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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의 날을 맞아 그 동안 잊혀져 왔던 우리의 전통예절인 관·혼·상·제(冠婚喪祭)중의 첫 번째 의식인 관례(冠禮)가 파주시에서 재현됐다.

오늘(29일) 파주시여성회관에서는 파주시와 파주문화원이 주관, 잊혀져 가고 있는 전통예절에 대한 명맥을 되살리고 21세기를 주도할 성년자들에 대한 사회적 의무와 책임감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올해 만 20세가 되는 성년(남자 9명, 여자 8명)을 대상으로 합동 성년례를 가져 이채를 띠었다.

이 날 성년례는 관자빈에 임용택 파주문화원 부위원장이 계자빈에는 이미자 성균관예절지도사가 맡았고, 김면기 문화원이사가 집례를, 조규영, 이강복 문화원이사가 관자집자를, 김영옥, 임미옥 문화원이사가 계자집사를, 그리고 이윤희 파주문화원 사무국장이 진행을 맡아 엄숙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진행됐다.

성년례는 성년자 소개에 이어 시가례(始嘉禮), 재가례(再嘉禮), 삼가례(三嘉禮)와 초례(醮禮), 명자례(命字禮) 후 성년선언으로 의식을 모두 마쳤다.

성년례는 5가지가 주요 골자로 돼 있다. 우선 시가례는 상투를 틀어 관을 씌우고 어른스러워질 것을 당부하는 말씀이고, 재가례는 어른들이 외출할 때 입는 옷을 입히고 머리에는 모자를 씌운 다음 언행을 어른답게 할 것을 당부하는 말씀이다.

또 삼가례는 어른의 예복을 입히고 머리에 유건(儒巾)을 씌운 다음,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을 당부하는 것으로 일단 3단계 의식은 마쳤다.

3가지 의식이 끝난 다음 어른이 되었음을 서약하고 동시에 술을 마시는 예절을 교육하는 초례를 치렀으며, 관례와 계례를 거쳐 어엿한 성인이 된 그들에게는 겉모습의 변화뿐 아니라 어른으로서의 인격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타인들의 언행 등에서 인정을 받게 된다.

그리고, 남자의 경우에는 자(字), 여자의 경우에는 신사임당 신씨의 사임당(師任堂)과 같이 당호(堂號)가 주어지는 명자례(命字禮)가 행해졌는데, 이날 성년이 된 우정규 군(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축현 3리)에게 강정(江亭)이라는 자(字)가, 이현진 양에게는 가춘(佳春)이라는 당호(堂號)가 주어지는 등 성년례 대상자 17명 모두에게 자나 당호를 주고 성년선언을 하면서 성년례 의식을 모두 마쳤다.

우리나라의 성년례는 고려 광종 16년에 세자 유에게 원복(元服)을 입힌 것이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성년이 되는 남자에겐 그 동안 땋아내렸던 머리를 올려 상투를 틀고 그 위에 관(冠)을 씌우는 관례(冠禮)와, 여자에겐 머리를 올려 쪽을 지고 비녀를 꽂는 계례의식이 오래도록 행해져 왔다고 한다.

이날 성년례는 절차와 격식이 다소 복잡하고 엄격했지만 성년 대상자 모두에게는 법적, 사회적으로 정당한 권리를 누리는 대신 의무가 지워지는 어른이 되었다는 인식과 함께 인생에 있어서 제2의 탄생을 알려주는 뜻 깊은 의식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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