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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은 체르노빌 핵참사 15주기에 즈음하여 '미국 핵발전소 주변, 태아 및 유아의 사망률 높다'는 내용의 한 연구보고서를 입수해 오늘(25일) 발표했다.
환경연합은 미국 과학자와 의사들로 구성된 비영리 민간단체인 '방사선과 보건 프로젝트(Radiation and Public Health Project : RPHP)'가 지난 해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 '원자로 폐쇄 이후의 지역 유아의 건강 향상'을 입수·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핵발전소 인근 50마일 이내에 있는 주변 지역의 태아와 유아의 건강상태를 조사한 보고서로, 핵발전소가 태아 및 영유아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리건과 위싱턴주에 걸쳐있으며 1992년에 폐쇄된 <트로잔 핵발전소>의 인근 5개 카운티의 유아사망율이 핵발전소 폐쇄 이후 18%나 감소해, 미국전역의 감소율 평균치인 6.4%의 세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코네티컷주의 밀스톤, 해덤넥 핵발전소와 캘리포니아주의 랜쵸세코 핵발전소 등의 주변지역의 유아 사망율도 핵발전소 폐쇄 이후 미국평균치보다 높은 15∼18%까지 감소했다.
한편, 이 보고서는 핵발전소 가동이 태아와 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1974년부터 1989년까지 가동한 캘리포니아의 랜쵸세코 핵발전소(270만kwh) 인근지역의 경우, 가동 전(1972∼73년)과 가동 후(1975년)를 비교해 보면, 미국 전역의 태아사망률이 7.5% 하락한데 반해, 핵발전소 가동 후 이 지역은 단지 1.8%만이 하락했으며, 유아사망률은 미국 전역이 9.4%가량 하락한 반면에 이 지역은 오히려 1.9% 증가했다.
또한 선천성기형으로 인한 사망자수(대부분 유아)는 18.6% 증가한 반면 전국적으로는 6.9% 하락한 극심한 대조를 보여 핵발전소 가동이 태아와 유아의 사망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곳의 핵발전소가 폐쇄된 이후로 태아 및 유아의 사망률과 암발생률은 미국 전체 평균치보다 더 빠르게 하락했다. 특히 0-1세와 1-4세의 선천성기형에 의한 사망률 하락이 현저했으며, 11개 미국 주와 도시의 자료를 토대로 할 때 0-4세의 암환자 수는 전국적으로는 상승한 반면 이 지역에서는 급격히 하락하였다.
또한 랜쵸세코 핵발전소 인근지역의 경우 음식내 방사능 양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핵발전소 인근 새크라멘토밸리에서 경작된 식량을 공급받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성인을 검사한 결과, 뼈에서 측정된 스트론튬-90(소아암의 원인)의 양도 핵발전소 가동 전과 가동 후에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결국 이 핵발전소 인근 지역의 산모는 1974년부터 1989년까지 섭취한 음식으로부터 방사능물질에 노출되어 있었던 것이다. 태아는 급속한 세포성장과 세포자멸, 세포 재배열 등의 왕성한 발달과정에 있다. 유아 역시 유사하게 세포와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태아와 유아는 방사선과 기타 독성물질에 가장 취약하여 손상을 쉽게 입으며 손상이 회복되지 않으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확대되어 선천성기형, 저체중, 사망의 위험률이 증가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은 1987년과 1998년 사이의 13기의 핵발전소를 영구적으로 폐쇄하였다. 그리고 1978년 이후로 신규수주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의 핵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적은 양의 피폭으로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수명연장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한 환경연합은 "일상적으로 누출되는 방사능으로 우리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성명서를 내고, 핵발전소 주변 지역의 전면적인 민관 합동 역학조사와, 가동중인 핵발전소의 폐쇄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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