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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의 축구팀 결성은 기적 그 자체다. 우선 환경운동연합은 60% 이상을 여성 활동가들이 점하고 있고, 그나마 남성 활동가들은 기세도 허약할 뿐더러 숫적으로도 15명이 조금 넘을 뿐이다. 축구팀을 결성하는데 사실상 간신히 턱걸이하는 숫자이다.

오마이뉴스에서 시민축구단을 모집한다고 했을 때 활동가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왜 하필이면 축구냐, 농구나 여성 발야구로 하자"는 등의 요구가 빗발쳤던 것이다. 숱한 우여곡절과 논쟁 속에 축구단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15명의 남성활동가들 중에 2명은 다리 수술을 받았던 사람이고, 서너명은 숏다리이거나 너무 롱다리이기 때문에, 아무리 동네축구라지만 선수로 뛰기에는 엽기적인 신체구조이다. 또한 서너명은 연구원들이라 엉덩이만 크지 뜀박질은 거북이만도 못하다.

그러니 우리로서는 뻔한 경기에 출전한다는 게 힘 빠지는 일이라 주최측에 부전승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고, 대진표를 제일 '당나라'같은 팀으로 맞춰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다.

물론 우리는 축구팀을 구성했다. 그러나 연습 때마다 선수 명단이 다르다. 정식 멤버가 없기 때문에 11명의 명단을 완성할 수 없다. 시합 때도 대충 시간나는 사람으로 11명을 맞추어 뛸 예정이다. 어차피 그렇고 그런 선수들이고, 유니폼은 물론 축구화 있는 선수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연습 때도 구두 신은 사람에, 몇몇은 맨발이고, 그나마 나은 사람이 흰색 운동화를 신은 사람이다.

하여튼 민예총과 16일 첫대결을 해야 하는데, 어떤 선수들이 나올지 궁금하다. 우리는 유니폼이 없기 때문에 상대 선수들의 유니폼을 모방하여 비슷한 색깔로 입거나, 아예 오색찬란하게 입고 나가 상대팀의 시선을 혼란스럽게 할 예정이다.

그러나 만일 상대팀이 축구화를 신고 나오면 어쩌지. 하여튼 역사상 최초로 벌어지는 맨발과 축구화의 대결, 포지션도 없이 공가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몰려다니는 맨발의 자연주의자들을 주목하시라.

덧붙이는 글 | 김달수 기자는 환경운동연합 조직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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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대 고양시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전략홍보국장으로 일하다, <희망제작소> 뿌리센터장을 거쳐, 2010년 7월부터 경기도의원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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