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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디지털 고화질 방송의 선정을 앞두고 미국과 유럽 방식 사이에서 논란을 벌이고 있는 한국과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다는 소식이다.

뉴욕타임스는 디지털 방송 방식의 결정 권한을 가진 브라질의 통신정책기구 <아나텔>이 이동 중 수신성능이 우수한 일본 방식 쪽으로 기울고 있으나, 기술적 안정성이나 경제성에 의문을 품은 반대론자의 반발에 부딪혀 망설이고 있다고 전한다.

<아나텔>은 버스나 기차를 타고 이동 중인 승객들도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그 동안 일본에서 개발한 방송 방식을 선호해왔으나 문제는 일본방식이 2003년까지는 상용화가 불투명하다는 것.

미국방식을 옹호하는 브라질의 디지털 방송 전문가들은 <아나텔>이 실시한 수신테스트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동 중 수신이 가능하려면 미국 방식에 비해 전파의 송신출력이 훨씬 강력해야 하는데 전력사정이 좋지 않은 브라질의 형편을 감안할 때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미국방식은 이미 2년이 넘는 시험방송을 통해 기술적 안정성이 검증이 된 데 반해 일본방식은 아직 상용화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미지의 기술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의 가장 큰 우려는 일본방식의 우수성이 실제로 증명이 된다 해도 세계 대다수의 국가가 미국식 아니면 유럽방식을 선택하는 것으로 대세가 기울은 상황에서 브라질만이 일본방식을 고수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시장을 상대로 개발되어 판매되는 미국이나 유럽식 TV와 달리 일본식 디지털 TV는 일본, 브라질 등 소규모 시장에서만 팔 수가 있어 상대적으로 수상기나 방송장비 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될 경우 수상기 한 대 값이 1천달러를 훨씬 넘어설 수밖에 없어 브라질의 평범한 시청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의 딜레머를 지켜보면 디지털 방송의 선정은 단순히 기술적 우위만을 염두에 두고 성급하게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방송지역 시청자의 생활습관이나 수상기 가격의 적정성 그리고 세계시장 개척에 따른 문제 등 사회, 문화, 경제적인 요소를 두루 검토해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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