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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복제
경찰의 대우차 폭력 진압 현장 비디오를 보고 2001년 4월 14일
노벨 평화상을 탄 대통령과 정부 부처간의 부조화를 떠올리며
모가지를 걸기로 했다. 구더기가 뇌를 파먹는 문제 많은 머리통
공중에 뚝 떼어놓고 뚜벅뚜벅 내려 왔다.
지금까지 내가 치매에 빠졌던 것이 그놈의 모가지 탓이었음을
다리 내키는 대로 걷고 나서야 알았다. 왜 이런 곳에 오기를 망설였을까.
몸뚱이들이 이제 자유로워진다. 아꼈던 눈물 방울 심장으로 쏟아지고
잡은 손바닥에 저쪽의 따뜻한 체온도 전해져 온다.
돌아누우면 웬 소리들 그렇게 슬픔이 많은지 불면의 밤을 지새우던 어느 날 아침
목을 쓸어대던 나는 깜짝 놀란다. 거기에 새순처럼 머리가 돋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불길한 생각이 앞섰다.
떼어낸 모가지 아래 사지가 돋을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 자리에 가보니 공중으로 빈 올가미만 흔들리고 있었다.
(2001년 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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