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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의 자산가치는 얼만큼 일까'

'2002 탐라국 입춘굿놀이'를 맞아 전야제 행사 중 하나인 '학술세미나'가 3일 제주시 정보문화센터에서 '지역축제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열렸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탐라국입춘굿놀이전승보존회가 주관한 이번 학술세미나는 입춘굿놀이의 발전과 지역간 문화교류와 연대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특히 이날 세미나는 '문화의 세기인, 21세기를 맞이한 시점에서 '유형문화' 보다 '무형문화재'에 대한 가치의 중요성을 일깨운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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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의 법고창신(法古創新)-지역문화정책의 질적 전환을 꿈꾸며'를 주제로 발표한 주강현 우리민속문화연구소장.

그는 먼저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정책은 일찌기 일제시대에 도입된 유형중심 문화관에 젖은 채 무형문화에 대한 자산가치를 몰각하고 있다"며 "제주도 역시 고고학적 문화유산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제주민의 심성을 잘 드러내거나 입춘굿 같은 전형적인 지역의 무형문화는 대단히 소중한 무형문화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은 물론 지방에서도 무형 보다는 유형중심의 문화관과 문화정책에 쏠려 있다”며 "한국의 경우 유별나게 편차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무형문화전승을 책임진 문화재청의 총 예산가운데 무형문화예산은 불과 4% 불과하다"며 "이 가운데 70% 이상이 인건비와 경상비 등의 고정비용에 쓰여지는 게 현실"이라며 무형문화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했다.

아울러 "앞으론 전통과 현대의 조화, 남성중심이 아닌 여성문화로의 전환, 지자체의 지역 문화 활성화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형의 문화는 민족문화를 구성하는 근본 토대일 뿐더러 21세기를 대비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자산이기 때문에 자본제적 시장논리로만 재단할 수 없는 문화적 자산가치를 지닙니다."

그래서 "현재의 무형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푸대접'은 지극히 커다란 정책적 오류이자 편향으로, 끊임없는 문화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정말 21세기에는 그 동안 십수 년 동안 진행됐던 죽음(죽임)의 문화에서 삶(살림)의 문화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문화적 화두에 적극 대응하는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그는 "환경에 대한 인식, 전통과 현대의 조화, 유교적 경학(經學) 중심이 아닌 기학(氣學)으로의 전환, 남성 중심이 아닌 여성문화로의 전환, 분단에서 통일분화로의 전환, 글자문화에서 시각문화로의 전환, 내륙에서 바다로의 전환 등을 모색해야 한다"며 발상의 전환을 넘어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끝으로 그는 "무형문화를 중심으로 생태환경문화, 기(氣)문화, 통일문화, 미술문, 해양문화, 지역문화, 문화산업, 민속학, 인류학, 종교학 등과의 학제간 결합을 통해 새로운 고민을 해야한다"며 "무형의 문화를 잘 보존하는 것은 결국 문화산업의 강국으로 가는 절대적인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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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대자(大者)는 그의 어린마음을 잃지않는 者이다' 프리랜서를 꿈꾸며 12년 동안 걸었던 언론노동자의 길. 앞으로도 변치않을 꿈, 자유로운 영혼...불혹 즈음 제2인생을 위한 방점을 찍고 제주땅에서 느릿~느릿~~. 하지만 뚜벅뚜벅 걸어가는 세 아이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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