 이삼성, 이해영 등 관련 전문가로 구성
참가단체(가나다 순)
경실련통일협회, 국제민주연대, 기독시민사회연대, 녹색연합,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반미구국노학연대선봉대, 범민련남측본부, 보건의료단체대표자회의, 불교인권위원회, 사무금융노련, 사회진보연대, 소파개정국민행동, 실천승가회, 우리땅미군기지되찾기전국공동대책위, 21세기진보학생연합,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전국빈민연합, 전국학생연대회의, 좋은벗들, 참여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통일맞이,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시민연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인권연대, 학생행동연대, 한국노총,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환경운동연합 - 이상 40개 단체
'NMD·TMD 저지와 평화실현 공동대책위원회' 발족 선언문
오늘 우리는 NMD/TMD 저지와 평화실현 공동대책위원회'의 발족을 국내외에 엄숙히 선언한다.
세계는 지금 부시정권의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와 전역미사일방어체제(TMD) 구축 강행으로 냉전시대에 버금가는 첨예한 군사적 대결을 향해 치닫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많은 수의 공격용 무기를 보유한 미국이 NMD와 TMD를 구축한다는 것은 미국만이 선제공격 능력과 권리를 보유하겠다는 패권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NMD·TMD에 맞서 핵무기 및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첨예한 대량살상무기 개발 경쟁과 진영간의 대결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을 '깡패국가'라고 강변하며, 이들 국가들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자신과 동맹국을 방어한다는 구실 아래 NMD·TMD 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부시정권이 NMD·TMD 체제 구축을 강행하는 것은 전지구적으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확보하고 우주의 군사적 선점을 통해 21세기에도 변함없이 세계 유일 패권국으로서의 지위를 차지하려는데 있다. 또한 미국의 거대 군수산업체들에게 무한정한 이윤을 보장해 주려는데 그 목적이 있음은 세계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특히 부시정권은 NMD·TMD 구축을 정당화하기 위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조작·과장하는 등 의도적으로 한반도에서 긴장을 부추기고 있다. 나아가 부시정권은 남한 정부에 NMD 지지 및 TMD 참여와 천문학적 액수의 미국산 무기 도입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부시정권의 냉전주의적 태도는 분단 이후 초유의 남북화해협력시대로 접어든 한반도에서 새로운 긴장과 대결을 야기하고 있다. NMD·TMD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양립할 수 없는 이유는 분단과 전쟁의 구조적 원인이었던 동아시아 냉전질서를 다시 강요하며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남북간 군사적 대결을 부추김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통일 실현을 근본적으로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첨예한 군비경쟁과 막대한 자원 낭비를 초래하여 기아와 빈곤, 질병과 환경문제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인류의 생존을 더욱 위태롭게 하고, 세계를 또 다시 양분시켜 진영간의 대립을 불러오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협하는 NMD와 TMD는 마땅히 중단되어야 한다.
'NMD·TMD 저지와 평화실현 공동대책위원회'는 세계 평화애호 민중들의 평화 염원과 우리 민족의 통일 염원을 안고 지금부터 NMD·TMD 저지를 위한 대장정에 나설 것이다. 미사일 방어망이 한국을 비롯한 미국 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부시정권의 주장이 한반도와 동아시아는 물론 전세계에 걸쳐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기만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면서 NMD·TMD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선포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의 모든 비정부기구와 개별 인사들에게 이념과 정견, 지역 등의 차이를 뛰어넘어 'NMD·TMD 저지와 평화실현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하여 한반도의 통일과 동북아 및 세계 평화를 실현하는데 함께 노력해줄 것을 촉구한다.
2001년 4월 9일
NMD·TMD 저지와 평화실현 공동대책위원회
부시 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우리가 본 스타워즈 '에피소드I'으로 족합니다"
귀하가 세계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중대한 역할을 해야 할 미국의 21세기 첫 지도자로서 백악관 앞에 섰을 때 우리는 우려의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때 가졌던 우려가 점차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는 많은 우려들 가운데 한 가지만 전달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귀하가 가장 존경한다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무모한 스타워즈 구상이 미국 국민과 전세계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보다는 인류의 복지 향상을 위해 쓰여야 할 소중한 자원의 엄청난 낭비를 가져왔다는 것을 말이지요.
우리는 또한 기억합니다. 당신의 전임자인 클린턴 전 대통령이 유엔이 선포한 평화문화의 첫해인 2000년을 맞이하고도 미사일 방어망에 대한 고집을 꺽지 않으면서 전세계를 불안케 했던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귀하가 더 강력하고 대규모의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을 공언하고 있는 모습에서 귀하의 이름을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평화를 위협한 사람으로 기억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귀하는 우리에게 "미국과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것은 미국의 권리"라고 말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께 격려 메시지는커녕 우려를 표명하는 우리 한국인에게 섭섭함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은 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우리의 의문과 우려에 먼저 답해야할 것입니다.
귀 정부는 북한을 미사일 방어망 구축의 가장 큰 명분으로 삼아왔습니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군사비는 미국 군사비의 100분의 1에도 훨씬 못 미칩니다.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아직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개발 동결과 미사일 실험 발사 유예 약속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더구나 북한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과 관계 정상화에 신의 있게 나온다면 귀 정부가 우려하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을 상대로 냉전시대에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한 탄도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겠다고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혹시 북한과의 협상 재개를 꺼리는 것도 그 동안 공들여 만들어 놓은 '북한 위협론'이 사라짐으로써 스타워즈 구상이 궁지에 몰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닌가요? 북한과의 협상을 질질 끌면서 혹시 다른 명분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많은 사람들은 "NMD와 TMD가 북한을 구실로 삼아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 귀 정부가 냉전시대 숙적이었던 러시아와 당신이 '전략적 경쟁자'라고 부르는 중국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이러한 의구심이 근거가 없는 것 같지는 않군요. 그러나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NMD와 TMD가 사실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고백을 하더라도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동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의 안정과 평화의 바탕에서 이루어질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귀하는 미국의 경제력과 기술력이면 총알로 총알 맞추기만큼 어렵다는 NMD와 TMD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귀하가 아무리 공들여 미사일 방패를 만들더라도 이는 곧 뚫리기 마련입니다. 이 방패를 뚫는 무기는 비단 미사일만이 아닙니다. 미국 국민들을 비롯한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쓰여야 할 수 천억 달러의 돈과 과학기술이 파괴적인 군비경쟁으로 낭비될 때, 귀 정부의 도덕성과 정당성은 위협받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귀 정부를 포함한 미국의 국익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일 것입니다.
이러한 우려를 씻는 길은 한가지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 미국 국민과 전세계인들에게 NMD와 TMD 중단을 약속하고, 핵무기를 비롯한 공격용 무기를 솔선수범하여 폐기함으로써 세계인들의 평화 염원에 부응하는 것입니다. 귀하가 이러한 역사적이고도 정치적인 결단을 내린다면, 전세계 인류는 당신의 이름을 '평화'라는 단어와 함께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NMD와 TMD를 강행하고 여기에 동맹국들의 참여 요구 및 부당한 무기 구매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우리 한국민들 비롯한 전세계 평화애호 민중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느냐, 아니면 NMD와 TMD를 하루라도 빨리 중단하고 세계 평화 조성에 동참하느냐는 당신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으로서 귀하에게 우리의 단호한 의지를 천명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미국 내 양심세력과 세계 각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북한 위협론'을 구실로 기어코 '스타워즈'를 강행한다면, 우리 한국인은 전세계 평화애호 민중들과 손잡고 당신의 NMD·TMD 구축 기도를 허망한 꿈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 것입니다.
2001년 4월 9일
NMD·TMD 저지와 평화실현 공동대책위원회
남·북한 정치지도자에게 보내는 메시지
2000년 6월에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한 지난 1년간의 남북한의 화해 분위기는 우리에게 분단과 냉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와 통일의 가치가 충만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노력이 채 무르익기도 전에 우리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공화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편으로는 NMD·TMD에 박차를 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꺼리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NMD와 TMD가 우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강대국들 사이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가장 큰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는 NMD와 TMD는 한반도 분단과 전쟁의 구조적 원인이었던 국제적 수준의 냉전을 되불러오고 있고,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고 있으며, 주변국가들로 하여금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선호하게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전세계적인 차원, 특히 냉전시대의 유산을 아직 극복하지 못한 동아시아에서 첨예한 군비경쟁을 야기시킴으로써 한반도 역시 이러한 군비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NMD와 TMD가 야기하고 있는 근본적인 국제 정세 변화는 남북한 정치지도자들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노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먼저 김대중 대통령께 요구하고자 합니다. 우선 정부 차원에서 NMD와 TMD에 대한 보다 명확한 입장 정리가 있어야 합니다. TMD에 불참하겠다는 정부의 공식적인 방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TMD의 핵심적인 무기체계들인 패트리어트 PAC-3, 이지스급 구축함, 조기경보기 등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무기는 사들이면서 참여는 하지 않겠다는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짓입니다.
"우리 돈 들여 독자적인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는 것"이라는 국방부의 변명도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효과적인 탄도미사일 방어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요격체제와 통합적으로 운용되는 고성능 위성, 지상 레이더 기지, 전투지휘통제통신본부 등이 필요한데, 한미연합방위체제에서 정보 수집 및 지휘통제 기능은 주로 미국이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TMD 관련 무기 도입이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체제 네트워크에 휘말리고 나아가 군사적 종속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또한 그 동안 NMD와 TMD를 분리해서 접근해 온 우리 정부의 입장도 부시 행정부가 NMD와 TMD를 통합해서 전지구적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겠다고 나옴으로써 수정이 불가피합니다. 우리는 부시의 이러한 포섭전략에 휘말리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어떠한 형태의 탄도미사일 방어체제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와 관련된 무기 도입 계획을 전면 취소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의 삶이 갈수록 궁핍해지고 남북관계가 크게 호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0조 원이 넘는 대규모 무기도입 계획을 강행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며 미국 정부에 대해 보다 자주적인 입장을 견지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김 대통령께서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올해는 남북한간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그리고 상호군축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무기를 살 돈을 줄여 실업, 빈곤, 질병, 환경 파괴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의 삶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적인 과제라고 생각하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 정세에 역행하는 무기도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다음으로 조선민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요구합니다. 최근 남북한의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평화와 통일을 열망하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물론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노선 등 안팎의 상황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여러 가지로 고민되는 지점이 많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는 화해·협력을 통한 평화정착과 통일실현 외에는 어떠한 대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가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 실현에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믿으며, 김 위원장님이 이의 조속한 실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자 합니다. 북측으로 하여금 심각한 전쟁 공포증을 야기하고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시정권의 NMD·TMD 역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그 명분이 약화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한반도 평화 지지와 협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입니다.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냉전의 섬 한반도에 평화를 만들고 통일을 이룬다는 것은 우리에게 단순히 민족사적 과제를 달성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곧 대화와 합의를 통한 평화통일이라는 세계사적 실험이 성공하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 민족의 한 쪽(북)을 희생양으로 삼아 부활하려고 하는 냉전의 망령을 거세하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이 바로 인류 공동선 실현에 지대한 공헌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남북한의 정치지도자들이 이러한 민족적, 전 인류적 의의와 이해를 잘 헤아리셔서 이의 실현을 위해 모든 힘과 지혜를 모아 줄 것을 간절히 요구합니다.
2001년 4월 9일
NMD·TMD 저지와 평화실현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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