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손종국 총장이 재단의 족벌화, 파행적인 인사행정, 교수 임용에 따른 부정 등을 직접 지시했거나 관여했다며 총학생회와 교수들이 반발, 총장퇴진과 교육인적자원부 실사 등을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경기대 총학생회와 교수 등에 따르면 손 총장은 지난 93년 재단 이사장에서 경기대 총장으로 취임한 뒤 자신의 장인 C모씨를 재단 이사장으로 앉혀 족벌화하고 형사처벌 등 각종 비리와 부정으로 물의를 빚은 교수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등 파행적인 인사행정을 이끌어 왔다.
이와 함께 손 총장은 교육부 고위층을 교수로 임용하거나 교수 공채에 부정을 저지르는 등 독선과 전횡을 일삼아 왔다는 것이다.
손 총장의 최측근으로 BK21을 주도해온 것으로 알려진 전 기획처장 Y모교수. 지난해 1월말께 K대 L모 교수를 안양 Y주점으로 불러 경기도의회 문화여성위원장인 Y모의원을 소개한 뒤 박사학위를 주라고 강요했다가 L교수가 거절하자 Y의원 등이 폭력을 행사하는 등 말썽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경기대 내부에서는 손 총장의 핵심으로 승승장구했다.
전 교무처장을 지낸 M모 교수는 지난 92년 2월 D호텔 사장인 S모씨로부터 1억2000만원을 받고 답안지를 빼돌린 뒤 S씨 딸에게 D호텔에서 답안을 작성케 해 부정입학시켰다가 지난 94년 11월 검찰에 적발돼 구속됐다.
경기대는 그러나 대학 이미지를 실추시킨 N교수에 대해 보직해임만 했다가 지난 97년 외국으로 내보낸 뒤 98년 돌아오자 강의를 맡겼고 올 초에는 전체 대학원장으로 보직임용하기도 했다.
전 교육부 고등교육국장을 지낸 K씨도 지난 99월 8월2일 재직 당시 K대 법인이 정부 예산을 지원해달라는 청탁과 함게 건넨 1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교육단체들로 비난을 받다가 옷을 벗었다.
손 총장은 그러나 99년 9월1일 교수 신규 채용기준에 근거하지 않고 경기대 교수로 채용, 교육부와 유착관계 의혹을 가중시켰다. K씨는 현재 기소중지 상태로 외국에서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상태다.
손 총장은 전임교수 채용과정에서도 부당한 결정을 내려 교수를 뽑는 등 파행적인 행정을 이끌어 왔다. 총장 단독으로 치러진 면접 평가를 통해 1순위로 추천된 후보를 탈락시키고 4~5순위자가 최종 교수로 임용했다.
지난 98년 미술평론 분야의 교수를 뽑으면서 1차 서류평가, 2차 연구실적평가에서 L모씨 등 4명이 추천됐으나 손 총장은 4순위인 S씨에게 면접에서 만점을 줘 교수로 뽑았다.
손 총장은 또 지난 99년 보건학분야 교수를 뽑으면서 J씨 등 1,2순위를 제쳐두고 5순위인 C씨에게 면접에서 만점을 줘 교수로 뽑았다.
경기대 총학생회는 이같은 손 총장의 전횡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 4일 오후 2시30분께 총장실을 점거해 교육부 항의서한을 채택하고 총장 퇴진운동을 벌여 학내가 술렁거리고 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손 총장의 파행적인 경기대 운영은 족벌왕국의 전형"이라며 "교육부는 이같은 사실이 빚어지고 있는데도 지난 99년 이후 감사를 단 한차례도 벌이지 않고 있다"면서 "감사를 통해 비리와 부정을 척결하고 관선이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