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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인간은 인간 이외의 생명체들에 대해서 오해와 악의적인 왜곡으로 일관해 왔습니다. 그것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서 유독 심했습니다. 사람과 짐승의 구별은 인간이 퍼뜨린 악성 루머의 결정판이지요.

사람 이외의 모든 동물을 짐승이라 부르며 사람은 아름다운 존재로, 짐승은 추한 존재로, 사람은 선으로 짐승은 악으로 일별해 왔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짐승 같은 놈'은 큰 욕이 된 지 이미 오래입니다.

사람에게 먹이를 주고, 부를 쌓게 해주고, 사람을 위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 당해온 '짐승들'이 대체 무슨 큰 죄가 있기에 사람은 그들을 그토록 무례하게 대하고 있는 것일까요.

동물들에 대한 사람들의 오만과 편견은 문학을 위시한 예술작품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상상력이 빈곤한 예술가들은 인간들이 만들어낸 야만적인 시간을 곧잘 '짐승의 시간'으로 전도시켜 버리거나 추악한 인간의 모습을 다른 동물들의 형상으로 그려내곤 했지요. 인간의 죄를 죄 없는 동물들을 끌어다 보속하려 한 것이지요.

저 유명한 '사람의 시간, 짐승의 시간'이란 악선동을 보십시오. 견디기 힘든 추악한 시간을 사람들은 짐승의 시간이라고 저주합니다.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사람의 시간이라 선망합니다. 정말 그런가요.

사람이 짐승이라고 부르는 동물들은 먹을 것을 얻기 위한 짧은 시간 동안만 폭력적입니다. 그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은 평화로 일관합니다.
물론 어떤 동물들, 예컨대 소나 염소같은 초식동물들은 먹이를 얻는 그 시간마저도 평화롭지요.

반면에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먹이를 먹는 극히 짧은 시간 동안만 평화롭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먹이와 권력, 명예와 부를 얻기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잔인하고 폭력적이고, 비굴하고, 추악하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사람들은 '짐승'들을 근거 없이 음해하고 비하하기 바쁩니다. 대체 '짐승의 시간'을 슬퍼하고 '사람의 시간'을 갈구해야 할 까닭이 무엇이겠습니까. 대체 사람인 것을 행복해 하고 '짐승'인 것을 저주해야 할 이유가 또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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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섬 활동가입니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당신에게 섬><섬을 걷다><전라도 섬맛기행><바다의 황금시대 파시>저자입니다. 섬연구소 홈페이지. https://cafe.naver.com/isla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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