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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폭격이 시작되었다.
이미 예상을 했던 일이지만 지난 한달간 미국의 보복공격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는데 오늘 소식을 듣고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지난세기와 같은 전쟁과 폭력이 더 이상없는 세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평화'나 '화합', 상생(相生)이란 말이 널리 유행했던 것으로 기억이나는데 이 단어들도 결국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20세기 독일의 철학자 아도르노는 아우슈비츠 참사를 보고 난 이후 '아우슈비츠 이후에 서정시란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 말처럼 미국의 보복공격 시작으로 21세기도 역시 서정시가 어울리지 않는 시대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졌다면 9월 11일 미국의 테러사건을 잘한 일이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국내 수많은 무고한 서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행위로서 이번 테러행위는 비판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대국(大國}임을 자처하고, 세계질서을 주도해 나간다는 미국은 대응에 신중해야 했다.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아랍권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팔레스타인문제에 대한 공정한 접근과 해결모색으로 이슬람권과의 화해를 추구해야 옳았다.
작전명령 '무한 자유'.
이번 미국의 공습목적은 테러를 일삼는 탈레반 정권을 궤멸시키고 아프카니스탄의 주민을 해방시키 위한 인도주의 전쟁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동문제에 대해 조금만 공정한 시각을 갖고있는 사람이라면 '무한자유'란 미국과 서구 몇몇 나라만의 것일 뿐이며 아프간 주민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 것이다.
단지 전투기와 미사일들만이 아프간 상공을 '무한히' '자유롭게' 날아갈 뿐이다. 오늘부터 시작된 폭격은 수많은 아프간의 서민들, 특히 여성과 어린이의 희생을 불러올 것이며, 아랍권 내에서 민주화와 인권을 추구하는 세력보다는 테러에 의지하고 테러행위를 주도하는 세력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계각국을 군사화시키고, 군비경쟁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이성을 가장한 광기'를 하루속히 끝낼 수 있을까.
각국의 정치지도자들은 오직 이해관계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할 뿐이다. 여기엔 유엔도 에외가 아니다. 더 이상의 인명피해를 막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힘은 서민들,-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을 뿐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몸으로 체득해서 알고 있는- 세계각국의 서민들에게 있을것이다. 전 세계 서민들이 건전한 상식과 양심으로 연대해야만 더 이상의 무고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올 여름에 극장에서 상영됐던 이슬람권의 영화 '천국의 아이들'이 생각난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아직도 눈에 선한 영화, 그 영화속의 주인공 두자매는 오늘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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