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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낳은 20세기 최고의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는 건축과 예술에 대하여, 자신과 삶에 대하여 어떤 말들을 남겼을까. 위대한 예술가가 남긴 말은 그가 남긴 예술 못지 않게 후대 사람들의 마음을 뜨겁게 끌어안는다.
"건축가는 비범한 재능과 더불어 정상을 정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희생이 뒤따르는 길이다... 건축가는 종합적인 인간이다. 건축가는 여러 가지 사항들을 전체적으로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건축가는 길고 고통스러운 연구와 인내의 반복속에서 희생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예술은 매우 고차원적인 것이며 고통과 가난을 동반하는 가운데 균형을 잡는 추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균형을 잃고 만다.."
다빈치에서 출간된 책 <가우디 공간의 환상>에는 가우디가 청년시절에 쓴 논문초고와 만년의 그를 방문했던 사람들이 기록한 어록(語錄)이 그의 건축세계를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는 141개의 사진과 함께 실려있어 흥미롭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레우스에서 가난한 구리 세공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가우디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예술의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활동했다. 그는 수많은 책들을 읽으며 책 속에서 예술을 일궈낼 줄 알았고, 바그너의 종합예술론과 괴테의 자연론에 영향을 받아 스페인 고유의 고딕 양식과 이슬람 양식을 재창조하여 대담하고 환상적인 건축양식을 완성했다.
그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보자면, 밀가루 반죽으로 빚어 놓은 듯 구불구불한 6층 아파트 '카사밀라', 기묘하고 아름다운 창문장식이 독특한 '카사 바트료',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구엘공원'은 환상적인 돌조각과 타일장식이 공원 전체를 구불구불 덮고 있는 공원으로 가우디는 이곳 택지를 분양받아 20년을 살았다. 또한 그는 같은 이름의 '구엘궁전'과 '구엘별장', '구엘성지교회' 등을 건축했다.
가우디가 남긴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은 속죄의 교회라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로 꼽힌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는 청년시절 반교권주의자였던 가우디를 독실한 가톨릭신자로 만든 건축물로써 하늘을 향해 치솟은 네 개의 탑과 생동감 넘치는 우아한 조각장식이 특징이다. 이 교회는 착공된 지 이미 115년이 지났지만 완성되려면 앞으로도 200년이 더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의 미완성에 대해 가우디는 "슬프게도 내 손으로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완성시키지 못할 것이다. 내 뒤를 이어서 완성시킬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교회는 장엄한 건축물로 탄생하리라. 타라고나 대성당의 예에서 보았듯이 처음 시작한 사람이 마지막 완성까지 보았다면 그 만큼의 웅장함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대와 함께 유능한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남기고 사라져 갔다. 그렇게 해서 아름다움은 빛을 발한다"라며 아쉬움과 겸손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책 <가우디 공간의 환상>의 미덕은 성인과 현자들의 명언처럼 가슴을 울리는 가우디의 말들과 한 장 한 장 칼라로 인쇄된 그의 건축물을 보는 장엄함이 함께 자리한다는 것.
"건축의 탁월성은 모두 빛에서 나온다", "아름다움은 진실의 광채이다", "완전한 아름다움은 살아있을 수 없다" 등, 가우디의 예술관과 종교관을 보여주는 말들은 경이롭지만, 그가 평생 단 한 차례의 강연도 하지 않았고 단 한 권의 책도 쓰지 않았다는 것은 더욱 경이롭다. 그는 알면 알수록 진정 놀라운 예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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