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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1일 일어난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 이후 아랍권과 이슬람권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미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을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고 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준비하고 있으며, 전 세계는 미국에게 애도를 아끼지 않는 동시에 아랍과 이슬람에 증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아랍·이슬람문화가 이번 테러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이번 사태의 본질은 무엇이고, 미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해답을 듣기 위해 한국외대 아랍어과 외국인 교수인 살라흐 마흐주브 이드라스(39) 씨를 찾았다. 그는 이집트 카이로 태생이며 올해 3월부터 이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 이번 미국테러참사를 처음 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충격이었다. 무고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죽었다."
- 많은 사람들이 테러라는 말만 들어도 아랍을, 그리고 이슬람원리주의를 생각하는데.
"언론이 아랍국가들에 행한 폭력은 보도하지 않고 우리의 저항과정만 테러라고 보도해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슬람은 원래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이며 우리 아랍사람들 역시 평화를 사랑한다."
- 이번 사건을 이슬람과 서구문명과의 대결로 보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나.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역사적으로 볼 때 문명간에는 교류가 더 많았지 충돌은 그 과정에서 생기는 부분적인 것일 뿐이었다. 국소적인 충돌을 너무 확대 해석하는 것 같다."
- 이번 사태의 원인이 어디 있다고 보나
"아랍세계 국가들에게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들이 탄압·압제를 자행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서방)언론의 편파보도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아랍국가들에 대한 유형·무형의 탄압이 진행되어 왔다. 이것이 오늘날 테러의 씨앗이 되었던 것이다."
- 아랍국가에서 미국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가.
"이중적인 현상이 있다. 정부 쪽에서는 국가적으로 이익을 보기 위해 유대관계를 희망하지만 미국에게 그 동안 억압당한 일반 국민들은 미국에 동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은 어떠한가.
"아프가니스탄은 10년 전부터 전쟁을 치러온 나라다. 게다가 내분으로 인해 기간산업들이 대부분 파괴되는 등 어려운 상태이다. ‘최빈국’이라는 이미지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보복전쟁을 하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전쟁이 평화를 불러오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쟁으로 인해 죽게되는 수많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도 이번 테러로 인해 죽게된 미국 사람들과 똑같이 무고한 생명이다. 반미감정이 더욱 높아져 중동지역 전체에 ‘테러의 물결’이 일어날 지 모른다."
- 미국이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나.
"범인색출은 국제법에 의거하여 엄정히 처리해야 한다. 또한 미국은 테러근절과 평화를 위해 전세계의 모든 국가들과 맘을 터놓고 협력해야 한다."
- 대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언론의 편파보도로 인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너무도 많다. 아랍사람들은 테러에 명백히 반대하고 평화를 추구한다. 학생들이 아랍을 진정으로 알려는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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