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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 마음에 담아둔 할 말은 합니다"

할 말은 하는 신문이라고 자신있게 떠들던 조선일보가 잠시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의 강의에 집중하는 탓에 이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지난 14일 대구지역 시민단체인 '희망의 시민포럼'(대표 박지극) 창립 3주년 기념 '후원의 밤'의 행사 일정 중 영화배우 명계남 씨가 강의를 시작할 무렵 내뱉은 말이다.

강의를 시작할 당시 행사 진행자가 그에게 메모를 건냈는데, 그 메모의 내용이 '정치적 발언은 가급적 부드럽게 할 것·특정 정치인 지지는 가급적 삼갈 것' 등의 내용이 있었던 것. 관중은 일제히 폭소를 터트렸다.

사춘기 시절, 그는 스스로의 생활을 '하나가 되는 것을 위해 고민했다'고 회고했다. 그 당시에는 그런 고민들을 하고 살았지만 지금의 그는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는 것이 좋아서 집중받는 것이 좋아서 퍼포먼스(performance)를 하는 사람이 됐다고 한다.

"그렇지만 배우는 소극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이다. '감독이 이런 역할해라'고 하면 할 뿐이다"라고 말하면서 그의 삶의 태도에 은근히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래서 이제는 이미 배우가 됐기 때문에 연기를 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다고 말하면 사회운동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 강의에서 너무 노무현 이야기와 민주당 쪽 지지발언으로 치우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을 정도로 그의 정치적 성향을 확연히 보여준 강의였다.

"제가 지지하는 당은 민주당입니다.
한나라당은 결코 같이 할 수도 없습니다."


강의 도중 다소 과격한 반응을 보인 부분도 있었는데 그것은 강의 시작 무렵에 건내받은 쪽지에서 미리 삼가달라고 부탁받은 부분이었다.

노무현과 민주당에 관한 언급에서 그의 언성은 한층 높아져만 갔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것은 역사적으로 위대한 평가를 받을만한 일이다. 반권력 운동을 하고 야당 생활을 상당기간 해온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되다니. 이것은 우리나라 조선조부터 되짚어 볼 때 처음있는 일이다. 지금 '당나라당'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정모의원같은 사람은 과거 정보국직원이었다. 당연히 반통일세력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 그는 대통령이 될 사람은 노무현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갈등을 해결할 유일한 사람이라고. 그리고 정치계에 입문한 이후로, 한번도 줄서기를 하지 않았다고. 정치계의 천연기념물 쯤 되는 사람이라고. 그런데 그런 사람이 언론을 통해서 제대로 보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었다.

조선일보는 노무현에 관한 기사 싣지 않는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그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동안 조선일보 반대 운동을 부산지역에서 벌이고 있다. 길 가운데 서서 안티조선 책자와 전단을 돌리고 사람들과 눈을 마주쳐 가면서 왜 조선일보를 읽으면 안되는지를 설명한다고 한다. 간혹 연세많은 분들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하면 끝까지 설득시키고야 만다고.

이어서 그는 "우리 사회는 이미 민주화가 됐다. 이 자리처럼 강의를 듣다가 강의자의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나갈 수도 있고 강의자가 강의 도중에 나갈 수도 있는 사회다. 그리고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도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아직 민주화가 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그것이 바로 언론이다. 그러한 조선일보를 바로 보기 위한 운동이 조선일보 반대운동의 핵심"이라면서 현재 일고 있는 안티조선운동을 평가했다.

촘스키는 "이제 이 세계에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당신이 생각한다면 당신은 정말로 희망이 없는 세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당신이 자유에 대한 본능을 갖고 있다면 당신은 현실을 변화시킬 기회를 갖게 될 것이고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당신이다" 라고 말했다.

촘스키의 말처럼 그는 현실 변화를 위해 '깡패 보스'역에서 이제는 '사회운동가'라는 하나의 배역을 더 선택했다. 명배우 명계남이, 진정한 명배우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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