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청이 팔달구공무직장협의회(이하 팔달구 직협) 창립총회를 앞두고, 같은 날짜 같은 시간에 자원봉사대회를 추진하면서 인원동원을 지시해 직협 설립를 무산시키려 했다는 의혹과 함께 직협 가입 공무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직협 구성은 지난달 21일 비상결제시스템 낙서판에 공개화되면서 같은 달 23일부터 가입원서를 받기 시작하는 등 직협 출범을 위한 실질적인 활동이 공개적으로 진행돼 왔었다.
이 과정에서 수원시청 몇몇 고위공직자와 팔달구 간부들이 직협 구성과 출범에 대해 '월드컵을 앞두고 시기상조다' '시장님이 안계시는데 구태여 지금 해야 하느냐' 등등 설득성 외압이 있어왔다.
하지만 팔달구 직협 준비팀은 지난달 28일 협의위원을 공개모집하고 지난 4일 설립에 대한 안내문을 게시한 뒤 지난 6일 가입신청서를 작성한 공무원들에게는 오는 15일 오후 2시 설립총회 개최를 통지했다.
수원시에서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출범을 알린 팔달구 직협 준비팀의 직협 출범 준비가 한창일 당시 갑자기 수원시가 한 가지 행사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0일 수원시 해병전우회는 수원시청으로 공문을 보냈다.
3119구조단 50명과 수원시해병대전우회 50명, 해양소년단 200명이 오는 9월15일 오후 3시 원천유원지 수중정화활동을 벌이겠다는 것에 대해 시의 협조를 구하는 수원시해병대전우회측의 공문이었다.
그런데 이같은 행사 협조 공문을 받은 수원시는 사단법인 경기도자원봉사단체협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2001 경기도자원봉사물결운동'의 일환으로 함께 행사를 진행하자며 수원시해병전우회측과 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수원시는, 장안구는 오는 16일 광교산 환경질서 캠페인에 민관 100명을 인원동원한다는 것과 권선구는 오는 22일 칠보산 환경질서 캠페인에 민관 200명을 인원동원해 진행할 것을 계획, 지시했다.
시는 또 팔달구의 경우 오는 15일 오후 2시 해병전우회와 구조단, 해양소년단 등 민 690명과 팔달구 공무원 10명을 참여시켜 원천유원지 수중정화활동과 행락질서 캠페인을 진행하라며 지난 3일 팔달구청으로 공문을 보냈다.
팔달구로 내려온 '수중정화활동과 행락질서 캠페인' 계획은 갑자기 내용이 바뀌기 시작했다.
시의 당초 계획안과는 달리 팔달구 직원 300명, 수원시해병전우회 100명, 수원남부경찰서 200명, 해양소년단 100명, 학생 200명 등 모두 900명이 참석하는 대형 행사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당초 행사내용도 주최자인 수원시해병대전우회가 추진했던 원천유원지 수중정화활동은 100명 규모로 축소되고 행락질서 캠페인에 800명이 동원되는 것으로 내용이 대폭 달라졌고 시간대도 공교롭게 오후 3시에서 팔달구 직협 설립총회 일정과 같은 시간인 오후 2시로 바뀌었다.
팔달구는 이같은 내용을 지난 11일 내부적으로 결제를 받고 최종 결정한 뒤 지난 12일 직협 설립총회 3일을 남겨두고 각 주민센터(동사무소)로 공문을 보내 '2001 자원봉사대회'의 일환인 '원천유원지 수중정화활동 및 행락질서 캠페인' 행사에 각 동별로 50%씩 참여하라고 지시했다.
이로 인해 직협 설립총회는 '수원시팔달구공무원직장협의회규정(안)' 제20조 성립 및 의결 규정인 협의회의 각종 회의는 재적회원 과반수 출석으로 성립되고 출석회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 가부된다는 조항에 의해 사실상 과반수 참석이 불가능해 무산위기를 맞았다.
직협 설립을 준비하던 팔달구 공무원와 수원시 공무원들은 이같은 시와 구의 행사 강행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원천유원지 수중정화활동이 매년 수원시 행사로 진행됐는데 갑자기 팔달구청으로 내려온 점과 오는 16일 장안구의 광교산 환경캠페인은 무산, 연기됐는데 팔달구는 공무원 참석률을 10명에서 300명으로 늘려 강행한 점, 수원시해병대전우회 주최 행사를 갑자기 '2001 자원봉사대회'로 변경해 수원남부경찰서를 포함시키고 팔달구청 공무원을 대규모로 인원동원한 점 등에 대해 의혹을 갖고 있다.
공무원들은 또 일정과 관련 팔달구 직협 설립총회 일정을 미리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연기하지 않고 같은 시간대에 행사를 강행한 것과 수원남부경찰서와 협조공문 등 구체적인 논의없이 전화 구두상으로 연락을 취해 갑자기 경찰까지 동원한 점, 이로 인해 수원남부경찰서가 자체적으로 협조를 요청해 경찰 200명을 참여키로 했다는 시와 경찰의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경찰은 당일 다른 행사지원으로 80여명밖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점 등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공무원들은 내부적으로 팔달구 직협이 공개적으로 출범한다는 것과 일정이 공식화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시와 팔달구 고위공무원들은 줄곧 지지와 격려보다는 외압을 가해왔었다는 행태와 행사 일정을 겹치도록 잡고 인원 동원도 공문 등을 통해 지시하는 등 무리하게 강행한 점 등으로 미뤄 직협 설립을 무산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수원시 한 공무원은 "행사가 비중이 있었다면 오히려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꼼꼼히 진행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인원동원과 일정을 맞추려는 흔적이 쉽게 보인다"면서 "현재 치러지고 있는 국제적인 행사인 수원국제음악제에도 그 만큼 인원동원을 하지 않은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라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팔달구청 관계자는 "직협 설립총회 일정을 사전에 잘 몰라서 캠페인 행사와 일정이 겹치는 줄은 몰랐다"며 "인원이 늘어난 건 경찰도 200명이나 참석한다고 해서 민원부서를 제외한 모두를 대상으로 삼다보니 300명이 된 것이지 다른 뜻은 전혀 없었다"면서 "캠페인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문제를 삼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달구 직협 준비팀 관계자는 "팔달구 직협 설립총회에 대한 안내문은 곳곳에 게시가 돼 있었고 시에서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며 "일정이 겹친 것도 이해가 가질 않지만 민간인 행사를 관 행사로 돌리고 인원을 대폭 늘린 것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면서 "이로 인해 팔달구 설립총회는 오후 1시10분으로 재조정했지만 총회가 빨리 끝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봉사대회 참석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수원시와 각 구청 공무원들은 경기도내 지자체가운데 수부도시인 수원시가 오랜 동안 공무원직장협의회가 구성되지 않은데 실망감에 휩싸여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팔달구공무원직장협의회가 15일 공식 출범을 앞둔 가운데 많은 공무원들은 지지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수원시와 각 구청 몇몇 고위공직자들은 직협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세우거나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팔달구청이 팔달구직협 설립총회 시기에 맞춰 당초 관변단체인 수원시해병대전우회가 주도했던 행사를 관행사로 변경, 공무원들의 직협 총회 참가를 저지했다는 문제제기를 받고 있다.
새로운 공직사회의 건설을 주장하며 스스로 개혁하겠다는 공무원들을 향해 국민들과 시민들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고위공무원들은 아직도 이를 무시하고 스스로의 이권에 대한 도전으로 직협을 생각한 나머지 직협 설립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공무원이 되겠다는 것을 가로막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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