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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누구나가 쉽게 할 수 있지만, 그에 반해 누구나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인천시 남동구 만수4동 24통 6단지를 방문하면 이말이 무슨 뜻인지를 금방 알 수 있다. ‘동네의 왕할머니, 젓갈할머니’로 통하는 지정희(70세) 씨.

지난 5일 ‘우리동네 일꾼’ 시장상으로 선출되기 이전부터 재활용제품과 폐식용유를 직접수거하여 자비로 재활용비누(가루비누, 세탁비누)를 제작하여 이웃 주민들에 무료로 나누어 주며 훈훈한 이웃분위기를 조성했다.

동네사람들 대부분은 지정희 할머니네집을 ‘만물공장’으로 호칭한다.

계절별로 오징어, 새우젓갈 등을 담아 나누어주고, 재활용제품 등을 팔아서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는 등 이웃과 더불어 사는 만수4동을 만든 일등공신이다.

또한 생활능력이 없는 남편을 대신해 건설현장 노무자, 파출부, 시장 노점상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 5자녀를 교사, 병리사등으로 훌륭히 키워낸 강직한 어머니이기로 한다.

20년전 부천에 살면서 우연히 배운 재활용 비누제작이 지금은 재활용 비누제작에 있어 가히 ‘신의 손’으로 불리울 만큼 높은 경지에 이르고 있다.

이런 주위분들의 칭찬에 대해 지할머니는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무슨 자랑거리냐”고 호통치며 오히려 취재기자에게 재활용비누와 가루비누를 꼼꼼히 싸주며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다.

지정희 할머니는 “처음 인천으로 이사왔을 때는 무척이나 삭막하고 이웃간의 정을 못 느끼는 것 같아서 관리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단지옆에 조그마한 평상을 마련했다”며 빌딩숲 도시생활속에 찌들어사는 현대인들의 메마른 인심을 안타까워했다.

만수동 한 주민은 “지할머니는 웃어른의 좋은 본보기로 동네사람들 모두가 존경한다”고 단언한 뒤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우리 왕할머니처럼 젊은이들과 노인들의 고리역할을 하고 있는 분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고 언급했다.

‘한 달 넘게 독거할머니의 죽음을 모르고 있었다’는 현대판 고려장 이야기의 신문지상 보도처럼 점점 퇴색해가는 ‘지역사회에 이웃사촌’의 진정한 의미를 “지정희 왕할머니”를 통해 우리 모두가 새롭게 배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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