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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노숙자 수는 얼마나 될까. 건설교통부가 민주당 설송웅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지난 7월 현재 노숙자의 수는 전국적으로 3826명에 이른다고 한다.

지하철에서 거리에서, 그리고 공원에서 초췌한 노숙자의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IMF체제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노숙자의 수는 IMF의 졸업장을 받아든 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고,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는 쌀쌀해진 가을날씨만큼이나 냉각되어 있다.

서울에서만 2800명이 넘는 노숙자들이 집을 나와 거리를 헤매고 있고,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박스, 천막 등에 거주하며 생활 자체가 어려운 극빈층도 7천 가구에 이른다는 정부조사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참으로 엄청난 숫자이다.

해결되지 않고 있는 민생문제가 한둘이 아니지만 가장 시급하게 신경 써야 할 문제는 바로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고생하고 있는 이들이다. 당장 없는 사람들이 가장 살기 힘든 겨울이 눈앞에 다가왔고, 그들이 느낄 삶의 고단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노숙자나 극빈층이 단지 그들의 잘못으로 인해서 빠져나오기 힘든 가난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들이 그런 상황으로까지 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개인의 잘못보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씨앗조차 찾아볼 수 없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

편견이나 동정을 가지고 단지 그때그때 땜질식으로 노숙자와 극빈층 문제에 대응하려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정부는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공공근로사업이나 취업 알선을 보다 우선적으로 배려해주어야 할 것이고, 몸이 아파도 제대로 치료할 수 없는 그들을 위한 의료정책도 필요하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지하철과 골목길에서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져 잠든 그들도 우리들의 아버지요, 형제이며, 함께 걸어가야 할 우리들의 이웃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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