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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질서의식 F학점

9일부터 80일간 총500만 명의 관람객 유치를 목표로 이천, 여주, 광주 등 3개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도자기엑스포 2001 경기도’에 16일 현재 100만여 육박하는 관람객이 찾아오고 있다.

‘흙으로 여는 미래’라는 주제아래 다양한 전시와 많은 볼거리가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세계적으로 빼어난 도자기를 문화유산으로 갖고 있는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드높일 뿐 아니라 세계 84개국에서 출품한 2천 여 점의 도자기를 일반인이 감상할 수 있는 기회 부여라는 취지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사전준비 부족과 졸속 행정, 그리고 몇몇 시민들의 질서 의식 결여로 관람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과 휴식 공간, 장애인을 위한 시설미비 등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휴일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차량들은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주차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녀야 했으며, 이천의 경우 임시 무료 주차장으로부터 행사장까지의 거리가 약 3~4km가량 떨어져있어 상당수의 관람객들이 뙤약볕 속을 걸어 행사장까지 가고 있는 실정이다.

임시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지만 홍보 부족으로 인해 상당수 관람객이 이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몇몇 시민들은 자신들의 편의만을 생각해 버스전용 주차장이나 셔틀버스 주차장, 또는 차량 통행을 원활하게 만드는 안전지대에 승용차를 주차하여 주위 관람객들의 빈축을 사기도 하였다.

매번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지적되는 사안이지만, 이번 도자기 엑스포 역시 장애인 시설에 관한 시설 미비로 행사장을 찾은 장애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천은 행사장 정문에서부터 곰방대 가마까지 경사가 너무 급해 장애인 혼자서는 이곳을 오를 수 없게 만들어 놓고서도 그 어떤 장애인 도우미나 보조기구도 설치해 놓지 않았다.

이곳 행사장을 방문한 장애인 윤은석(서울. 남. 51) 씨는 "동행한 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곰방대 가마와 세계도자센터는 구경할 엄두도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장애인 도우미의 상주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몇몇 장애인 전용 화장실은 수리중이라는 문구를 부착해놓고 잠겨져있는 상태였고, 열려있는 화장실마저도 대부분 휠체어가 들어가 움직이기에 턱없이 비좁았다.

장애인용 핸드 레일도 부착되어있지 않아 장애인이 혼자 화장실을 이용하기 힘들게 만들어 놓았다. 말 그대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휴일 행사장에는 많은 어린이들과 노인들이 방문했지만 더운 날씨에 이들이 잠시 쉴만한 공간이 너무도 부족하여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행사장 길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게 하였다.

또한 관람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인 무료 전화와 인터넷 사용기기는 단 하나도 작동되는 것이 없어 조직위의 준비 부족을 비난하기도 하였다.

외국 관람객인 브리튼 브라운(캐나다. 남. 22) 씨와 헤더 브라이언트(미국. 여. 31) 씨는 이번 엑스포에 대해 전시관 안의 냉방시설 미비와 전시관 안의 이동방향 표시 부재, 서울에서 바로 연결되는 대중 교통이 없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하였다.

이를 증명하듯 냉방이 잘 되어있는 준비위 사무실 로비에는 더위를 식히고 가는 관람객이 상당수 있었다.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현재 약 1000 여명의 외국인만이 행사장을 다녀가 '세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행사가 되고있다.

이곳을 방문한 시민들은 졸속 행정과 준비 부족을 비난하면서도 하루 빨리 문제점을 시정하여 이 후에 엑스포를 찾는 관람객들은 자신들과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기를 바랬으며, 엑스포가 대 내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행사가 되기를 기원했다.

이에 조직위 관계자는 “현재 드러나고 있는 운영상의 문제점을 점검해 남은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조속히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혀 앞으로 빠른 시간 안에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것을 다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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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에서 사회부 기자로만 17년 근무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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