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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호는 북미에서 가장 큰 고산 호수입니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끝자락에 자리잡은 레이크 타호는 호수면의 고도가 해발 1395m에 이르며 호수를 에워싼 수십 개의 봉우리는 높이가 최고 3068m에 이르지요.

장모님이 사시는 리노에서 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여서 타호를 자주 찾곤 하는데 갈 때마다 백두산의 천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천지가 백두산의 화산이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칼데라 호수인 데 반해 타호는 수백만년에 걸친 지층의 융기작용으로 만들어진 내륙의 산정호수라는 차이는 있지만 여러 모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먼저 천지가 중국과 북한의 관할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것처럼 타호 역시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가 각각 호수의 절반씩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타호는 호수의 길이 35Km에 폭은 12Km이고 수심은 최고 500m에 이릅니다. 천지는 호수의 둘레가 14.4km이며 수심은 최고 384m, 호수면의 고도는 해발 2257m입니다.

수치를 떠나 저를 포함해 이곳을 찾는 한국인들의 타호에 대한 첫인상은 굉장히 큰 천지를 보는 것 같다는 것이죠. 하얀 눈을 뒤집어 쓴 뾰족한 봉우리들이 호수의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천지입니다.

물론 넓이가 494제곱Km에 달해 천지에 비해서는 약 50배 가량 큰 거대한 호수라는 차이가 있지요. 자동차로 타호의 주위를 드라이브 하는 데는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타호와 천지에는 정말 큰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타호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민들의 사철 휴양지라면 천지는 비록 한민족의 땅이지만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는 평생 한번 가보기 힘든 곳이라는 것이지요.

겨울이면 타호 주위의 눈덮힌 수 많은 봉우리에서는 스키 손님들을 실어나르는 리프트들로 분주하고 여름이면 수백여대의 보트와 제트스키들이 호수를 하얀 물보라로 수 놓습니다.

노동절 연휴인 이번 주말 우리 부부는 샌프란시스코의 집을 떠나 다시 이곳 레이크 타호를 찾았습니다. 타호의 거대한 에머럴드 빛 호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저는 어느새 천지의 수면을 날아오르는 환상을 봅니다.

멋진 천지를 촬영하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얻은 <오마이뉴스>의 노순택 기자가 한 없이 부러워지는 순간입니다.

j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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