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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 프로그램 '느낌표'를 통해 소개된 후 '괭이부리말 아이들', '봉순이 언니'가 단박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특히 이들 책들은 신간이 아니라 예전에 출판 된 책으로 다시금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게 돼 '느낌표'가 인기몰이를 톡톡해 준 셈이다.

지난 주, '느낌표'가 잠깐 맛만 보인 세 번째로 선정한 책은 바로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이다. 이 책 또한 이미 92년도에 출판된 바 있으나 이번 기회를 통해 겉옷을 바꿔 선보이며 다시금 독자들의 러브콜을 기다리고 있다.

저자인 박완서는 1970년 장편 '나목'으로 <여성 동아> 현상 모집에 당선돼 등단 한 후, 전쟁의 비극과 여성 문제 등을 신랄한 시선과 뛰어난 현실 감각으로 표현해 내 이미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이다.

이런 그가 발표한 작품인 '그 많던…'는 무엇보다 작가가 '순전히 기억력'에만 의해 쓴 것으로 주인공이자 화자인 저자의 성장 소설이다. 작가의 어린 시절인 30년대 개성에서의 생활, 그 당시 배경 소개와 더불어 전쟁으로 인해 암울했던 50년대 서울 모습까지 묘사해 냈다.

특히 자식의 공부, 출세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며느리로서의 역할도 저버리고 온갖 욕을 얻으면서 개성으로 떠나는 어머니와 이를 다소 못 마땅해 하지만 어머니의 뜻에 따라야 하는 작가, 한편 이들과는 반대로 여린 오빠로 구성된 가족들의 관계 묘사에 중심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속에서 이들 주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풍경들도 곁들인다.

더불어 이 책은 40, 50 년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면서 당시 생활 속의 소소한 것들을 통해 어렵지 않게 독자들에게 전달해 준다. 특히 1950년대, 반공 등으로 점철된 시대상은 이로 인해 한 가족의 변화상을 포착하고 이를 계기로 저자가 언젠가 글을 쓸 것 같다는 암시를 내포하고 있다.
책은 이러한 흐름을 담아 냄으로써 지금의 작가인 박완서가 '소설이라는 것'을 쓰게 된 동기를 마련한 셈이다.

한편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사실성이 뚜렷하고, 자신이 당시 처했던 상황 등을 자세히 설명함과 동시에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담고 있어 책의 가치를 더해 준다.

덧붙여 문학 평론가 김윤식 교수의 '작품 해설'이 곁들여져 이 작품에 대한 세심한 설명과 더불어 박완서의 작품 세계를 들여 볼 수 있는 기회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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