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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12일 밤에 올린 기사인 [미리보는 조간 - 7월 13일자] 이문열 "나는 친일 평가에 대해서도 관대한 편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 80여 개가 넘는 기사의견이 올라오며 또 다른 논쟁이 일고 있다. 다름 아닌 '관대'와 '신중'이라는 단어의 의미 차이에 대해서다.
'지지자'라는 ID의 독자는 13일 오전 5:54:09에 '관대'가 아니라 '신중'이던데요라는 제목으로,
이 기사(미리보는 조간)의 제목에서 '관대한 편이다'라는 말을 썼는데, 실제 조선일보를 보니까 '신중한 편이다'라고 나오고 있더군요. 인터넷뿐만 아니라 지면에서도 확인해 봤습니다..
뭐 기사의 의미를 본다면 그렇게 바꾸어 쓸 수도 있겠지만 관대와 신중은 좀 큰 차이가 아닐까요? '신중'은 그 판단에 있어서 잠시 멈추거나 논의가 필요하지만 '관대'는 너그러이 용인해 준다는 의미입니다(국어사전 보십시오) 자칫 잘못하다가는 색깔논쟁에서 친일 문제까지 확장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라는 기사의견을 남겼다.
'정숙'이라는 ID의 독자도 "조선일보는 '관대'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니라 '신중'이란 표현을 썼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애초 [내일자 조간]에 '관대'라는 표현을 썼었다. 그랬던 것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음날 아침 신문에서는 이 '관대'라는 단어를 '신중'이라는 표현으로 바꿔 쓴 것이다.
([내일자 조간]은 신문사들이 전날 오후 6,7시경 서울 시내 일원에 뿌리는 것으로, 오마이뉴스의 [미리보는 조간]은 이 신문들을 기초로 해서 쓰여진다.)
조선일보는 또한 "세무조사 생중계 나치 괴벨스 닮아 참을 수 없었다"라는 발문도 "방송사 총동원 세무조사 생중계 참을 수 없었다"로 바꾸어 썼다.
관대(寬大)의 의미는 '(태도가) 잘못을 따지지 않고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상태에 있다'는 뜻이며, 신중(愼重)의 의미는 '매우 조심스럽다'는 의미이다.
조선일보가 확연하게 의미가 다른 '관대'라는 단어를 '신중'으로 바꿔 쓴 이유는 무엇일까?
이문열 씨와 인터뷰를 했던 조선일보의 어수웅 기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문열 씨의 요청으로 바꿨다"고 답했다. 어 기자는 "인터뷰 당시 이문열 씨는 '관대하고 신중하다'라는 표현을 함께 썼고, 기사가 나간 후 '관대하다'라는 표현을 너무 관대하게 쓴 것 같다며 수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취재와 기사를 함께 담당했던 조선일보의 김광일 기자는 "저녁식사를 겸했던 인터뷰가 2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내용이 많아졌다"며, "기자가 기사를 요약해서 쓰는 과정에서 누락, 유화, 압축이 있다보니 단어 하나 정도가 바뀔 수는 있으나 이문열 씨의 메시지는 전체 맥락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또한 "이문열 씨의 문장을 읽어보면 이 씨가 친일문제에 대해 관대하면서 신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단어 하나의 차이로 트집을 잡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그러나 '엄격함'을 요구한다면 할 말은 없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의 이문열 인터뷰 기사를 보면, 이 씨가 '시대적, 역사적 상황'의 친일문제에 대해서는 관대하나 친일문제의 평가에 대해서는 범위와 기준을 세우고, '자발성', '대가성', '상쇄효과'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는 등, 신중을 기하는 것을 읽을 수 있다.
[미리보는 조간 - 7월 13일자]이문열 "나는 친일 문제에 대해서도 관대한 편이다"
6월 29일 국세청의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 발표 후, 소설가 이문열 씨가 조선일보에 기고한 시론 '신문 없는 정부 원하나'를 시작으로 이문열 씨와 관련된 공방이 '곡학아세'에서 '홍위병' 등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7월 13일자 조선일보는 하단의 광고를 제외한 8면 전면을 할애해 논쟁의 주인공인 이문열 씨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씨는 '신문 없는 정부 원하나'라는 글을 왜 썼냐는 기자의 질문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며, "어떤 사안에 대해 혐의를 잡고 단지 검찰에 고발하는 단계의 발표를 공중파 방송 3곳이 약속이나 한 듯 생방송을 하고", "'DJ 비자금 조사는 안 하느냐'고 묻는 한 기자의 질문을 아무 설명없이 끊어버리는 것은 마치 나치의 요제프 괴벨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지켜내기만 하고 뭔가를 바꿔보겠다는 노력이 없으면 발전도 없을 것이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씨는 친일문제를 예로 들면서, "내가 만약 그 20년 전에 태어났다고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할 때가 많다"며, "어느 누구든 그 혐의를 어떻게 벗을 수 있겠는가", "욕먹을 얘기지만 나는 친일 문제에 대해서도 관대한 편이다"고 말했다.
이런 친일 관련 발언이 상당한 비판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범위와 정도를 정해야 한다는 뜻으로 우리는 그것에 대한 합의가 없다"며, "프랑스와 독일의 예를 우리와 비교하면 2차대전 중 5년 '점령'당한 나라와 36년 동안 '합방'당한 우리가 어떻게 똑같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범위가 애매하면, 그 때 태어났다는 것, 그 때 살았다는 것 자체가 친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홍위병 발언에 대해서는 "다수를 확보하지 못한 정권, 그리고 국가의 공권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의 권력은 비정규, 비제도적 폭력에 기대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면서 "경찰이나 군대를 동원할 수 없을 때 이 힘을 빌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익명성에 숨어 횡포를 벌이고 여론을 호도하는 네티즌들의 언어폭력이 너무 심하다는 이 씨는 "실명제로의 전환 및, 한 사람이 하루에 올릴 수 있는 글의 수를 제한하려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또한 이 지면을 통해 호남 출신 정권에 대한 영남 출신 작가의 비판은 지역감정이 아니며, 황석영 씨는 존경하는 선배로 인간적으로 언제 만나도 반갑게 술 먹을 수 있는 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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