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 폐쇄에 찬성하거나 가수들에 대해 동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수도 적지 않은데 네티즌 전체가 소리바다의 폐쇄에 반대하고 있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보도되어 서운하다"는 것이 신해철이 공식입장을 표명하게된 동기였다.
신해철은 특유의 언변과 논리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자신이 15년간 22장의 앨범을 낸 가수인 동시에 각 나라의 레코드 시장이 인터넷 인프라에 대비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완전히 틀린 말을 하는 사람’은 아무(소리바다 운영자, 소리바다 이용자, 뮤지션들ㆍ저작권자)도 없다는 말을 전제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갔다.
소리바다 하나로 인해 음반시장이 망했다?
신해철은 현재 음반시장의 위기는 메이저 제작사들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며 대중음악 시장 전체의 위기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하자면 방송, 음반, 클럽, 콘서트 등 제대로 돌아가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 총체적인 위기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기상황이 소리바다 하나로 인해 야기되었는가? 신해철의 대답은 NO다. 다음은 그가 들려준 이야기이다.
립싱크의 천재들이 붕어처럼 입모양만 맞추고 싱어가 아닌 댄서들이 기계체조를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방송과 기획사의 책임도 있다. 게다가 언제부터인가 비디오가 오디오를 앞지르는 게 아니라 비디오만이 전부인 듯한 느낌마저 줄 정도가 되었다. 시청률지상주의는 결국 10대들 위주의 음악만이 기형적으로 생산되는 결과를 빚었다. 20대를 벗어난 대중들은 들을 음악이 부족하게 되었다.
하지만 신해철은 이들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작된 인기차트 프로그램이 방송될 때, 인디음반을 사주고 다리품을 팔아 공연장을 찾아준 것 아닌… 그저 비판만 하는 대중들에게도 잘못은 있다는 것이다.
신해철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봐도 음반시장이 망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소리바다라고 주장했다.
‘냅스터’와 ‘소리바다’를 비교하지 마라
신해철은 미국의 ‘냅스터’와 ‘소리바다’의 단순비교는 비전문가의 관점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의 인터넷 인프라는 아주 미미한 정도에 불과하며 우리나라와 비교해볼 때 100:1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더구나 미국의 음반시장은 콘서트라는 든든한 공연문화가 있기 때문에 더욱 굳건하다고 지적했다. 음반시장과 공연시장이 서로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고 공존하는 시스템이 확실히 구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인프라가 세계으뜸 수준인 대한민국 국민들이 콘서트도 보러 오지 않고, 음반도 사지 않고 소리바다에서 음악을 다운받는 것은 미국의 그것과는 다른 문제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대중가수 전체를 ‘표절가수’ 취급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화가 나면서도 깊이 반성하고 있음도 아울러 전했다.
소리바다 폐지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
신해철은 단도직입적으로 ‘소리바다’가 음악을 널리 알리고 음반구입에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는 의견에 반대했다. 그는 인디가수들의 경우 그런 도움을 ‘개딱지’만하게 주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 ‘소리바다’ 이용자들은 널리 알려진 유명한 곡을 다운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의견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소리바다의 폐지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신해철은 그 이유가 바로 ‘공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신해철은 소리바다에 대한 다양한 토론이 전개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울러 어떠한 반론도 들을 준비가 되어있음을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7월 17일에 방송된 고스트스테이션에서 신해철이 펼친 주장을 재구성한 것입니다.