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치인 팬클럽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약칭 노사모) 부산경남지부가 주최하는 영화인 문성근 강연회 겸 새내기 환영회가 17일 오후 7시 부산일보 소강당에서 열렸다. 모임의 지난날을 담은 영상물 상영과 지부회장의 여는 말로 시작된 강연회는 한 시간 남짓 계속되었다.

이 모임의 고문을 맡고 있는 문성근 씨는 강연에서 국민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민주화 세력 내부의 분열을 꼬집으며, 지금이 국민들이 나서서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할 시기라고 역설했다.

문 씨는 "기득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 조장 때문에 정치개혁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하며 "혼탁한 정치의 원인은 단순하다. 87년 이후의 지역감정 심화와 지역분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 독일통일과 현 남북상황을 비교하며 "남북의 독일식 흡수통일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나온 방안이 6. 15 선언"이라며 "세계시장은 미대륙, 유럽, 동남아로 뭉치고 있는데 유일하게 동북아만 따로 떨어져있다. 6. 15는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에 지역감정이 개입되면서 우리의 유일한 살길이 부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YS와 DJ의 업적은 분명히 있으며 이들의 재임기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부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비슷한 정책을 취했으며 둘 다 실패했을 뿐, 어느 지역 인물 때문에 실패한 것은 아니며, 그 실패의 파급효과는 모든 지역에 똑같이 미쳤다는 것이다. 또 그들이 일군 자유와 민주화는 개인이 "대통령 욕했다고 잡혀가지 않는" 현재를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3대 게이트의 공통점을 '실패한 로비'로 보는 문 씨는 "우리나라는 로비가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과거 한보나 수서사건, 더 올라가 노태우, 전두환, 박정희의 수 백억 비리와 비교해보면 3대 게이트의 액수는 몇천만 원 수준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자신이 사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어 87년 6월 항쟁의 가장 큰 한계를 '정치의 지역구도 대립'으로 보고 "지역화합만이 진정한 민주화의 방법이며 지역과 관계없는 민주화 추진세력을 기반으로 한 다수의 민주정치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같은 변화를 위한 포석으로 국민경선제를 꼽았다.

문 씨는 "20대의 투표율이 20%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지금 젊은이들이 나서지 않는다면 향후 20년간 진정한 민주화는 오지 않을 것"이라 단언했다.

역사적인 퇴보를 막고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20대의 각성이 필요하며 정치적 관심과 행동만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것이라는 말로 강연회는 끝을 맺었다.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된 강연회에 참석했던 회원과 일반시민들은 자리를 옮겨 문성근 씨와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번 강연회는 자신의 정치적 노선을 분명히 하는 몇 안 되는 영화인 중 하나인 문성근 씨가 자신의 정치성향과 그에 부합하는 특정 정치인을 공개하는 자리로 볼 수 있다. 특히 정치인 팬클럽의 고문자격으로 선 강연회인 만큼 문 씨 자신이 가진 사회적 영향력이 주최모임에 실리기를 바라고, 나아가 그 모임이 민주화 세력으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뜻에서 강사로 나선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이 모임에는 문성근 씨 외에도 명계남 씨를 비롯한 많은 대중문화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