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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경남지부가 오는 8월에 있을 도교육위원 선거에 후보를 낸다. 지부는 지난 2월 28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박종훈(43) 경남사립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전교조 경남지부가 교육위원 선거에 후보를 낸다. 당선 여부와 함께 선거운동 등에 있어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박종훈 위원장을 만나 선거운동 방향과 함께, 최근 지역 교육 현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 보았다.

박종훈 위원장은 창원 문성고 교사로 있다가 한 학기 휴직한 상태다. 경남대를 나와 1984년부터 문성고에서 교사 생활을 했다. 지난해는 경남대에서 박사학위(논문 '사회적 합의의 노동정치-노사정위원회를 중심으로')를 받았다. 전교조가 출범한 1989년 문성고 분회장을 맡았고, 1994년 전교조 창원지부장 등을 맡았다.

경남의 도교육위원 선거구는 4개다. 박종훈 교사는 경남 제1선거구(창원 진해 함안 의령 합천 거창)에 출마한다. 지역도 넓고 학교운영위원 전체가 선거인단이기 때문에 활동폭도 이전보다 많이 넓어졌다.

박종훈 교사는 요즘 문성고 도서관에서 도서 업무를 보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학생 가르치는 일과 선거운동 중 어느 것이 재미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어떻게 보면 선거운동이 교사보다 서너 배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재미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을 만나 교육 현장의 각종 문제점을 듣고, 이해시키는 것이 학생 가르치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는 것이다.

박종훈 교사는 교육위원 선거에 왜 출마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면서, "대접받는 교육위원이 아니라 일하는 교육위원으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종훈 교사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 현재 경남도교육위원회는 잘 하고 있다고 보는가?
"지금까지 교육위원은 3부류가 있었다. 교육관료 출신으로 경로당 삼아 있는 위원, 교수 중에 정년을 앞두고 취미 삼아 하는 위원, 각종 이권 단체의 로비스트로 있는 위원 등이다. 다분히 지금까지 교육위원들은 학교를 찾아다니며 대접만 받아 왔지,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교육위원회를 젊고, 일하는 분위기로 만들어야 한다."

- 교육위원회의 바람직한 자세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학생과 교사 학부모 교육청 등 교육 주체들에게 '전달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 역할이 중요하다. 교육위원들만이라고 집행부에 대한 견제를 충실히 했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교육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학교 도서관에 사서가 꼭 필요"

- 학교 도서관 운영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교육위원이 되면 학교 도서관을 제대로 살려보고 싶다. 지금까지 도서관은 책 창고였다. 독서하고 사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요즘 아이들이 컴퓨터에 빠져 '컴퓨터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교육청도 마찬가지인데, 컴퓨터와 관련한 행사 지원은 쉽게 되지만 독서 분야는 그렇지 못하다."

박종훈 교사는 문성고 도서관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이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위원이 되면 도서관 활성화 방안을 구체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책만 사준다고 다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도서관은 학생들의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모든 학교에서 보면 도서관 위치로 가장 좋은 곳은 교무실이 있는 곳일 것이다. 도서관이 정숙해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음악도 틀고 영화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는 도서관 사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을 따뜻하게 맞아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 학교에서 교사들의 희생만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경우는 지속적일 수 없다. 학부모 등으로 자원봉사자를 쓰더라도 사서를 두어야 한다. 도교육청의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지만, 사서를 확보하도록 하겠다."
문성고는 창원전문대 문헌정보학과를 나온 사서를 자원봉사자로 두고 있다.

"학교 안전사고 전담 부서 신설 필요"

- 요즘 학교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집사람이 다니는 학교에서 몇년 전 갯벌탐사를 갔다가 학생 한 명이 안전사고를 당한 일이 있었다. 수습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학부모도 힘들었겠지만, 담당 교사는 1년 넘게 시달려야 했고 경제적 부담까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이런 일이 있은 뒤 그 학교는 일체의 야외체험학습을 중지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들이 얼마나 피해를 보고 있는가."

- 학교 안전사고와 관련한 바람직한 대책이 있다면?
"여러 가지 방안이 있다. 도교육청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우선 학부모를 동행하도록 해 안전보조원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학생들이 자주 갈 수 있는 야외학습체험장을 도교육청에서 지정해 주고, 해당 시·군교육청에서 안전요원을 배치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사고가 났을 경우 해당 학교에서 수습할 것이 아니라 도교육청에서 전담 부서를 두어 처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전근대적인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 요즘 학교 현장마다 학교운영위원회 구성이 한창인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학교운영위원회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래도 공립은 좀 나은 편인데 사립은 아직도 절차를 무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운영위원회가 실질적인 심의·의결기구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교운영위원회만 제대로 가동되었더라도 최근 적발된 공사 비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학교 공사 비리, 외부감사위원 참여해야

박종훈 교사는 최근 경남도교육청 관내 공사 비리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지난 주 50명이 넘는 학교 관계자들이 적발되었는데, 경남 도내 곳곳에서 학교 공사 비리가 자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 도내 학교 공사 비리에 대한 도교육청의 대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경남도교육청이 문제다. 지난해 12월 양산에서 공사 비리와 관련해 구속사건이 벌어졌을 때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4개월이 지나지 않아 또 터졌다. 이번에 도교육감은 300만 원 이상 공사에 대해 전면 감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말이 안된다. 이를 경우 대상 학교만 해도 400개가 넘는다. 어떻게 실질적인 감사를 기대할 수 있는가. 도교육청은 1개월만에 실시한다고 했는데, 따져보면 한 건당 감사 시간이 20분씩이다. 전혀 기대할 수 없다."

- 학교 공사 비리를 없앨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해 보았는가?
"먼저 외부 전문가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 세무와 회계 전문가를 투입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표본감사제도와 정례화가 필요하다. 1년에 초등과 중·고등, 사립과 공립 등 몇 개의 학교를 선정하여 감사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었다. 외부감사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 선거운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전교조에서 조직적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공약 개발도 하고 있는데, 우선 전교조 지부에 공약 제시를 요구해놓고 있다. 우선적으로 각 학교 운영위원회에 건전한 생각을 가진 학부모들이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학교운영위원회가 구성되고 나면 4월부터 위원들을 만나러 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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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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