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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들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각자 다르겠지만 인도를 생각하면서 타지마할을 떠올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엽서를 통해서나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그 타지마할은 무덤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만든다.

뉴델리역 2층에 있는 외국인전용창구에 가서 아그라행 열차표를 120루피(2등석)에 사면, 3시간의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인도의 기차에도 우리의 새마을호, 무궁화호와 같은 구별이 있는데 아그라행의 경우 익스프레스가 약 40분 정도 빨리 도착한다.

기차는 정말 많은 객차를 달고 움직이는데 1등석부터 4등석 정도로 구별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타고 간 2등석이 꽤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1등석에도 에어콘이 나오는 것, 에어콘이 나오면서 침대인 것, 침대이면서 음식이 제공되는 곳 등 6~7개 정도로 구별이 되고 그 다음이 2등석이다.

2등석은 조금 딱딱한 의자가 주어지는데 인도 철도는 2층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서 짐을 올릴 수도 있고 올라가서 잠을 잘 수도 있다. 2인으로 배정된 좌석을 4명 정도는 여유있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공간은 넓고 최대 7명 정도도 앉아서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지금은 밀이 익는 계절이여서인지 기차 밖으로는 황금색의 밀밭을 감상할 수 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더운 열기와 하루종일 돌려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선풍기, 그리고 시종일관 '짜이 짜이'를 외쳐되는 사람과 아이들을 데리고와 노래를 불러주고 돈을 받는 사람 등.

기차역에서는 "김밥이요~ 김밥"을 외치는 사람처럼 점심을 주문받고 다음역에서 음식을 배달해주는 사람 등 많은 소음과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인도의 기차라는 이유 하나로 그리고 지금 타지마할을 가는 중이라는 이유로 모든 고통은 여행의 묘미로 변모한다.

아그라역에 도착하면 오토릭샤를 하나 대여하고 타지마할과 아그라성 그리고 주위의 관광지를 돌면 된다. 기차역 안에 있는 안내데스크에 가면 아그라지도도 얻을 수 있고,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아그라에서 볼 만한 곳은 아그라성과 타지마할, 작은 타지마할과 몇 개의 사원 정도인데 타지마할에서 먼저 입장권을 사면 나머지 곳의 입장료를 할인해주는 혜택을 준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본인의 경우 타지마할이 바라다보이는 여관에서(5인에 4500원) 하루밤을 묶으면서 해지는 저녁의 타지마할과 달빛으로 보이는 검은 실루엣의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저녁을 보내고, 아침 일찍 일어나 6시에 입장을 했다.

입장료는 외국인은 750루피이고 인도인은 20루피이다. 인도는 어느 곳이든 외국인 입장료가 10배 이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해도 뜨기 전에 들어가서 바라본 타지마할의 첫느낌은 생각보다는 작다는 것이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웅장함을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는(물론 크지만) 크지 않았고, 엽서에서 보았던 수로와 나란히 서 있는 나무들도 생각보다는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타지마할에 10분 정도 서 있자 왠지 모를 평안함이 느껴졌다. 타지마할과 타지마할 위를 날던 새들의 날개짓을 보면서 다른 잡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핑크빛'으로 치장된 인도여행 서적과 인도이야기에 식상해 있던 차에 타지마할이 주는 경이로움과 타지마할 안에서 인도인이 외쳐되던 "알라는 위대하라"는 말의 메아리에 감동을 받았다.

타지마할의 뒤편으로 도도히 흐르는 아그라강변은 서양의 장원제도를 연상케하는 모습으로 농작물이 지어지고 있는데 아침녁 물안개를 끼고 도는 아그라강의 모습도 잊을 수 없다.

왕의 첫 계획은 아그라강의 건너편으로 검은 무덤을 만들어서 그 사이를 구름다리로 연결하려고 했었다고 하는데, 그 계획이 성공했었다면(물론 그러려면 수백의 사람이 죽고 수천의 사람이 노역을 하여야 했겠지만) 세계에서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명승지가 되었을 것이다.

인도 어디를 가나 감동받지 않을 곳 없지만, 명성에 버금가도록 타지마할은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어느 곳에서나 찍어도 '엽서사진'을 만들 수 있는 타지마할 여행은 인도에 들리면 꼭 찾아야 할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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