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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날을 여는 첫 축제'

2002 탐라국 입춘굿 놀이가 4일 제주시 관덕정 마당에서 도내 문화예술인과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3일 낭쉐코사(木牛告祀)와 풍물판굿 등의 전야제 행사에 이어 열린 이날 본제에서는 오전 11시부터 놀이패 신나락과 놀이패 한라산을 필두로 19개 마을 걸궁패가 제주시청 정문-남문로-중앙로-관덕정까지 낭쉐(木牛)를 앞세워 시가행진을 하며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거리굿을 벌였다.

이어 관덕정 앞 무대에서 김윤수 칠머리당굿 보존회장의 '입춘굿'과 인간문화재 '춤꾼' 이애주(서울대 교수) 씨의 '살풀이 춤'이 이어졌다.

가수 정태춘 씨는 '떠나가는 배' '나 살던 고향' '황토강으로' 그 가사를 즐겨 부르던 30-40대의 향수를 자극했다.

초청공연으로 진주오광대의 '문둥놀음', 제주 민중가수인 최상돈 씨의 노래마당, (사)민족미학연구소의 봉산탈춤이 잇따라 보여 관람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행상의 하이라이트인 돌하르방 춤, 오방각시춤, 세경놀이, 가시춤, 영감춤으로 짜여진 '입춘탈굿 놀이'에서는 관람객들이 엉덩이를 들썩이는 등 축제의 분위기가 정점에 달했다.

제주시 주최, 탐라국입춘굿놀이 전승보존회(회장 문무병)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전 출연진과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물난장'판으로 막을 내렸다.

입춘굿 유래

제주도의 입춘굿놀이는 고대 탐라국 시대의 왕이 '몸소 쟁기를 잡고 밭을 갈던' 친경적전(親耕籍(대죽변 없음)田)의 유습이 조선시대에 와서 목사가 제주(祭主)가 돼 전도의 심방(무당)에게 의뢰해 1만8000 신들을 청하고 대접하는 '풍농굿'이다.

이는 고대의 국행사전(國行祀典)이었던 나례(儺禮) 의식이 발전한 관민합동의 나희(儺戱)로써 풍농굿과 제주목 관아의 문굿이 복합된 굿놀이였으며 뒤에 여흥으로 탈굿놀이인 입춘탈굿놀이가 말미를 장식하는 완성형 입춘굿놀이가 되었다.

사료에 근거하면, 고대의 탐라국제는 음력 섣달 그믐날에 묵은 해의 마귀와 사신을 쫓아내려고 베풀던 나례(儺禮)와 탐라왕이 몸소 친경적전(親耕籍田)하던 유습의 결합으로 이루어졌다.

나례의식은 액막이와 문굿, 친경적전의 유습은 모의적인 농경의례로써 풍농굿의 결합이다.

이를 고대의 <입춘굿>이라 한다면, 조선 시대 제주목 관아의 <입춘굿>은 고대의 <입춘굿>에다 거리굿이라 할 수 있는 걸궁(花盤), 나무로 소를 만들고 지내는 목우(木牛) 고사, 소를 모는 퇴우(退牛)가 결합되어 이뤄졌다.

이는 고대의 입춘굿이 나례[儺禮 : 탐라국제]에서 나희[儺戱 : 관아굿] 형태의 변모이면서, 거리굿과 놀이굿이 결합하여 확대 발전한 것이다.

그리고 20세기 초에 완성된 <입춘굿놀이>는 무격잡희(巫覡雜戱)가 제주 무속의 굿놀이를 통하여 연희적 요소를 강화하면서 막판에 <탈굿놀이>가 결합되었다.

따라서 오늘의 <입춘굿놀이>는 거리굿(걸궁), 당굿, 문굿, 풍농굿, 탈놀이 등이 결합된 종합적인 굿놀이로 완성된 것이다.

낭쉐코사(木牛告祀)

입춘전날 나무로 소를 만들고 금줄을 쳐서 부정을 막는 고사가 있었는데 이를 낭쉐코사(木牛告祀)라 한다. 이 고사를 지내기 위하여 만드는 낭쉐(木牛)는 입춘날 탐라왕이 시범으로 백성들 앞에서 직접 밭을 갈아 농사를 짓던 '입춘춘경(立春春耕)' 또는 '친경적전(親耕 田)'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하여 특별히 제작한 신성한 소다
.
낭쉐를 만들면 금줄을 치고 부정을 막아 신성한 장소에 보관되어야 한다.

낭쉐(木牛)는 탐라왕이 끌던 신성한 소이며, 소의 신이며, 목축의 신, (소)태우리('소몰이꾼'의 제주 방언) 신의 하위 신이다. 그러니 낭쉐(木牛)도 농경의 신의 일종이다.

따라서 몸을 깨끗이 하고 정성을 다하여 낭쉐(木牛)를 경건하게 잘 모시고 금줄을 쳐서 부정타지 않게 하는 일은 낭쉐코사를 담당한 제관들의 금기다. 즉, 낭쉐코사는 나무로 만든 소를 신성한 소로 만드는 의식이라 할 수 있다.

전상놀이

전상(前生)이란 '전생의 업보'에서 유래한 것으로 '가난'이라는 나쁜 전상을 쫓고 '부(富)'라는 좋은 전상을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놀이다.

따라서 제주목관아의 액을 막고, 관리들의 나쁜 전상을 내쫓고 좋은 전상을 불러들이는 굿이기도 하다.

세경놀이

풍농굿의 일종으로 성행위와 임신, 출산의 과정을 자연의 질서속에 대입해 획득한 주술적 놀이굿이다. 남편과 시부모의 학대에서 도망쳐 나온 여인이 들판에서 강간을 당해 임신, 출산하는 내용으로 생산·풍요의 의미에서 벗어나 맵고 쓰라린 시집살이의 한을 성적이고 회설적인 풍자속에서 희화해 보여준다.

오방(각시)춤

각시탈을 쓰고 동(靑).서(白).남(赤).북(黑).중앙(黃)의 오방춤을 추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각시탈은 밭을 상징하며 여자와 대지 역시 땅과 생산의 터전을 일컫는다. 오방각시춤은 오방색 각시탈을 쓴 기생들의 춤이다.

제주도에서는 농사를 짓는 밭을 '세경' 또는 '세경땅'이라 한다.
그리고 농경신(토신) '자청비'를 '세경할망', '제석할망' 또는 '세경신'이라고 한다. 그리고 풍농굿으로써 성행위, 출산, 육아, 농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는 굿놀이 '세경놀이'를 한다.

풍농굿에서 여인은 세경 밭과 동일시 된다. 그러므로 오방 각시춤은 여인의 춤으로 의인화된 밭갈이의 춤이다. 세경땅을 놀리는 신의 춤이 인간의 춤으로써 젊음과 여름으로 상징화된 각시춤으로 바뀐 것이며, 오방각시를 놀림으로써 땅을 기름지게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입춘탈굿놀이

첫째마당(탈춤마당)의 '돌아르방춤' '오방각시춤' '몰놀이' '보리뿌리점'에 이어 둘째마당(각시마당)에서 '세경놀이'와 '시집살이'가 이어진다. 세째마당(영감마당)에서는 '각시춤과 영감춤' '현신문안' '세경놀이 해산장면'을 연출하고 네째마당(할망마당)의 '영감춤' '할망춤' '상여놀이'에 이어 다섯째마당(펭돌이마당)에서 농사짓는 과정을 보여 주는 일노래와 서우젯소리를 매듭을 짓는다.

덧붙이는 글 | <도움말>(사)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 문무병(011-9660-3423 / 064-755-7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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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대자(大者)는 그의 어린마음을 잃지않는 者이다' 프리랜서를 꿈꾸며 12년 동안 걸었던 언론노동자의 길. 앞으로도 변치않을 꿈, 자유로운 영혼...불혹 즈음 제2인생을 위한 방점을 찍고 제주땅에서 느릿~느릿~~. 하지만 뚜벅뚜벅 걸어가는 세 아이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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