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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im과의 공동작품의 특징은 항상 표졍이 밝다는 것이다. 이 역시 참 좋은 표정이 담겨있는 쟈켓이다.
Jobim과의 공동작품의 특징은 항상 표졍이 밝다는 것이다. 이 역시 참 좋은 표정이 담겨있는 쟈켓이다. ⓒ 박주혁
브라질에서 태어난 아티스트 가운데에 가장 스모키한 목소리를 소유한 사람을 꼽으라면 일초의 주저함없이 에듀 로보를 꼽는다. 그는 1960년대 후반에 세르지오 멘데스의 초청을 받아 조빙보다 약간 늦은 시기에 국제적인 활동을 했으며 특유의 어딘지 모르게 허무한 듯한 지적인 목소리와 환상적인 기타연주로 이름이 높은 아티스트이다.

여하간에 1974년 브라질에 귀국하여 만들어 냈던 'Elis & Tom'이후 시작된 'Return To Brazil'성향의 음악들은 한시적인 국제적 활동인 'Urubu'에서 그의 국제적인 성향과 RTB(이하 Return to Brazil)적인 성향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냈고 이후 브라질에서 발매했던 미우샤와의 2장의 듀엣앨범 그리고 지금 내가 태어난 해인 1981년에는 에듀 로보와의 공작인 'Edu e Tom'을 발매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MPB와 보사노바의 대부분의 명작들은 1960년 중반에서 1970년 후반까지 대부분 발표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80년대 들어서 Tropicalismo Movement의 주역들이 일제히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씬의 성향이 정제보다는 자연의 소리로 지니고 있는 '音'의 의미에 주목하게 된다. 아마도 이는 70년대 중반 귀국한 조빙의 영향이 지대했다고 다소 추축을 해보는 바이다.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감미로운 원초성이 담겨 있는 소박함을 주장하는 Ai Quem me dera, 에듀 로보의 끈끈한 템포의 기타 연주에 실려나오는 다소 연기같은 질감의 둘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Pra Dizer Adeus, 'Elis & Tom'앨범의 초대형 히트 곡인 Chovendo na Roseira는 이 앨범에서 또 한 번 지극히 매력적인 형태로 재해석되고 있다.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소폭의 울림을 지닌 악기들이 이루는 소편성의 악단이 연주하는 브라질이라는 국가에서만 가능한 풍부한 서정성, 중간에 감미롭게 연주되는 플루겔 혼연주 역시 지극히 매력적이다. 조빙의 편곡자적인 면모가 극히 표현된 명연이다. 가볍게 흔들리는 유려한 리듬파트의 미묘한 공명이 이끌어내는 둘의 목소리를 대기처럼 감싸오는 Moto Continuo, 역시 조빙이 만든 곡 중에서 인기곡이자 유명곡인 Angela역시 초기에 해석처럼 풍부함을 덜어낸 소박한 피아노 트리오형식으로 연주된다.

빠울로 조빙<1>이 기타 연주해주는 Luiza역시 조빙의 초기 곡이며 이 음반에 수록된 심플한 편성의 연주가 훨씬 매력적으로 들리는 것은 비단 나 뿐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본다. 귀에 덜 붙는 멜로디가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그래서 그 유려하고도 미묘한 흐름을 느끼려 기분좋게 감상을 강요받는 읊조리는 듯한 곡 Cancao do Amanhecer, 에듀 로보의 원곡으로 긴장감으로 가득한 고풍스러운 피아노연주와 둘의 대화하는 듯한 Call & Response, 그리고 이 앨범에서 기타와 피아노, 베이스, 소형의 타악기 이외에 연주되는 유일한 악기인 플루겔혼의 연주가 이색적인 명곡Vento Bravo, 이 앨범이 발매되기 몇 해 전에 미우샤가 해석했던 버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진하게 다가오는 명연 E Preciso Dizer Adues, 마지막을 장식하는 영롱한 기타연주와 에듀 로보의 사우다지로 가득한 스모키한 목소리로만 이루어진 매력적인 지극히 소편성의 Canto Triste.

여하간에 국제적인 모습을 띄던 버브를 중심으로 한 국제적 발매작에서의 풍부한 편곡, 극적인 전개, 귀에 자연스럽게 달라붙는 멜로디에 비해서 신선도가 오히려 덜 한 듯한 멜로디, 최소한으로 제한된 편곡, 그리고 전개의 흐르는 듯한 구조가 브라질이외의 곳의 청자들에게 썩 인기를 끌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오히려 피아노를 주축으로 보컬, 음폭이 작고 울림이 거의 없는 소형 타악기들을 주축으로하는 최소 편성의 깔끔한 마치 조앙 질베르또의 초기 작품을 연상케하는 기본 악기 편성, 연주가 본작의 최대의 매력인 것이다.

소편성의 매력을 유감없이 전달한 보사노바의 어쩌면 가장 지극한 의미를 담은 음반이 아닐까싶다. 진정 훌륭한 음반 중 하나이다.

수록곡

1. Ai Quem Me Dera
2. Pra Dizer Adeus
3. Chovendo Na Roseira
4. Moto-continuo
5. Angela
6. Luiza
7. Cancao do Amanhecer
8. Vento bravo
9. E Preciso Dizer Adeus
10. Canto triste

덧붙이는 글 | <1>빠울로 조빙(Paulo Jobim):Antonio Carlos Jobim의 아들이다. 브라질내에서는 유명한 보컬리스트이자 기타연주자로 활동하며 최근에는 자신의 아들인 다니엘 조빙과 모렐렌바움부부와 함께 Quarteto Jobim-Morelenbaum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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