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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유명가수가 대통령이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 물음에 대하여 영화 '긴급조치 19호'(감독 김태규)가 답할 것이라며, 19일 개봉을 앞두고 제작자인 서세원프로덕션에선 연일 '대박을 터뜨리기 위한' 영화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극 '코메디 죽이기'(원작 김은태)를 패러디하여 만든 이 영화는 그러나 곳곳에 무지와 황당함이 똬리를 틀고 도사리고 있으며 상업성에 물든 역겨움과 속임수가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팝가수 마이클 잭슨이 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일본에서 엔카 가수가 총리에 선출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정권 유지에 위기를 느낀 한국정부에서는 '긴급조치 19호'를 발동하여 가수들을 사회의 적으로 규정하여 마구 잡아들인다는 내용이 영화 줄거리다.

 

영화 '긴급조치 19호' 시위 장면 민주화 운동을 가벼운 개그로 희화화하고 있다
영화 '긴급조치 19호' 시위 장면민주화 운동을 가벼운 개그로 희화화하고 있다 ⓒ 석희열


 

암울했던 시대, 민주화 과정에서의 항쟁 자료화면을 영화 도입부에 무절제하게 삽입하여 마치 7, 80년대의 저항문화와 민주화운동을 우스꽝스런 개그와 뒤범벅이 된 욕설로 해부하려는 제작자의 당돌함과 천박함은 실망감을 넘어 절망감을 느끼게 한다.

 

 긴급조치 19호가 발동되자 영화속 주인공인 홍경민과 김장훈이 전국의 가수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 정부를 상대로 반격을 준비하며 거리시위를 벌인다. 하지만 물대포를 쏘며 80년대의 대학 시위문화를 연상시키는 이 대목에서 영화속 가수들의 반정부 행동을 치열했던 민주 항쟁과 동일선상에 놓으며 민주화 운동의 성과를 모독한다.

 

방송에서 MC를 겸하고 있는 서세원씨(서세원프로덕션 대표)는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하여 자신의 영화에 현존 인기가수들을 푼돈으로 대거 출연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영화는 연기력이 검증 안된 가수들을 떼거지로 출연시켜 모처럼 전성기를 맞고 있는 한국 영화의 수준을 질 낮은 말장난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실제로 서세원프로덕션 게시판에는 "영화를 가벼운 말장난이나 하는 개그로 착각하지 마라"는 네티즌들의 글이 수없이 쏟아지고 있다. 서세원씨의 영화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은 "작품성같은 건 애시당초 기대도 안했다. 하지만 유명 가수들을 떼로 출연시켜 너무 돈벌이에만 연연하는거 같아 구역질이 난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편 이 영화는 일본 영화 '베틀로얄'을 표절했다는 의혹도 강하게 일고 있다. 시사회에 다녀왔다는 한 여성은 "그 대작의 기발한 발상을 이런 졸작에 이용한다고 생각하니 참 어이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씨의 영화 '긴급조치 19호'가 개봉도 하기 전에 일본 영화 베끼기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은 "서세원씨와 '긴급조치 19호'부터 먼저 긴급 체포하자"며 흥분하고 있다.

 

"이 영화의 생명은 현실감이다. 본 영화가 의도했던 참신한 웃음이 19일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라는 제작진의 바램대로 참신한 아이디어의 코메디 영화라는 평가가 나올지는 19일 개봉과 함께 관객들의 입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긴급조치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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