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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 데뷔 이래 아름다운 가사와 화음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여행스케치가 9번째 음반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여행스케치와 나와의 추억은 고등학교때 기숙사에서 막 잠이 들기 전에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별이 진다네'라는 노래를 우연히 듣게 되면서 부터 시작된다.

깜깜한 밤에 내 귓속으로 타고 흐르는 풀벌레 소리와 노랫말은 너무나도 깊은 첫인상을 심어 주었다. 기숙사에 있으면서 여행스케치를 만날 수 있었던것은 라디오를 통해서 우연히 듣는 그들의 노래가 전부였다.

그러다가 어느날 학교 앞 음악사에 들러 여행스케치 노래가 들은 테이프를 사고는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그날 따라 기숙사로 돌아가는 걸음은 가벼웠고, 그 때 만큼 빨리 기숙사에 들어가 앉고 싶은 때가 없었던것 같다.

자리에 돌아오자 마자 카세트를 꺼내 들었다. 물론 자습시간에 음악을 듣다가 사감선생님에게 들키면 카세트 테이프는 물론 카세트까지 압수를 당한다.

몰래 먹는 음식이 더 맛이 있는지 모르지만 몰래 듣는 음악은 맛이 없었던 것 같다. 위험을 감수하기엔 내 보물이 너무 소중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다.

그래도 몰래 책장 사이로 볼수 있는 건 테잎과 함께 들어 있는 가사집이었다. '다 큰 애들 이야기'라는 제목을 가진 앨범에는 교복을 입은 사람들에 사진이 있었고 난 그 때 처음 그들이 여행스케치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어느 사람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의 어디를 맡고 있는지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나만의 여행스케치였다.

그 때 당시 최고의 인기는 서태지 였고, 서태지의 노래와 춤은 소풍을 가서 장기자랑 순서에서도 단연 최고의 인기였다. 다른 친구들이 서태지의 노래 가사를 하나도 안틀리고 모두 따라 부를때 나는 마치 남들이 모르는 보물을 숨겨두고 혼자 몰래 지켜보는 사람처럼 여행스케치와 함께했다.

오랜동안 혼자서만 그렇게 좋아하는 줄만 알았는데, 같은 보물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를 '가족'이라고 부르며, 그들이 모여있는 곳을 '여치마을'이라고 불렀다.

여치마을에 여치가족들은 함께 공연을 보는 일 부터 시작해서 MT도가고, 체육대회도 함께 했으며, 얼마전에는 그들만의 작은 공연까지 해냈다.

여치마을 가족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은 바로 여행스케치가 공연을 한다는 소식인 것 같다. 오는 5월 여행스케치의 아홉번째 음반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는 소식이 들렸고 여치마을 가족들은 공연을 한달 앞둔 지금부터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같이 공연 보러 갈 사람도 섭외해야 할테고 공연 스케줄에 맞춰서 약속도 잡아야 했다. 여치마을 가족들의 5월달 달력엔 벌써부터 큰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을 것이다.

공연을 앞두고 타이틀 공모전을 팬들과 함께 했었던 여행스케치가 이번에는새롭게 발표 할 음반에 실을 노래 제목과 같은 '달팽이와 해바라기'라는 타이틀을 내 놓았다.

달팽이와 해바라기라는 공연에 대해서 소개하는 글을 읽었지만, 여행스케치가 이야기하는 달팽이와 해바라기가 무엇인지 이해하기에는 부족했다. 비록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그 반면에 무슨 이야기를 할까 하고 궁금증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달팽이와 해바라기? 달팽이? 해바라기? 여행스케치?

5월 26일 같이 공연을 볼 친구랑 약속도 미리 해 두었고, 천천히 그 궁금증을 즐기면서 나는 한달전 벌써 부터 행복해져 있고,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확인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해 줄 생각을 하니 공연이 끝난 한 달 후가 또 미리 행복해 있다.

덧붙이는 글 | 여행스케치 9집 발매 기념 공연 " 달팽이와 해바라기 " 

공연개요  

일시 : 5월 24일(금) ~ 5월 26일(일)

24일(금)(오후 8시)/ 25일(토)(오후 4시, 7시30분)/ 26일(일)(오후 3시, 6시30분) 

장소 : 서울교육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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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만들기 수업을 거친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입니다. IT/인터넷 업계에서 기획자로 일했고, 코워킹 스페이스를 창업하고,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활동하다가 현재는 삶을 위한 자유학교 운영자이기도 합니다. 쉼과 전환을 위한 안전한 실험실 - 자유학교 https://www.jayusko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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