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수수료 인하 건으로 마찰을 빚어오던 부평구의회 구의원들과 부평지역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회장 朴源緖, 이하 '부대연'이라함)가 드디어 한 판 대결에 나섰다.
'부대연'은 4일 부평구의회 이찬구 의장 앞으로 지난 11월 29일 낮 12시 40분 경 부평구 부평동 70-3번지 부평대우아파트 관리사무소(입주자대표회장 이석주, 관리사무소장 김영섭)에 부평구의회 사회도시위원회 구의원과 전문위원 등 10명이 몰려와 이치에도 맞지 않는 말을 하며 관리사무소장에게 '범법자' '세금포탈' 운운하며 엄포와 협박성 발언을 했다며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부대연'에 따르면 구의원들은 현장감사(?)라는 명목 하에 사전 연락도 없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부대연'이 전개하고 있는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수수료 납부 거부 건에 대해 아파트관리사무소장과 질문을 주고받던 중 한 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날 구의원들은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수수료 납부를 거부하면서 미납시킨 것이 관리사무소장의 책임인 것처럼 엄포를 놓는가 하면 입주민들에게 징수하여 관리비 통장에 입금되어 있는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수수료를 "세금"으로 지칭하며, "세금을 걷어 놓고 납부하지 않으면 세금포탈에 해당하는 것을 모르느냐"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부대연'은 지난 11월 17일부터 부평지역 72개 아파트단지 약 4만9천여 세대에 '부평지역 아파트입주민들에게 드리는 글'이란 제하의 벽보를 부착했는데 이 벽보에는 음식물쓰레기분리수거수수료 인하와 관련된 조례개정안을 보류시킨 부평구의회 사회도시위원회 소속 구의원 11명의 사진과 이름이 함께 게재되어 있다.
'부대연'은 구의원들이 벽보에 대한 앙심을 품고 관리사무소의 업무를 꼬투리 잡아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해 보려는 의도로 이같은 행동을 했다고 판단하고 이찬구 구의회 의장에게 보낸 항의서한을 통해 이날 관리사무소를 기습 방문한 10명의 명단을 밝히고 이들의 공개사과를 정식으로 요구했다.
또한 현장감사라는 명목으로 또 다시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부당한 행태를 즉각 중지할 것과 구의원들이 관리사무소의 업무에 간섭하기 보다 진정한 구민들의 대표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부평구의회 사회도시위원회 신은호 간사(부평1동)는 "이날과 같은 현장감사는 구의원들이 할 수 있으며, 구청의 행정사무감사 도중 확인할 사항이 있으면 감사를 중단하고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경우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구의원들과 관리소장 사이에 고성이 오간 적은 없고 평온한 가운데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부평구청의 청소과 행정사무감사에서 부평지역 아파트들의 음식물쓰레기 수거료가 1억원 이상 체납됐다는 보고를 처음 받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방문한 것"라고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고, 앞으로 다른 곳도 추가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럴 경우 '부대연'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부대연'은 지난 10월 17일 이후부터 부평구청 청소과에서 각 아파트단지의 음식물 분리수거용기를 플래스틱통으로 전면 교체하고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량도 교체하여 수거체계가 상당부분 개선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지난 11월 29일 월례회의에서 그동안 납부를 거부했던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수수료를 12월 중 일괄 납부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11.29 부평대우아파트 집단방문에 대한 항의서한
친애하는 이찬구 부평구의회 의장님! 그리고 구의원 여러분!
그동안 54만여 부평구민들의 복지증진과 구정 발전을 위해 애써 주신데 대해 먼저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후 제 3기 구의회가 구성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그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일부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무용론을 제기하며 구청장과 구의원의 역할을 폄하하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구의원들의 행태를 살펴보면 일부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 구의원들의 권위주의적이고 감정적인 처사가 부평구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음을 실감케 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9일 낮 12시 40분 경 부평구 부평동 70-3번지 부평대우아파트관리사무소에 부평구의회 사회도시위원회 소속 구의원 9명과 구의회 전문위원 1명 등 총 10명이 사전 연락도 없이 들이닥쳐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수수료 납부 거부에 대한 현장감사(?)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구의원들은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수수료를 납부하지 않은 것이 마치 관리소장 책임인 것처럼 추궁하는가 하면 주민들에게 수납한 수수료가 관리비 통장에 입금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걷어 놓고 납부하지 않으면 세금포탈에 해당하는 것을 모르느냐"는 등의 망발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수수료가 쓰레기처리 대행료이지 어떻게 세금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주민들의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수수료 인하를 위한 조례개정 요구에 대해서는 "상위법 저촉" 운운하면서 법을 잘 모른다고 주민들을 나무랄 때는 언제고 법(조례)을 제정하는 구의원들 입에서 쓰레기 수거료가 세금으로 둔갑할 수 있는지 한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특히 "조례를 잘못 만들어 놓은 것은 구의원들 책임인데 왜 관리사무소에 책임을 묻느냐"는 관리소장에게 "악법도 법"이라며 "고발할 테니 구의원들에게 말하지 말고 법정에 가서 말이나 잘해라"고 협박하는 데에는 말문이 막힐 지경입니다.
존경하는 구의회 의장님! 그리고 구의회 의원 여러분!
부평지역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에서는 지난해 7월, 공동주택에 대해 음식물쓰레기가 분리수거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계약체계의 불합리와 분리수거수수료의 불평등 및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등 세 가지 중점 사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왔습니다.
먼저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계약체계가 불합리하다는 것은 수거업체들과 관리사무소 간의 사계약을 인정하지 않고 구청장이 업체들과 수거대행 계약을 체결한 후 각 아파트단지에 일괄적으로 고지서를 보내 수납하는 방식은 업체들이 음식물쓰레기 수거를 제때 하지 않을 경우 주민들만 일방적인 피해를 입기 쉽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여름철 내내 부평구의 많은 아파트단지가 제때 수거해가지 않은 음식물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던 것을 익히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또한 '부대연'이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한 수거료 인하 문제도 부평구가 세대당 1,300원으로 다른 구의 세대당 1,000원에 비해 300원 정도 비싸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공동주택세대가 쓰레기봉투 값에 30%의 구보조비를 받는 단독주택 세대에 비해 세대당 월 180원씩 더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시지는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부평구청이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업체들과 수거대행 계약을 체결한 계약서 상에는 "하절기는 1일 1회 이상 수거해 가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업체들이 1일 1회 수거를 지켰습니까? 녹이 슬고 다 찌그러진 드럼통을 6~7개씩 갖다 놓고 겨우 5~6일에 한 번 수거해 가는 바람에 무덥고 짜증나는 여름철에 많은 공동주택 세대들은 파리와 구더기 및 역한 냄새와 싸워야 했습니다.
이처럼 부평구의 청소행정이 난맥상을 이루고 있을 때 주민들의 고통스런 목소리를 구의원들이 얼마나 대변해 줬습니까?
'부대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 27일 일부 구의원들의 사진이 게재된 벽보를 붙이는 한편, 부평구청 앞에서 약 600여명이 집회를 하고 부평역까지 가두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러나 구의원들은 주민들의 이러한 외침을 외면한 채 구청에서 상정한 조례개정안 마저 보류시킨 채 방치하고 있으며, 이를 보다 못한 '부대연' 소속 아파트입주자대표회장과 부녀회원들이 지난 7월 14일 구의회 방청석에서 구의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항의구호를 외쳤으며, 지난 4월부터는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수수료 납부도 거부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 당시에도 '부대연' 대표들과 부평구의회 사회도시위원회 구의원들과의 간담회를 주선하겠다던 구의원들은 그 약속을 깨버렸고 방치한 채 내버려둔 조례개정안은 누구하나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에도 '부대연' 대표단과 수 차례 면담이 있었고 이때마다 음식물쓰레기 건이 거론되곤 했지만 구의원들은 지난 3월에 각 아파트단지에 게시했던 '호소문'과 7월의 구의회 항의방청 건으로 자신들의 명예가 실추됐으니 "사과를 먼저 하라"는 억지 주장만 할 뿐 지금까지도 상황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게된 '부대연'에서 '부평구민들에게 드리는 글'이란 제하의 벽보를 붙이며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수수료 인하와 관련된 구의원들의 행태를 고발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1월 29일 부평대우아파트 현장감사에서 보여준 구의원들의 행태는 '부대연'이 붙인 벽보에 대한 앙심을 품고 꼬투리를 잡아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해 보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부대연'에서는 이 문제를 정식으로 대외에 공표하는 한편 공개적으로 항의의 뜻을 전하는 바입니다.
'부대연'은 부평대우아파트 관리사무소를 기습 방문한 구의원들의 명단을 밝히고, 관리소장을 세금을 포탈한 범법자 운운한 구의원들의 공개 사과를 정식으로 요구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현장감사라는 이름으로 정식 통보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행되는 구의원들의 부당한 행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끝으로 구의원들이 치졸하게 관리사무소의 업무에 대해 간섭하지 말고 구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이해해줄 수 있는 진정한 구민들의 대표로 거듭나기를 간곡히 당부 드리는 바입니다.
2001년 12월 3일
부평지역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회장 박 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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