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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 문학평론가 권성우 씨와 함께 장백 살리기 기획 강연회가 있었다. 이는 고대 앞의 인문사회과학 서점 장백을 살리기 위한 행사의 일환으로, 10일에는 김규항 씨의 강연과 11일에는 성시경 등의 가수 및 노래 동아리들의 문화제 '장란'이 있을 예정이다.

권성우 씨는 서점들의 어려움과 관련해 인문학의 위기와 역할 및 최근 문학 권력 논쟁을 중심으로 강연을 했다.

먼저 인문학의 위기라는 언명이 수사적인 차원이 있음을 지적하며, 인문학자들의 밥그릇의 위기와 본질적인 인문학의 위기를 구분할 필요성이 있음을 역설했다. 가령 호서대학의 철학과가 폐과된 것과 관련하여 대학들이 모든 학과를 다 지켜내는 것이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대응은 아니라고 하며, 전통적인 사립대학들이 보호 육성 학과를 지키고, 다수 대학들은 경쟁력 있는 특성학과를 개발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인문학의 위기는 하바드대학의 코어 커리큘럼과 같이 특정 전공학과를 다녀도 전반적인 인문사회 과목들을 이수하도록 하는 것을 대안으로 예시했다. 즉 경영학과를 나와도 경영조직 내에서 사회성과 폭넓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가질 수 있는 인문 사회적 교양을 가르칠 것을 주장했다.

또한 글쓰기와 책읽기에는 비약이 없음을 강조하며, 동서양 고전에 대한 컴플렉스에서 벗어나 70년대 이후의 한국 양서를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접근해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음을 제안했다.

두 번째 논의로 권성우 씨는 그 동안의 문학권력논쟁과 관련하여 우리 삶을 규정하는 미시권력들에 대한 이해를 제안했다. 권씨 자신은 물론 강준만, 김정란 씨 역시 그 스스로 권력임을 인정하되 투명한 자기 응시의 유무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90년대 이후 한국 사회는 스스로 왕따가 되기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변혁의 지반이 거기서 싹틀 수 있음도 강조했다.

한편 '권성우 씨가 사회적 맥락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고 텍스트 중심으로만 판단해, 김정란과 남진우 사이에서 남진우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강준만 씨의 비판에 대해 권씨는 까뮈와 샤르트르 사이의 논쟁에서 '사회주의의 사소한 모순이라도 비판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회주의를 위하는 길'이라고 한 까뮈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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