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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를 외치며 지난 4.19부터 오는 5.18까지 30일을 단식하겠다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지금 우리에게는 반미가 너무도 절실하다"며 학생들에게 반미에 함께 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평소 하루생활을 통해, 그들이 왜 반미를 외치려 하는지, 무엇을 알리고 싶은지 알아보았다.
"안녕하세요, 30일 단식중입니다"
단식단은 매일 아침 8시 30분, 등교길에 오르는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준다. 엄태은(국교4) 학생은 "평소라면 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많거든요? 그런데 '30일 단식중이에요'라고 말하면 한번쯤은 더 쳐다봐주더라구요"라고 말한다. 유인물은 역시 '반미'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들이다. 어제는 NMD, TMD를 반대하는 내용이라면, 오늘은 부시의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망언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식이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30일 반미단식단입니다. 50년전에 얼마나 많은 우리 민족이 죽어가야 했는지 아십니까…"
짧은 연설도 하고,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노래와 몸짓도 함께 하며 아침 등교길의 학생들에게 '반미'를 선전한다.
부시, "NMD만 있으마 짱 묵을 수 있다 아이가"
단식단이 생활하는 천막 앞에는 영화 '친구' 패러디 포스터가 놓여져 있다. "지나가는 학우들마다 한번씩은 웃고 지나가요. 재밌다면서 소리내서 읽기도 하구요"라는 단식단의 설명에 포스터를 바라보니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우리는 같이 있어도 두려운 것이 많다'는 설명 아래 있는 네 인물의 얼굴과 멘트가 웃음을 자아낼만하다. 부시가 "NMD만 있으마 짱 묵을수 있다 아이가"라고 하면 조선일보는 "친일에서 친미로, 난 니 시다바리 맞다"라고 말하는 식이다.
그리고 옆에서는 역시 '반미'의 내용이 담긴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다. 매향리 폭격장 폐쇄 투쟁 비디오나 주한미군 범죄 고발 비디오, 양민학살 비디오 등이 상영되는 TV앞에 지나가는 학생들이 잠깐이라도 보고 갈 수 있게 의자를 마련해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마이크를 잡고 '이런이런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다'고 방송하며 학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도 단식단의 일이다.
그리고 'NMD TMD 반대'와 '양민학살 진상규명'에 관한 서명운동도 진행중이다. "NMD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면 반대하지않는 학우들이 거의 없어요. 그만큼 저희가 앞장서서 알려나가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새내기에게 열심히 NMD 설명을 한 뒤 서명을 받은 김동호(기계2) 학생의 말이다.
"저희가 왜 30일이나 단식을 하냐면요…"
왜 '반미단식'까지 해야하느냐며 갸우뚱거리던 학생들도 이들의 진지한 설명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거린다. "사람이 살아가는데는요, 밥보다 더 소중한 게 있어요. 그깟 밥보다야,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되는게 더 중요하지 않겠어요? 지금 우리가 미국에게 얼마나 많은 부분을 피해보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안다면, 실천해야죠"
우리나라의 역사, 국제관계 등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열심히 '반미만이 살길'이라고 열변을 토하는 반미단식단. 선전전과 유인물을 나눠주면서, 그리고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계속 학우들을 만나간다. 이제 스무날 가까이 단식을 하다보면 지칠법하건만 이들은 "쓰러지기 전까지는 학우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 단식해요, 그러니까 봐주세요'라는 식으로 학우들에게 요구하고 싶지 않아요. 우리가 얼마나 절실하게 '반미'를 느끼는지 진심으로 만나가고 싶어요"라는 유화영(법학2) 학생처럼 말이다.
오늘도 이들은 지나는 학우를 붙잡고 말을 건넨다. "안녕하세요, 30일 반미단식하고 있거든요. NMD에 대해서 알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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