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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라인도 없고 노동자 한 명 없는 회사가 자동차를 만드는 초유의 실험이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커닝햄 자동차>가 그 주인공.

크라이슬러의 사장으로 재직시 경영수완을 발휘해 회사를 정상화하는데 큰 기여를 한 밥 루츠 사장이 설립한 이 회사가 자체 공장을 보유하지 않고도 자동차 생산을 추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완벽한 외주 체제에 있었다. 디자인과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소수 인력만을 보유하고 부품생산, 차체조립, 판매영업 등은 철저하게 외주업체를 활용한다는 것.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올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미국판 페라리를 목표로 개발된 'C-7'이라는 스포츠카를 최초로 선보인 커닝햄 자동차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연간 약 1000대의 자동차를 소량 생산해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OEM, 혹은 주문자 생산이라 불리는 외주업체를 활용한 제품 생산은 식음료나 의류같은 경공업 제품에서 이미 널리 애용돼 왔던 방식. 독특한 디자인으로 10대에게 인기가 높은 한국의 모 청바지 제조회사는 자체 디자인한 청바지를 외주 업체에 전량 위탁 생산해 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었다.

보통 대기업에서 중소 하청업체에 위탁을 맡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던 외주생산은 이제는 거꾸로 중소기업이 거꾸로 대기업에게 위탁을 하는 새로운 방향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의류나 식음료는 비교적 생산과정이 단순해 이러한 외주생산이 손쉬웠던 데 반해 자동차 같이 대규모 설비가 필요한 산업에서 외주생산을 시도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

커닝햄 자동차는 엔진은 GM측에, 차체나 기타 장치는 부품 업체에 생산을 위탁한 뒤 최종 조립 역시 이들 하청 업체 중 하나를 지정해 해결하여 설비투자가 전혀 없이 2004년까지 원하는 자동차를 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설비투자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가 워낙 복잡한 공산품인 탓에 신차의 디자인을 개발하고 1차 생산 체제를 갖추는데만 약 8천만달러의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커닝햄 자동차가 현재까지 확보한 초기 자본은 약 4백만불.

커닝햄 자동차가 과연 투자자를 확보해 2004년까지 원하는 스포츠카를 생산할 수 있을지 미국 자동차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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