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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등학교 부근 문방구, 팬시점 등에 여자어린이들을 노린 출처·성분 등이 불분명한 화장품이 난무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할 규제가 없어 어린이들의 여린 피부건강과 정서를 해치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여자어린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이 화장품들은 기초화장품부터 립스틱, 매니큐어, 글리터젤(눈 화장용 반짝이), 마스카라, 향수, 파우더 등 5~9가지 종류. 300원에서 6400원 정도의 싼값으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선택, 호기심을 유발시키고 색깔까지 화려해 초등학교 여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더구나 립스틱과 향수, 매니큐어 반짝이 등은 성인용품과 유사하고 만화 캐릭터까지 들어가 있어 일부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화장품 수집 열풍까지 불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용 화장품들은 어린이의 연약한 피부에 대한 검증이나 개인별 특성 등 안전 검증 하나 없이 무분별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알레르기성 또는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산 피부비뇨기과 정규덕 원장은 "현재 문방구나 팬시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은 전문 회사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 또는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고 또 제조원이 불분명한 화장품은 경우에 따라 수은 또는 납과 같은 중금속 성분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성인 화장품 립스틱의 경우 유해성분이 첨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먹어도 아무런 해가 없지만 출처와 성분 함량이 표시되지 않은 불량 어린이 화장품은 중금속이 첨가됐을 가능성이 높아 어린이들이 이를 먹거나 피부에 바를 경우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마산 김안과 원장은 "성인용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펄'을 모방한 어린이용 눈 화장 반짝이가 눈에 들어갈 경우 심하면 각막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여자어린이들은 팬시점 또는 문구점에서 구입한 화장품을 주로 방학기간, 수련회, 수학여행, 방과 후 호기심에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창원 모 초등학교 5학년 구모 어린이(여·12)는 "지난 4월 수련회때 반 아이들이 거의 한 가지 이상 화장품을 가지고 왔는데 어떤 아이는 가수 핑클처럼 화장을 한다고 눈에 반짝이와 아이섀도우를 진하게 바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모(여·12)어린이는 생일선물로 받은 것이라면서 가방을 열어 매니큐어와 주홍색 립스틱, 글리터젤(눈 화장용 반짝이)을 내보이며 "대부분 친구들은 수학여행 때 사용하고 학원 다녀온 후 예뻐지고 싶은 호기심에서 엄마 몰래 한번씩 바르는데 한 친구는 지난 여름방학 때 햇볕을 차단시킨다며 파우더를 사용했다가 부작용으로 얼굴에 검은 점이 생겼다. 그 후 친구들은 파우더를 바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원 D초등학교 5학년 이모(여·43) 교사는 "어린이는 어린이다워야 한다. 어린이들이 TV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을 흉내내어 머리에 물을 들이고 벌써부터 화장을 한다는 자체는 결국 어린이들 정서가 점점 쇠퇴해 가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이 문제를 철저히 단속하고 있지만 가정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조모(여·45)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교육시키기가 힘들다"며 유행하는 것이라면 무조건 따라 하려는 아이들 심리는 이해하면서도 이러한 이해가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과제에 부딪힌다고 한다.

그리고 선생님이 흰머리를 감추기 위해 염색을 하고 난 후 염색한 아이들을 향해 핀잔을 주면 아이들은 "선생님도 염색하셨잖아요?"라며 항의하는 아이들을 대할 때면 어이가 없다고 하며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판매하는 불량화장품에 대해 업주에게 자제를 부탁해봤지만 시정이 안되고 있어 이 문제는 교육청 및 행정당국의 적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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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경남연합일보 사회부기자로 사회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한 열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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