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탄압 저지와 노동3권 쟁취를 위한 투쟁 결의대회가 28일 오전 10시 40분께 전남 장흥에 위치한 제암산 기슭 공설묘지에서 공무원노조 산하 전남지역본부 조합원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산하 전남지역본부 주관으로 열린 이날 대회는, 전국공무원노조가 지난 27일 전국적으로 실시한 공무원노조 탄압 저지와 노동3권 쟁취를 위한 공무원노동자 투쟁결의대회와 지역본부 출범식이 전국 곳곳에서 경찰의 저지가 이어지자 전남지역본부도 이를 감안, 이날 전국대회를 하루 늦춰서 경찰을 따돌리고 전남 장흥 제암산에서 전격적으로 실시한 것이다.
이날 대회는 염동필 전남지역본부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민점기 본부장의 대회사에 이어 정관범 전남지역본부 수석 부본부장이 출범선언문을 낭독했다.
정관범 수석부본부장이 출범선언문에서 "우리 90만 공무원노동자들은 그토록 목말라 했고 애타게 기다리던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밝은 세상으로 첫 발을 내 딛는 엄숙한 순간을 맞이한 것"이라고 선언문을 읽어 내려가자 참석한 300여 명의 전남지역본부 조합원 및 그의 가족들은 '투쟁'이란 구호를 연신 외치며 결의를 다졌다.
이어 투쟁 결의문을 낭독한 오영택 전남지역본부 해남지부장 투쟁결의문에서 "2002년 3월23일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동조합 결성을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탄압으로 인해 지도부 5명이 구속되고 3명은 수배 및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라며 "현재 우리 공무원노동자는 초대지도부의 산곡성당 농성을 시점으로 전국적인 1인 시위 전개 및 대정부 규탄성명서 발표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대정부 건의문 채택,등 국제적으로도 ILO, OECD, PSI와 함께 시급한 대처를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날 출범한 전남지역본부는 향후 시민.사회,노동단체로 구성된 공대위을 강화해 공직사회개혁과 공무원노동조합 합법화를 위한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다음은 이 날 출범한 전남지역본부 출범선언문과 투쟁 결의문 전문이다.
덧붙이는 글 | 전국공무원노조 전남본부 출범선언문
오늘, 우리 전남의 공무원노동자들은 반세기 굴종의 올가미를 벗어던지고 국민에게 사랑 받는 참공무원으로, 역사발전의 주체로서, 공직사회 개혁의 대상이 아닌 주체임을 천지신명께 고하고 만천하에 선언한다.
우리 90만 공무원노동자들은 그토록 목말라 했고 애타게 기다리던,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밝은 세상으로 첫발을 내딛는 엄숙한 순간을 맞이한 것이다.
우리 공무원들은 지난 50여년간 권력과 자본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꼭두각시요 앵무새 였으며,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벙어리로서,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로서, 손과 발이 있어도 스스로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인간으로서의 삶을 강요당하는 억압과 굴종의 연속이었다.
결국 우리는 국민들로부터는 정권의 하수인이요, 부정부패의 장본인으로 원망과 질책의 대상이었고, 정권은 정권대로 정권유지의 도구로 이용했다.
정권이 바뀔 때면 어김없이 정권의 정통성 확보를 위한 희생양으로 우리들에게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는 악순환을 당해 왔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제각각 인간임을 선언하고 제몫 찾기에 열을 올릴 때도 우리는 특별권력관계라는 두터운 껍질 속에서 복종과 침묵으로만 일관하였다.
하지만, 이제 우리도 더 이상 굴종의 역사 속에서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다.
지난 3월 23일 부패한 권력의 온갖 방해와 탄압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인 전국공무원노조를 건설하였고, 오늘 전남본부 출범을 온 국민과 정부에 알리고자 한다. 이는 지난날 군사정권에 의해 빼앗긴 노동자라는 이름과 천부인권을 되찾는 것이며, 민주노동운동에 당당하게 참여하여 역사발전에 기여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또한, 권력과 가진자들에 의하여 흔들려온 공직사회를 곧추세우고,
오랜 세월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온 공직사회를 내부로부터 혁신함으로써 올바른 나라, 상식과 정의가 바로서는 나라를 만드는 데 주체가 될 것이다.
이제 90만 공무원노동자의 이름으로 만천하에 선포한다.
세상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공무원노조 전남본부가 설립되었음을......
2002년 4월 28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남본부
공무원노조 탄압 저지와 노동3권 쟁취를 위한
공무원노동자 투쟁 결의문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탄압과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전국공무원노조는 2002년 3월 23일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노동조합을 결성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핵심지도부 5명을 구속하고 3명에 대해서는 수배 및 체포영장을 발부하였으며, 전공무원노조비대위원장을 파면하는 등 강경 탄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의 공무원노조 대의원들과 주요 간부들에 대해서는 징계절차를 진행하는등 이성을 상실한 채 공무원노조를 와해하고 부패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이에 우리 공무원노동자들은 초대지도부의 산곡성당 농성을 시점으로 전국적인 1인시위 전개 및 대정부 규탄 성명서 발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대정부 건의문 채택 등 공무원노동자와 시민사회단체 및 민주노조를 비롯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공무원노조를 지지하고 정부에 공무원노조 허용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한국을 특별감시대상국으로 지정하였고, ILO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구속 공무원노동자 석방과 수배 해제를 한국정부에 요청하였으며, 국제공공노련(PSI)에서도 ILO총회에서 한국의 공무원노조 탄압을 폭로하고 시급한 대처를 촉구하기도 하였다.
아울러 김대중 대통령은 선거공약으로 공무원노조 허용을 약속하였고,
1989년 평민당 총재 시절에는 자신의 주도로 국회에서 공무원노조법을 통과시키기도 하였음에도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공무원노조 결성을 방해하고 급기야는 민주적으로 건설한 공무원노조를 탄압하는 등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국제사회에서도 한국을 웃음거리로 만듬으로써 역사에 크나큰 범죄와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전남본부는 90만 공무원노동자의 열망과 전국민적 염원을 무시한 채 폭력적인 탄압을 계속할 경우, 이 정부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요청을 무시한 반민주, 반역사적 정부로 기록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우리 공무원들을 옭아맨 반세기 굴종과 부패의 쇠사슬을 끊고 일어선 지금, 그 어떤 탄압으로도 공무원노조 사수와 노동3권 쟁취를 향한 우리의 투쟁을 막을 수 없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민주화를 바라는 모든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공직사회개혁을 염원하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공무원노조를 지켜나갈 것임을 천명하며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공무원노동자에 대한 구속·수배·징계 철회를 촉구하며,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에 맞서 강력히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공무원노조 사수와 공무원노동3권 쟁취를 위해 총력투쟁 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온갖 부정부패를 완전히 추방할 때까지 반민주, 반노동자적 정권과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모든 국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전체 노동자·민중운동 진영과 연대투쟁 할 것을 결의한다.
2002년 4월 28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남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